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영감을 찾고 있다면, 지금 반드시 팔로우해야 할 크리에이터 #2
‘크리에이터’의 일이란 그저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예민한 감각과 개성으로 우리의 직관을 일깨우는 것이다. 타인의 관심을 갈구하는 대신, 그저 자신을 바라봐주는 결이 맞는 친구들과 호젓하게 내일을 만들어나가는 이 시대의 크리에이터를 소개한다.
제니 킴
“보드를 타고 찾아온 어린 친구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스타일리스트, 모델 등이 플라이어를 보고 직업에 대해 문의하며 찾아오기도 했죠. 참으로 감사하고 신기한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제니 킴의 답변에서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결정 뒤에 따르는 성공적인 결과의 바탕은 바로 그녀의 열정과 겸손함이라는 것을. 올해로 브랜드 10주년을 맞아 뉴욕에서 NFT 플랫폼 ‘메타간지(MetaGanji)’와 협업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듀얼 리얼 쇼를 선보인 제니 킴은 셀렉트 숍 ‘드레스엑스(DressX)’, ‘디지털 패션 위크 뉴욕(Digital Fashion Week New York)’ 등 현지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의 지원과 관심 속에서 뉴욕 패션 위크를 마무리했다.
그녀의 커리어는 매 순간 변화를 고민하며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원래 가구 회사 MD였던 그는 어느 날 본인만의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퇴사를 결심, 2013년에 ‘키미제이(Kimmy.J)’를 론칭했다. 그 후 2015년 서울 패션 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에 선정되어 패션 디자이너로 정식 데뷔했다. 제니 킴은 주어진 현실에 절대 만족하지 않았다. 줄곧 브랜드를 운영하며 유연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콘텐츠의 필요성을 느꼈고, 2019년 하반기부터 콘텐츠 프로덕션 ‘이보(EVAW)’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밴드 설(SURL)과 오오오(O.O.O), 안무가 미나명(Mina Myoung), 리비얼아이즈(Revealeyes)와의 질풍가도 컬렉션과 젠지(Zhenzi), 트웬티 에잇(Twenty Eight)까지, 다양한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 굿즈와 컬렉션을 제작하며 키미제이를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어나간다.
빈칸
다양한 전시와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빈칸(Bincan)’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술 시장에서 독특한 큐레이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합정과 을지로, 압구정에서 다양한 창작 전시와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300여 명과 ‘글’을 주제로 문래동에서 전시를 진행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최근에는 ‘개러지 세일, 파티(Garage Sale, Party)’를 컨셉으로 신진 작가 150여 명이 참여한 ‘2022 빈칸 아트 페스티벌’을 기획해 400여 점에 이르는 출품작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빈칸은 모든 인간을 창작자로 바라본다. 그래서 매번 쉴 틈 없이 선보이는 프로젝트에는 프로덕션에 관한 노련함과 참여 작가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녹아 있다. 창작에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이색적인 프로젝트로 앞으로 어떤 교감을 이끌어낼지 기대되는 빈칸. 대한민국 미술계에 진짜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조본봄
소셜 미디어의 하이프(Hype)만이 패션의 전부가 되어버린 세태에서 우직하게 섬세한 꾸뛰르를 고집하는 조본봄 디자이너. 어떠한 평면, 입체 패턴으로도 구현할 수 없는 생경한 아름다움을 지닌 그의 플리츠 디자인은 와이/프로젝트(Y/Project)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과 스타일을 고민한 끝에 터득한 정체성이다. 하이엔드 유니섹스 브랜드 ‘본봄(Bonbo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는 2021년 여름 컬렉션부터 지금껏 여덟 번의 컬렉션을 선보였고, 아홉 번째 시즌인 2023년 여름 컬렉션을 준비 중이다. 걸 그룹 블랙핑크와 협업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에스파, 엔믹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최정상 K-팝 아이돌의 러브콜을 받을 만큼 가장 트렌디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첫 시즌 컬렉션부터 분더샵에 입점한 후 카파(Kappa)와의 협업, 파리 패션 위크 트라노이 쇼 진출, 최근에는 서울 패션 위크 오프닝 쇼에 데뷔하는 등, 브랜드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되었음에도 세계적인 성장을 염두에 둔 거침없는 행보가 인상적이다. 또한 매 시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세일즈를 이뤄낸다는 사실은 그가 상업성과 창의성을 이상적으로 절충하는 능력까지 갖췄음을 증명한다. “글렌 마르탱이 와이/프로젝트와 디젤을 병행하듯이, 죽어가는 브랜드를 살릴 수장으로 발탁되는 상상을 하곤 해요.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저의 브랜드, 본봄만이 가질 수 있는 시그니처와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꿈은 결코 막연하지 않다. 지금도 어디선가 치열하게 고민을 거듭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그의 용기가 끝내 꽃을 피우는 날에는 아무래도 이를 전할 새로운 언어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최신기사
- 프리랜스 에디터
- 김태엽
추천기사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