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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있는 여자들

2020.11.03

근육 있는 여자들

불끈! 억지로가 아니다. 자신의 목표에 매진했기에 자연스럽게 근육을 갖게 된 여성들. 그들처럼 몸도 인생도 근육이 필요하다.

JUNG YOU IN

수영 선수 정유인이 입은 레이스 브라 톱은 4 몽클레르 시몬 로샤(4 Moncler Simone Rocha), 플라워 패턴 레깅스는 8 몽클레르 리차드 퀸(8 Moncler Richard Quinn).

수영 선수 정유인이 사랑하는 근육

광배근. 이 근육은 수영할 때 지느러미처럼 중요한 부위다. 나의 광배근도 수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발달했기에, 볼 때마다 나의 노력이 느껴진다. 다른 수영 선수에 비해서도 광배근과 어깨가 유난히 큰 편이라 ‘여자 마동석’이란 별명도 얻었다. 어릴 적에도 맞는 교복이 없었다. 흔히 얘기하는 암홀 사이즈가 작아서 남자 옷을 찾기도 했다. 이제는 광배근이 두각을 드러내는 민소매의 타이트한 상의를 즐긴다. 앞으로 다양한 몸을 고려한 다채로운 디자인이 나오길 소망한다.

아름다운 몸이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자신이 만족한다면 아름답다. 요즘 내게 몸에 관해 고민 상담하는 분이 많다. 너무 말라서 언니처럼 근육을 갖고 싶다, 살집이 있는데 다 빼고 싶다 등 다양하다. 하지만 몸과 정신이 건강하다면 겉모습은 상관없다. 모두 나름의 매력을 인정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도 그러지 못했다. 이전에는 사진을 찍으면 포토샵으로 팔과 허벅지 사이즈를 줄였다. 그게 예쁜 줄 알았다. 근육이 크다는 이유로 약물을 한다, 보충제를 먹으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다는 오해도 받았다. 이제는 내 몸의 정직함을 알기에 그런 루머에 신경 쓰지 않는다. <노는 언니>에 출연하면서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 다행히 내 몸을 멋지다고 해주신다. 내가 열심히 살아온 증거임을 아시기 때문일 거다.

만들고 싶은 근육

고등학교 때 체지방이 살짝 늘면서 오히려 수영할 때 부력이 향상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점차 성적도 좋아졌다. 그래서 현재는 체지방을 줄일 생각은 없으나, 언젠가 한 번쯤 탄탄한 복근을 만들어보고 싶다.

수영 선수, 보디빌더, 서퍼

2014년 아시안게임 국가 대표,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국가 대표로 활동했다. 언젠가 수영 선수 생활을 마치면, 보디빌딩을 할 생각이다. 사람들이 내가 그 분야에서도 자리매김할 거라고 지지해준다. 서핑 국가 대표에도 도전하고 싶다. 원래 물에서 하는 모든 운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2016년에 서핑을 시작하고 완전 빠져버렸다. 하지만 부상 위험이 있기에 현역 선수인 지금으로선 자중하고 있다. 지금은 수영 국가 대표로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꿈을 꾸는 이유

수영을 사랑하고 이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 하지만 현역 선수라고 그 종목에만 매몰되고 싶지 않다. 선수 활동에만 매진하다 크게 다치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쳤을 때 ‘인생을 즐기자’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행복해야 본업에도 더 집중할 수 있기에 여러 꿈을 꾼다.

수영 선수 정유인이 입은 비대칭 퍼프소매 점프수트는 모스키노(Moschino).

검은색 수영복은 오프화이트(Off-White), 체인 목걸이는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SON YOUNG HEE

역도 선수 손영희에게 아름다운 몸은 “내가 만족하는 몸”이다. 선수복과 양말은 스파이더(Spyder).

역도 선수 손영희가 사랑하는 근육 허벅지 뒷근육. 뒷모습을 볼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내가 몸을 숙일 때 허벅지 뒷근육이 굉장하다고 동료들이 얘기해줬다. 최중량급 선수에게는 더욱 나오기 힘든 근육이다.

역도의 시작 초등학교 때 또래보다 덩치가 컸지만 항상 달리기에서 1등을 했다. 육상부에서 스카우트할 정도였다. 다른 운동신경도 좋아서 부모님께서 운동선수로 키우기로 결심하셨다. 마침 아버지 후배 중에 역도 코치가 계셔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언니들의 산악 훈련을 따라다녔다.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했는데, 당시에 초등부가 없어서 중학교, 고등학교 언니들과 함께 훈련을 받았다. 매일 4교시를 마치면 언니들이랑 자매처럼 즐겁게 운동했다.

1kg의 무게 역도에서 1kg의 의미는 다르다. 현재 용상 166kg인데 167kg으로 늘리는 것 자체가 굉장한 도전이다. 이것이 역도의 매력 같다. 기록 1kg을 단계별로 하나하나씩 깰 때 성취감이 크다.

매일 하는 운동 역도는 전신 운동이라서 뭐 하나 뺄 운동이 없다. 오전에는 역도를 위한 보조 훈련인 스쿼트, 프레스 등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2시간 한다. 오후에는 역도 인상과 용상, 데드리프트를 2~3시간 한다. 흔히 역도 훈련이 지루할 거라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하나씩 무게를 더해가는 과정에 완전히 집중하기에 시간이 어찌 흐르는지 모를 정도다. 러닝과 밸런스 운동도 따로 한다. 역도는 몸의 한 부위라도 빠지면 다치기 쉽기 때문에 운동을 고루 해야 한다.

더 단련하고 싶은 부위 몸을 고루 발전시키고 싶지만 특히 어깨와 팔이 다리에 비해 작기 때문에 상체 근육을 키워야 한다.

역도를 둘러싼 오해 역도 하면 키가 덜 큰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역도 하고 오히려 키가 많이 컸다.

아름다운 몸이란 내가 만족하면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코치님이 무제한급으로 올리자고 권유하셨다. 그때는 왠지 싫었지만, ‘신의 한 수’였다. 무제한급으로 출전해 2015년 전국체전 금메달 3관왕(인상, 용상, 합계)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5kg 이상급 은메달을 땄다. 지금은 내 몸이 만족스럽고, 그렇기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 생활에 힘과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선수 생활이 끝나도 역도성 운동은 꾸준히 가져갈 것이다. 평생 건강하게 살고 싶으니까.

재활 후 목표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을 마치고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다가 팔꿈치를 다쳤다. 역도 생활이 끝나는 줄 알고 두려웠다. 재활하고 지난해 6월부터 다시 경기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내가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얼마나 역도를 사랑하는지 알았다. 이제 목표는 하나, 도쿄 올림픽에 국가 대표로 선발돼 인상 130kg, 용상 170kg을 들고 싶다.

역도 선수 손영희의 허벅지 뒷근육.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인상 122kg, 용상 160kg, 합계 282kg을 들어 올려 은메달을 따게 한 힘이다.

도쿄 올림픽 메달을 꿈꾸는 역도 선수 손영희의 하체. 양말은 스파이더(Spyder).

SUNG KI RA

주짓수 선수 성기라는 스포츠 브라로 가리고 싶지 않을 만큼 등 근육에 자신 있다. 손가락 관절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클 만큼 악력 또한 대단하다. 브라 톱은 스파이더(Spyder).

주짓수 선수 성기라가 사랑하는 근육 주짓수는 당기는 힘이 필요한 운동이기에 등이 발달한다. 스포츠 브라로 등을 가리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근육 라인이 자신 있다. 등 근육을 만들려고 운동한 것이 아니고, 내가 열심히 훈련한 결과이기에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

만들고 싶은 근육 학창 시절엔 두꺼운 허벅지가 콤플렉스였다. 하지만 해외에 경기를 하러 다니면서 굵은 허벅지를 훈장처럼 여기는 선수들을 만났다. 허벅지 근육은 주짓수의 중심이니까. 나의 건강한 허벅지가 자랑스럽고 더 키워나가고 싶다.

주짓수를 하는 이유 취미로 수영, 복싱 등 여러 운동을 했지만 도복을 입는 운동에 매료되었다. 특히 주짓수는 도복 스타일과 색이 다양하다.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열일곱 살에 진로로 선택했다.

매일 하는 운동 주짓수 훈련 외에도 런지, 스쿼트, 케틀 벨 스윙 등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운동은 짧고 굵게 한다. 예를 들어 5분 내에 24kg 케틀 벨 스윙 100번, 10분 내에 터키시 겟업을 천천히 10번 한다. 허리 디스크에도 좋다.

몸에 대한 편견 매스미디어에 근육 있는 여성이 자주 등장하지 않으니 대중이 그 아름다움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선수촌에서 그랬듯, 대중도 근육 있고 건강한 여성을 자꾸 보면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근육이 필요한 이유 혼자 자주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에게 필수다. 하다못해 배달한 생수를 옮기는 일 하나에도 근육이 필요하다.

근육을 키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조언 특정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초기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즐거움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사 먹듯이, 초보일수록 좋은 트레이너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운동을 배워야 한다.

선망하는 여성 호주의 체조 선수 모건 로즈(Morgan Rose)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다. 항상 운동을 생활화하고, 몸의 근육을 드러내는 패션을 즐긴다.

평생 계획 주짓수가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주짓수 여자 62kg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금은 코로나19로 해외 훈련을 포기한 상태다. 국내 훈련에 충실해 검은 띠를 달고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다

주짓수 선수 성기라가 입은 랩 드레스는 코스(Cos).

주짓수 선수 성기라는 “근육은 우리가 자주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수”라고 말한다. 브라 톱은 스파이더(Spyder).

OH YEON JI

복싱 선수 오연지가 입은 패딩 점프수트는 2 몽클레르 1952(2 Moncler 1952), 부츠는 레이첼 콕스(Rachel Cox).

복싱 선수 오연지가 사랑하는 근육 주변에서 팔과 등 근육이 멋지다고 말해준다. 복싱을 잘하려면 등 근육이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 아무래도 팔을 뻗는 동작이 많다 보니 상체 앞부분이 발달하기에, 등 근육을 키워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턱걸이를 비롯한 등 발달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현역 선수이기에 특정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로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매일 하는 운동 매일 4~5시간씩 운동한다. 아침에는 심폐 기능 강화를 위해 가볍게 4km를 뛴다. 400m 운동장 한 바퀴를 40초대로 10번씩 도는 방식이다. 오후에는 복싱 실전 연습을 한다. 특히 코어 운동을 빼놓지 않는다. 이후에는 나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연습한다. 복싱 기술을 연마할 수도 있지만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을 꼭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플랭크는 1분 30초씩 여러 세트 반복한다.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출전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해 11월에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 여자 복싱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선수촌 입소가 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운동 중이다. 스스로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복싱의 시작 중학교 때 복싱 선수 출신이던 외삼촌의 체육관으로 운동하러 다니면서 서서히 그 매력에 빠졌다.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정직함을 믿고 해나가고 있다.

근육이 필요한 이유 근육은 몸과 인생에 탄력을 준다. 또한 자신감이 커지면서 보는 이에게 그 에너지를 전달한다.

복싱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복싱은 근력도 근력이지만 심폐 기능이 좋아진다. 상대와 거리를 맞추기 위해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하고, 허리와 다리 근육으로 몸을 비틀고 팔을 뻗길 반복한다. 복싱을 처음 시작하면 달리기보다 숨이 찬 이유다. 흔히 ‘피 맛’이 난다고 할 만큼 고강도 운동이다. 요즘엔 호신술로 배우는 이들도 늘었지만, 이런 복싱의 매력을 알고 시작한다면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여자 복싱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오연지는 “복싱을 하면 근력도 근력이지만 심폐 기능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검정 브라 톱은 나이키(Nike), 니트 팬츠는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이어폰에서 영감을 받은 오른쪽 귀의 이어커프는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역도 선수 손영희의 다리. 그는 은퇴 후에도 역도성 운동을 평생 할 생각이다.

포토그래퍼
윤송이
피처 에디터
김나랑
패션 에디터
남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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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문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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