미스터리한 디자이너 마르지엘라
미스터리한 천재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이야기가 공개됩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20세기 패션계의 앤디 워홀’ 마르지엘라. 그의 이야기를 함께 만날 기회가 왔습니다.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는 20세기 패션계를 주도했습니다. 그는 해체주의 디자인에 영감을 부여하며 패션계를 이끌었습니다. 파격적이고 센세이셔널했죠. 패션이 화려함의 절정을 찍을 무렵인 1980년대, 그는 옷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대신 새로운 패션을 창조해냈습니다. 그의 움직임은 훗날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마르지엘라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30여 년 동안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으면서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으려 했죠. 다만 그는 은둔의 천재 디자이너로 불리며 신념을 패션에 투영하는 것으로 자신을 나타냈습니다. 기존 옷의 형태나 개념을 파괴하고 솔기를 노출하거나, 단 처리를 마무리하지 않고 드러냈죠. 옷을 뒤집고 분해하고 다른 형태로 합쳤습니다. 구조의 해체와 재조합을 통한 새로운 스타일의 발명, 그게 바로 마르지엘라의 발자국입니다.
이번에 개봉할 다큐 영화 <마르지엘라>는 지난 2019년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후 세계적으로 패션, 문화, 예술계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죠. 미스터리한 천재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마르지엘라의 목소리로 펼쳐집니다.
20년 동안 41번의 혁신적인 컬렉션을 선보인 마르지엘라. 그는 텅 빈 화이트에 0부터 23까지 숫자를 배열해 암호 같은 라벨을 만들었습니다. 이 라벨은 이제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가 되었죠. 또 디자이너의 이름을 보여주기보다는 브랜드를 먼저 보여주고자 했던 그는 사면 스티치로 라벨을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마르지엘라 팬들 사이에서는 ‘밥풀’로 불리기도 하는 이 사면 스티치는 결국 수수께끼 같은 마르지엘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내죠.
이번에 공개된 마르지엘라 티저 포스터 역시 화이트를 시그니처로 삼았던 마르지엘라의 무드와 통합니다. “화이트는 자아를 투영하는 색”이라며 화이트 패브릭을 사랑했던 그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승승장구하던 메종 마르지엘라의 절정의 순간, 마르탱 마르지엘라는 2009년 돌연 모두에게서 사라졌습니다. 이후 컬렉션은 메종 마르지엘라 디자인팀에서 진행했으며 2014년 존 갈리아노가 디렉터로 오면서 현재까지 꽤 성공적으로 컬렉션을 이끌고 있죠.
지금도 전 세계 디자이너와 패션 피플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마르지엘라의 목소리, 오는 9월 다큐 영화 <마르지엘라>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
- Courtesy of Condé Nast Archive, Maison Margi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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