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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떠난다

2023.02.09

by 오기쁨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떠난다

    기발하고 풍부한 아이디어로 구찌의 한 시대를 새롭게 정의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공식적으로 구찌에 이별을 고했습니다.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은 24일 공식 성명을 통해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사임할 것이며 곧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습니다. 

    Photo by Jamie Hawkesworth

    2002년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구찌에 합류한 미켈레는 2015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됐습니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미켈레는 대담하고 강렬한 비전을 통해 당대 패션의 흐름을 바꿔놓았습니다.

    미켈레는 전임자가 떠난 후 단 5일 만에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실키한 보우 블라우스, 화려한 퍼가 달린 로퍼, 특별한 패턴의 수트 등을 내놓은 그를 통해 구찌는 감성적이고 유니크하게 탈바꿈했습니다. 그가 데뷔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이 세 배로 증가하면서 성공을 거뒀죠. 구찌를 톰 포드 시대 이후 모두가 주목하는 브랜드로 만든 미켈레.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20년간 몸담은 구찌와 결별하게 됐습니다. 

    케어링 그룹 회장 겸 CEO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열정, 상상력, 독창성이 구찌를 이 자리에 앉혔다. 구찌와 알레산드로가 수년간 함께 걸어온 길은 패션 하우스의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순간으로 남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미켈레는 구찌 전 직원에게 감사를 전하며 “우리가 가진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갈 때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칠 줄 모르고 모든 사랑과 창조적인 열정을 바친 회사에서 20년간 이어진 특별한 여정이 오늘로 끝난다. 오랫동안 구찌는 나의 집, 입양 가족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내가 이룩한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과 함께 나는 원하고, 꿈꾸고, 사랑했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그들에게 전하고픈 간절한 바람이 있다. 삶을 살 가치가 있게 만드는 미묘한 무형의 물질인 꿈을 계속 키워나가길 바란다. 당신의 가치에 충실하면서 시적이고 포괄적인 이미지로 계속 영양분을 공급받기를 바란다. 자유의 바람에 이끌려 항상 열정에 따라 살기를 바란다.”

    미켈레의 다음 시대를 열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구찌 디자인 팀은 후임자가 발표될 때까지 컬렉션 작업을 계속합니다. 구찌 하우스에 새바람을 불어올 인물은 누가 될지, 자유로운 미켈레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요.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서)
    포토
    Jamie Hawkesworth,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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