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디자이너들
오늘날만큼 여성 디자이너가 많은 적은 없었다. 패션계에서 그들의 위상을 위해 싸워야 할 당위성이 지금만큼 많이 논의된 적도 없었다. 〈보그〉에서 세계적으로 작품과 영향력이 입증된 여성들을 조명한다.
Phoebe Philo
그녀가 돌아왔다. 하지만 어떻게? 바로 제약이 없는 그녀만의 패션 철학 그리고 사업 접근법, 즉 ‘특별함과 독자성은 살리되, 지속 가능한 환경 보존을 위해 개수를 줄일 것’을 통해서다. 기회를 잡는 파일로의 능력은 건재하다.
Nadège Vanhee-Cybulski, Hermès
많은 사람이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왜냐하면 프랑스의 유명 패션 하우스 에르메스는 늘 그렇듯 팀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한편 나데주의 흠잡을 데 없는 의류가 친근함과 지식인 느낌을 잔뜩 품었다.
Victoria Beckham
빅토리아 베컴(왼쪽은 2018년 런던 자택에서 찍은 사진)만큼 제1전성기보다 압도적인 제2전성기를 보내는 셀럽 디자이너는 드물다. 본인의 이름을 그대로 딴 기성복 컬렉션을 2008년 론칭해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는 초기의 몸에 착 붙는 ‘완성형’ 드레스에서 2024 S/S 컬렉션의(어린 시절 무용 강습에서 착안) 니트 레오타드, 영국 전원주택에서 가족과 있을 때 즐겨 착용하는 것과 비슷한 아웃도어 재킷, 브로그 등을 아우른다(남편의 인생사와 축구 커리어를 다룬 그 유명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그녀의 패션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건 제 개인적인 컬렉션이에요.” 빅토리아가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말했다. 그녀의 철학은 스파이스 걸스 시절부터 변함없었다. 빅토리아가 <보그>에 전한 말이 있다. “우리는 다름을 축복했어요. 나는 나 자신으로 있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줬죠. 패션으로 여성에게 힘을 준다는 메시지에 이 같은 핵심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Nicole Phelps)
Rei Kawakubo, Comme des Garçons
꼼데가르송의 레이 가와쿠보는 패션계가 1981년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파장을 가져왔다. 그녀의 옷은 다트, 이음매, 세련된 직물에 의존하는 옷과 달리 구겨지고, 너덜너덜하고, 심지어 저렴한 폴리에스테르를 슬쩍 내비쳤다. 파리 런웨이에서 결코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검은색으로 거의 도배되기도 했다. 어떤 여성 디자이너도 그녀만큼 파격적으로 여성스러움을 재해석하거나 ‘섹시함’ 고유의 의미를 뒤집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미완성 옷단, 비대칭, 오버핏 실루엣이 두드러지는 유니섹스 플레이북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면 이는 모두 가와쿠보 덕분이다. 그녀는 고리타분한 검은색을 일찌감치 졸업하고, 지극히 아이러니하게도 선구적 여성스러움이 강조된 물방울무늬와 꽃 무늬 양단을 품은 프린트의 작품을 선보였다. 좀처럼 대중 앞에 나서지 않던 가와쿠보(2023년 파리에서 촬영한 모습)가 말했다. “혁명을 주도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녀는 그저 창조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힘과 아름다움을 구상했어요. 다만 그 구상이 남달랐을 뿐이죠.” (Lynn Yaeger)
Donatella Versace
조각된 베르사체 체인 메일을 입은 비욘세는 <르네상스> 앨범 프리미어 행사에 화려하게 등장했고, 아말 클루니는 런던 패션 어워즈에서 베르사체의 반짝이는 청동빛 파이에트로 시선을 끌었다. 3월 미국 개봉 예정인 <디 아이디어 오브 유>의 주연배우 앤 해서웨이는 유연한 실루엣의 베르사체 탱크 드레스를 입고 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만큼 저녁의 세련미를 잘 살리는 인물은 없다(물론 자신은 베르사체 아이콘 컬렉션 특유의 매끄러운 검은색 재킷과 바지를 선호한다. <보그>를 통해 아이콘 컬렉션은 “결정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도나텔라는 베르사체를 25년 이상 이끌어왔다. 현재 그녀만큼 긴 경력을 내세울 수 있는 여성 디자이너는 몇 없다(예외라면 동시대에 밀라노에서 새 시대를 개척하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있다). 도나텔라는 고인이 된 오빠와 각별했기 때문인지 세상과 디자인 스튜디오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다. “스스로 여성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여성의 몸에 대한 이해력이 남자와 다르겠죠. 그런데 디자이너라면 모두 서로 다른 강점을 갖습니다. 저는 강력하고 확고한 가치관을 중시합니다. 여성의 목소리가 주목받고, 신장되길… 그리고 그것을 대변해야 합니다.” (Nicole Phelps)
Tory Burch
토리 버치가 십수 년 동안 열어온 패션쇼에서 미니 드레스를 찾기란 매우 힘들었다. 펜슬 스커트나 클레어 맥카델류의 바닥을 쓸 것처럼 볼륨이 들어간 롱스커트는 많았지만 무릎 위로 올라오는 것은 드물었다. 하지만 2024 S/S 컬렉션에서 변화가 찾아왔다. “저는 평소 짧은 후프 드레스를 입지 않더라도, 여기에 대해 신뢰와 사랑을 쏟고 싶었어요. 그래서 도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친구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옆에서 핑크색 비스코스 저지 차림으로 서 있던 버치가 말했다. 후프에는 원형 크리놀린이 사용됐다. 버치는 한때 여성을 제약하던 대상에 해방이라는 재해석을 부여하는 데 마음이 끌렸다고 밝혔다. “오늘날 여성은 성 정체성, 주체성을 스스로 규정하는 지위에 올랐어요.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다양성이라는 접근법이 요구되죠.” 따라서 봄 컬렉션에 미니 드레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버치는 다리가 길어 보이는 코팅 저지 팬츠, 나일론 태피터 집업 폴로도 선보였다. 이들은 미니 핑크 드레스와 마찬가지로 행동을 제약하지 않는다. (Nicole Phelps)
Dami Kwon and Jessica Jung, We11done
서울 브랜드 ‘We11done’은 ‘웰던’으로 읽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느낌을 충실히 살린 권다미와 정혜진만의 간결한 스타일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Victoria Beckham, Isabel Marant
한 명이 전직 팝 스타이자 현재 번듯한 디자이너라면, 다른 한 명은 디자이너계의 록 스타다. 옷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외모와 태도가 그들을 현재 위치로 올려놓았다.
Maria Grazia Chiuri, Dior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에 따르면 패션 하우스 한복판에 놓이기만 하면 리더가 되느냐 마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중요한 것은 패션계가 얼마나 큰지 제시하는 것이었어요.” 디올 하우스의 파리 아틀리에에서 마리아 그라치아가 말했다. “여성성, 페미니즘, 가치관을 위한 다른 목소리가 필요했어요.” 그녀는 2017 S/S 컬렉션을 통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우리’ 강조)”고 분명한 외침을 전하기 시작한 후, 디자이너 한 명의 목소리를 신격화하던 관행을 거부하고 여러 사람의 화음을 중시해왔다. 키우리는 디올에서 일하는 동안 미술가 주디 시카고, 디자이너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 안무가 샤론 에얄뿐 아니라 모국 이탈리아를 비롯해 멕시코, 인도,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인 공예가와 장인들의 능력을 높이 사며 그들과 협력해왔다. 키우리는 마녀의 지혜와 직관, 마녀와 자연 사이의 연결성에서 영감을 얻어 2024 S/S 컬렉션을 발표했다.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에게서 지식을 빼앗았어요.” 이는 오늘날 여성의 힘과 자유에 서서히 가해지는 공격과 견줄 만하다고 한다. “패션은 몸과 함께 작동하기에 정치적입니다.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제 작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Mark Holgate)
Virginie Viard, Chanel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프랑스의 여성이 투표권을 갖기 훨씬 전인 1910년 파리에서 첫 부티크를 열었다. 30여 년 후 프랑스가 고통스러운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그녀의 패션 제국은 이미 여성을 갑갑한 실루엣에서 해방시키고 있었다. 수수하면서도 세련미가 느껴지는 옷을 위한 샤넬만의 미묘한 접근법은 100여 년 후인 오늘날 분위기와도 궤를 같이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도 이 같은 정신을 계승했다. 그녀는 샤넬의 선구적 창립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패션 하우스의 지휘권을 쥔 여성이다. “물론 제 스승은 칼입니다.” 비아르가 32년 동안 함께 작업했던 친구이자 멘토 칼 라거펠트를 언급했다(칼이 그녀를 “내 오른팔이자 왼팔”이라고 말한 건 유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갈수록 코코를 재발견하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어요. 자유롭고 현대적인 느낌을 보고 있자니 그녀를 위한 시대가 딱 지금인 것 같아요.” 비아르는 2019년 2월 샤넬을 맡은 후 세상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스타일리시한 여성상을 명확하게 제시해왔다. 배우 피비 톤킨(위)과 루이자 제이콥슨(오른쪽)이 좋은 예다. “옷을 입으니 기분이 좋고, 힘과 자신감을 얻는다는 말을 여성에게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Chioma Nnadi)
Louise Trotter, Carven
루이스 트로터는 마리 루이즈 까르벵이 1945년 파리에서 창립한 까르벵에 입사해 본인과 기업의 강점, 즉 패션과 기능성을 십분 발휘했다.
Mary-Kate and Ashley Olsen, The Row
메리 케이트와 애슐리 올슨 자매를 이끄는 게 미니멀리즘이든 맥시멀리즘이든, 정답은 늘 세련미를 감지하는 본능에 있다. 자신감도 빼놓을 수 없다.
Gilda Ambrosio and Giorgia Tordini, The Attico
질다 암브로시오와 조르지아 토르디니는 2016년 복고풍 슬립 드레스와 부두아르 스타일 로브 컬렉션을 앞세워 아티코를 론칭했다. 패션 스튜디오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SNS를 통해 확인되는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데뷔를 놓고 제기되는 회의론이 패션계의 결코 가볍지 않은 성차별 풍토를 시사한다. “모순적이죠. 여성이 원하고, 느끼고, 필요한 것을 여성이 알지 누가 알겠어요?” 그들의 말이다. 8년이 지난 지금 빈티지풍 파티 원피스, 톰보이 카고 팬츠, 더스터 코트 등을 아우르는 아티코 라인이 전 세계 250개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밀라노의 세련된 셈피오네 거리에서 첫 패션쇼를 열었다. 그리고 아티코 봄 컬렉션 의상을 입은 두아 리파와 헤일리 비버의 모습이 포착됐다. (Nicole Phelps)
Rachel Scott , Gaëlle Drevet , Aurora James , Emily Adams Bode Aujla, Catherine Holstein
“여성 디자이너라는 무게를 항상 절감해요. 일단 제가 그중 한 명이잖아요. 남자에게 재능이 있다면 여자에게는 ‘협동’이 있어요.” 디오티마(Diotima)의 레이첼 스콧이 말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콧의 작품은 고국 자메이카, 그리고 그녀가 크로셰를 위해 협업하는 공동체의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디자이너다움을 이처럼 잘 시사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함께 힘을 모읍니다.” 스콧은 우리의 현실, 일상에 옷을 입히는 꿈을 꾸는 일군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보디(Bode)의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줄라도 이에 해당된다. 그녀는 현대 남성복에 독특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며 구제 의류 같은 감각을 부여해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고, 이 같은 시도를 여성복 영역으로 확장했다. 브라더 벨리즈(Brother Vellies)의 오로라 제임스도 마찬가지다. 뉴욕 액세서리 브랜드 작업을 아프리카 수공예 장인들과 협업하는 한편, 그녀가 설립한 비정부기구 ‘15% 서약(15 Percent Pledge)’과 패션을 활용해 공동체 우선주의의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위한 계획 수립에 기여했다. 케이트(Khaite)의 캐서린 홀스타인과 프랭키샵(The Frankie Shop)의 가엘 드레베도 주목하길. 그들은 현대 여성의 옷차림에 새로운 모습을 제시했다. 현세대 미국 여성복을 팽창과 존중의 틀에서 독자적으로 재정의한 이들이다. (José Criales-Unzueta)
Chemena Kamali, Chloé
셰미나 카말리는 매일같이 파리의 카루젤 다리를 지나 출퇴근한다. 이제 그녀의 직장이 집이나 마찬가지라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다. 카말리는 지난 10월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이번이 끌로에에서 세 번째 재직이다. 직장은 집처럼 매우 특별한 일련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뒤셀도르프 태생의 카말리(43세)는 끌로에 면접장에서 말했다. “이 패션 하우스에서 처음 사랑을 느꼈던 시절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어요. 저는 이 같은 그리움을 간직한 여성이 전 세계에 아주 많다고 믿어요. 끌로에는 그만큼 감수성 있는 브랜드죠.” 카말리가 말하는 그 시절이란 끌로에의 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비 파일로가 디자인 팀을 지휘하던 2000년대 초반을 의미한다. 당시에는 직감을 척도로 옷을 제작했다. 2월 파리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카말리의 끌로에 데뷔작에서 이 같은 접근법이 반영됐다. 카말리가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가비 아기옹이 1952년 끌로에를 창립하면서 탄생시킨 정신이다. “가비는 ‘목표가 있는 여성에게 더 자유로운 감정, 더 편안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옷을 입혀 자기 인생을 살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끌로에는 의무를 모른 척하면 안 돼요. 나다움이 실현돼야 해요. 오늘날 힘을 얻고 있는 메시지죠.” (Mark Holgate)
Alberta Ferretti , Gabriela Hearst
두 디자이너가 로맨티시스트 페레티와 현실주의자 허스트처럼 양극단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여성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신념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같다.
Grace Wales Bonner
자메이카계 영국인인 그녀의 작품은 인종, 성별, 역사에 대한 분석, 그리고 두려움 없이 현세에 투신할 때의 마찰음에서 얻은 것들이다.
Anna October
우크라이나인 디자이너 안나 옥토버와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인 아티스트이자 친구 옐레나 옘추크(Yelena Yemchuk)를 가장 잘 표현한 단어로 ‘논스톱’을 들 수 있다. 옥토버는 파리와 키이우를 오가며 팀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옥토버의 옷은 창작자를 닮아 편안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매우 관능적이기도 하다.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슬립 드레스가 그녀의 특기다. 옥토버는 주름 망토와 테일러드 팬츠 조합 또는 공예 미술관에서 접한 빈티지 도일리에서 영감을 얻은 컷아웃 크로셰를 통해 조화와 대조의 공존을 즐긴다. 여성이 옷으로 자기만족을 얻길 바라는 옥토버는 자신의 디자인을 ‘데이트 맞춤형’으로 정의한다. 다만 그녀가 생각하는 데이트 대상은 로맨스 상대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나 친구처럼 부담 없는 상대일 수도 있다. (Laird Borrelli-Persson)
Stella McCartney, Phoebe Philo, Martine Rose, Supriya Lele, Grace Wales Bonner, Simone Rocha
시야를 넓히면 런던에서 작업하며 쇼를 주관해온 여성 디자이너로 긴 목록을 만들 수 있다. 메리 퀀트, 비비안 웨스트우드에서 사라 버튼, 클레어 웨이트 켈러에 이르기까지 여러 세대에 걸쳐… 모두 독특하면서 자신만의 미적 세계를 연마해왔다. 더블린 태생의 시몬 로샤는 현재 런던에서 작업하는 여성 디자이너 가운데 다방면으로 트인 안목을 자랑한다. 그녀의 브랜드가 천상을 오가는 시적 엄숙함으로 현재 여성성의 의식(儀式)을 깨운다고 평가받는다면, 남부 런던 태생의 자메이카계 영국인으로서 남성복을 개척하는 마틴 로즈는 세속적인 기업형 맞춤 의복과 스포츠웨어에 불균형의 아름다움을 부여해 반전을 이끌어낸다고 평가받는다.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의 설교적 주문에 걸려든 쇼 관람객들은 다채롭고 정교한 장인 정신(아디다스 오리지널스와의 합작으로 디자인한 복고풍 운동화가 순식간에 매진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과 자메이카계 영국인의 뿌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탄생한 작품에 고개를 숙인다. 아시아계 영국인 디자이너 수프리야 렐레는 그녀만의 보석 톤 색채와 인도 전통 치마의 세부 요소를 아우르는 컬렉션에 몸매를 강조하면서 형식에 중점을 둔 작품을 펼친다. 한편 현대 디자이너 중 그 누구도 피비 파일로만큼 컬트적 팬심을 잘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파일로가 6년이라는 창작 공백기를 깨고 돌아와 새 패션 아이템을 출시하자 인터넷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파일로는 셀린느 소속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내다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설립했다. 호화로운 코트와 허리에 스치듯 닿도록 조정된 의류가 시장에 처음으로 풀리자 그녀의 팬들은 곧바로 홈페이지로 몰려들었다. 물론 패션 브랜드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스텔라 맥카트니가 세계적인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브랜드는 20여 년 전 출범한 후 줄곧 환경을 의식한 디자인을 개척하고, 남들이 지속 가능성을 논하기 훨씬 전부터 업계에 재료의 친환경성, 재생 농업, 업사이클링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해왔다. (Laura Hawkins)
Vanessa Babonir Hallik and Elizabeth GIardina, Another Tomorrow
뉴욕에서 활동하는 바네사 바보니 할릭과 엘리자베스 자디나는 윤리와 환경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는 스타일을 논할 수 없다고 말한다.
Sarah Burton, Alexander McQueen
사라 버튼은 지난 10월 걸작 패션쇼를 열어 메스를 댄 듯한 재단 방식과 예리한 미적 효과를 살린 그녀만의 강점을 선보였고, 13년 동안 일해온 브랜드를 떠났다. (VK)
- 포토그래퍼
- Bibi Borthwick
- 에디터
- Camilla Nickerson
- 글
- Nicole Phelps, Lynn Yaeger, Mark Holgate, Chioma Nnadi, José Criales-Unzueta, Laird Borrelli-Persson, Laura Hawk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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