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26년 차 패션 포토그래퍼의 시선이 ‘머물다 간’ 순간

2024.10.04

26년 차 패션 포토그래퍼의 시선이 ‘머물다 간’ 순간

포토그래퍼 김제원 사진전 <머물다 간 | There have been>이 10월 4일부터 31일까지 라니서울에서 개최됩니다.

1999년 패션 사진에 입문해 BTS를 비롯한 수많은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에디토리얼 및 광고 현장에서 활약해온 26년 차 포토그래퍼 김제원은 그간 <The Base>, <Bits and pieces>, <Blah Blah Blossom> 등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사적인 시선을 꾸준히 기록해왔습니다. 오는 10월 4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에 자리한 갤러리 라니서울에서 펼쳐지는 그의 네 번째 개인전 <머물다 간 | There have been>에서는 작가의 시선과 빛이 머물다 간 순간을 담은 작품을 선보입니다.

b.4271, 40×55cm, Digital Pigment Print, 2018
‘머물다 간’ 전시 모습

주요작인 화병 시리즈는 작가가 꽃을 담는 화병에 카메라로 피사체를 담는 자신을 투영해,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아름다움을 관조하는 작품입니다. 패브릭, 비닐 같은 소재나 헐레이션(Halation) 기법 등으로 한 폭의 정물화처럼 연출한 정경 앞에서 명상적인 기다림 끝에 포착한 장면에는 작가가 먼저 ‘머물다 간’ 시공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b.510375, 60×80cm, Digital Pigment Print, 2014
b.510352, 40×55cm, Digital Pigment Print, 2014

또 빛이 자아내는 깊이 있고 매혹적인 색감을 관찰할 수 있는 화병 시리즈와 달리, 목화 연작은 빛의 디테일에 주목한 결과물입니다. 마치 빅뱅 이후의 소우주처럼 터지듯 피어난 목화의 형상을 세밀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관람객은 이를 통해 순간적인 빛으로 피사체의 디테일을 온전히 표현하는 사진의 힘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머물다 간’ 전시 모습

한편 사진의 예술적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 페인팅, 음악 등 다양한 매체와의 접목을 꾸준히 시도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역시 그의 아내이자 페인터 정재인의 터치가 가미된 세 점의 작품을 함께 선보입니다. 김제원이 기록한 장면 속 여백을 캔버스 삼아 이뤄지는 정재인의 추상적인 페인팅은 작품에 감정의 레이어를 더합니다.

b.6125, 40×55cm, Digital Pigment Print, 2023

김제원에게 전시는 상업 사진의 영역에서 한 걸음 벗어나 스스로에게 의뢰하는 작업과 같습니다. 2017년 개최한 첫 개인전 <The Base>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한 개인 작업을 통해 작가는 ‘아름다움’에 천착해왔습니다. 매 순간 필연과 우연 사이의 괴리에 집착하며 대상을 마주한다는 그는 섬세하게 연출된 필연적 구도 앞에서 셔터를 누를 때도, 평범한 일상 속 대면한 우연적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사진을 ‘현재를 찍지만, 찍는 순간 과거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작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찰나의 아름다움을 사진이라는 매개로 타인에게 전하는 것에서 작업의 의미를 찾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머물다 간 시선과 공명하며 자신만의 감정과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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