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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들

2023.12.25

by 황혜원

  • Radhika Seth

크리스마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들

Landmark Media / Alamy Stock Photo

화면 속 반항적인 아이들이 문을 쾅 닫으며 짜증을 내고, 피곤에 지친 부모에게 값비싼 선물을 요구하는 계절이 올해도 돌아왔다. 크리스마스를 카운트다운 하며,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영화에 나오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꼽아보았다. 가장 짜증이 덜 나는 아이부터 분노를 일으키는 아이 순이다.

9. <로맨틱 홀리데이>의 소피 & 올리비아

미피 잉글필드와 엠마 프리처드가 연기한 주드 로의 말괄량이 딸들은 낸시 마이어스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문제의 단초를 제공한다. 주드 로는 두 딸과의 통화를 하룻밤 상대였던 아만다(카메론 디아즈)에게 들키는데 아만다는 두 딸을 라이벌 여성이라고 오해한다. 마침내 아만다가 두 딸을 만났을 때 이들은 충분히 귀엽지만, 핫초코에 누가 더 많은 마시멜로를 넣었는지로 다투고, 아빠에게 ‘미스터 냅킨 헤드(Mr Napkin Head)’를 흉내 내게 하고, 아만다의 우유 콧수염을 놀리고, 스틸레토를 신고 텐트 안으로 기어 들어가게 하는 등 심한 장난을 친다. 언제나 첫 만남은 꽤 까다롭다.

8. <유브 갓 메일>의 애나벨 & 매트

조 폭스(톰 행크스)가 열한 살 고모 애나벨(할리 허시)과 네 살 이복동생 매트(제프리 스카페로타)를 데리고 박람회에 가는 모습은 물론 사랑스럽다. 하지만 둘이 뮤지컬 <애니(Annie)>의 주제곡 ‘투모로우(Tomorrow)’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설프게 부르는 모습, 끊임없이 ‘폭스’의 이름을 외치는 습관 때문에 익명의 펜팔 친구이자 사업 경쟁자 캐슬린(멕 라이언)에게 조의 정체가 드러날 뻔한 사건으로 점수를 잃었다.

7. <멋진 인생>의 주주

이해한다. 꽃에 물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주주(캐롤린 그라임스)가 코트 입기를 거부하고, 아빠 조지 베일리(제임스 스튜어트)에게 그 꽃이 아파 시들어가니 고쳐달라고 고집 피우는 장면은 크리스마스 대표작 <멋진 인생>에서 모두가 사랑하는 우리 주인공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만다. 나중엔 조지도 답답한 나머지 그의 아내 메리(도나 리드)에게 많은 부모들이 했을 법한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이렇게 많은 아이를 낳았나?”

6. <나 홀로 집에>의 케빈

영화 <나 홀로 집에>의 아이들은 모두 짜증 나는 캐릭터들이다. 리니(안젤라 고덜스)는 까칠하고, 제프(마이클 C. 마로나)는 투덜이고, 버즈(데빈 라트레이)는 잔인하고, 풀러(키에란 컬킨)는 답 없는 오줌싸개다. 그중에서도 케빈 맥콜리스터(맥컬리 컬킨)는 가장 조숙하고 영리한 악동으로 최고다. 그는 엄마(캐서린 오하라)에게 가족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소원은 이루어지고, 불운하기 짝이 없는 두 도둑과 한판 붙고 난 후 케빈의 성질은 한풀 꺾인다.

5. <러브 액츄얼리>의 샘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러브 액츄얼리>에서 문어 분장을 하고 데이비드(휴 그랜트)와 나탈리(마틴 맥커친)가 말하는 것을 방해하는 아이도 성가시지만, 심하게 똘똘하고 가슴 아프도록 솔직한 샘(토머스 생스터)에 비하면 약과다. 우선 샘은 양아버지(리암 니슨)에게 최근 위축된 이유가 같은 반 미국인 여학생(올리비아 올슨)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 후 2시간 동안 가운을 입은 채 멍하니 서성이는가 하면 문밖 칠판에 쓸데없는 낙서를 하고 집 안을 어지럽히다 결국 공항에서 보안 사고를 친다. 물론 큰 여파는 없어 보인다.

4. <산타클로스>의 찰리

1990년대 개봉한 존 파스킨의 영화 <산타클로스>에서 장난감 영업 사원 스캇 캘빈(팀 알렌)은 지붕 위의 산타를 놀라게 해 그를 미끄러지게 만든다. 이에 스캇의 아들 찰리(에릭 로이드)는 산타를 대신하라고 아빠를 설득하고, 스캇은 산타와 계약을 맺는다. 계약하자마자 그는 순식간에 몸무게가 늘고 흰 콧수염이 자라는 등 산타의 모습이 된다. 그의 아들은 비밀을 지켜야 하지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학교 친구들에게 아빠의 새로운 정체를 공개하는 등 부주의한 행동을 한다. 게다가 엄마(웬디 크로슨)에게 말도 하지 않고 크리스마스 모험을 떠나버리는 바람에 엄마가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벌어진다.

3. <크람푸스>의 맥스

맥스의 사촌들(롤로 오웬, 퀴니 사무엘)도 진절머리 나지만, 그중 최악은 맥스(엠제이 안소니)다. 결국 마이클 도허티 감독의 이 크리스마스 잔혹 호러 영화에서 맥스는 실수로 뿔 달린 괴수를 소환해 가족을 공포에 빠뜨리게 되니 말이다. 친척들이 그를 놀리자 음식을 던지고, 럭비 태클을 걸고, 엄마와 아빠에게 자신은 부모를 싫어한다고 말하고, 산타에게 줄 편지를 찢어버린다. 이것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친척 중 일부가 괴수에게 잡아먹히고, 나머지는 지옥으로 끌려간다.

2. <솔드 아웃>의 제이미

브라이언 레반트 감독의 이 속도감 있는 영화에서 워커홀릭이자 미덥지 않은 아빠 하워드 랭스턴(아놀드 슈왈제네거)은 까다롭고 성질머리 고약한 아홉 살 아들 제이미(제이크 로이드)에게 화해의 보상을 하려 한다. 아들의 요구 사항은 매진된 터보맨 액션 피규어를 구해달라는 것. 하워드는 모든 상점을 샅샅이 뒤지고, 역시 이 장난감을 찾고 있는 우체부 마이런(신바드)와 격렬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다. 주먹다짐, 경찰과의 충돌, 편지 폭탄, 강도 미수, 순록의 공격, 목숨을 건 마지막 대결이 이어지고, 제이미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아빠를 함부로 대하며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도 제이미가 1위를 놓친 이유는 뭘까? 왜냐하면 아빠가 선물한 피규어를 마이런의 아들에게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의 투씨

발랄한 에스터 스미스 역의 주디 갈랜드, 화려한 의상, 노래 등 모든 것이 행복한 영화에서 단 하나, 에스터의 동생 투씨(마가렛 오브라이언)만 유쾌하지 않은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버릇없고 까칠하며 성가시기까지 한 투씨는 할로윈에 밖을 나갔다가 다치고 돌아와 가족에게 걱정을 안긴다. 이 상황에서 투씨는 에스터가 관심을 보이는 존(톰 드레이크)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위험에 빠진 투씨를 구한 사람이 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세인트 루이스에서 뉴욕으로 이사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한 투씨는 아름답게 만들어진 눈사람을 때려 부수기도 한다. 에스터가 “너는 세상에서 가장 사악하고, 남을 속이는 끔찍한 애야”라고 폭언을 퍼부을 정도다. 안타깝지만 우리도 이 말에 동의한다.

Radhika Seth
사진
Alamy Stock Photo, Getty Images, Splash New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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