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카민스키, 진정성 있는 미니멀리즘

2026.06.07

카타리나 카민스키, 진정성 있는 미니멀리즘

우루과이 출신 조각가 카타리나 카민스키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미니멀리즘과 진정성의 조합이다. 그녀는 예술과 패션에 경계를 두지 않으며 오히려 상호 보완으로 여긴다.

카타리나 카민스키는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자신의 몸과 정신을 탐구한다. 셔츠와 스커트는 프랭키샵(The Frankie Shop), 신발은 토템(Toteme).

우루과이 출신으로 지금은 파리에서 활동하는 카타리나 카민스키(Katharina Kaminski)는 조각계의 떠오르는 신인이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마친 작가를 작업실로 사용하는 파리 아파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공간의 첫인상은 깔끔한 선과 미니멀한 가구로 꾸민 비어 있는 흰색 캔버스 같았다. 그렇기에 작가가 작품을 통해 잠재의식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듯했다. 그의 독창적인 작품에는 생물학적 차원을 뛰어넘는 ‘생산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인테리어도 작품을 닮았다. 오브제와 작품이 서로 유기적으로 배치된 것이다. 때때로 그 형태가 그녀의 욕구에 따라 변모하지만, 미니멀리즘이라는 공통분모가 언제나 기저에 깔려 있다.

1994년 우루과이에서 태어나 지금은 파리에서 주로 활동하는 카타리나 카민스키는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자신의 몸과 정신을 탐구하는 여정을 작품에 담아낸다.

초현실주의와 추상주의의 경계에 있는 그녀의 작품은 형태의 생경함을 탐구하며, 직관의 흐름에 따라 생명력을 얻어 잠재의식에 구체적인 목소리를 부여한다. 작가는 세라믹, 대리석, 청동 등 여러 재료를 사용하며, 작품 크기도 다양하다. 지난 2023년 열린 첫 개인전 제목은 ‘자궁(Womb)’이다. 실제로 그녀는 여성의 생식기관 없이 태어났다. 생물학적으로 ‘인터섹스(Intersex)’로 분류되는 성별을 가진 카타리나 카민스키는 주로 인간을 창조자로 만드는 신화와 자연의 힘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한다.

작가는 파리의 작업실에서 세라믹, 대리석, 청동 등 여러 재료를 사용해 다양한 크기의 조각을 한다. 작업복은 종종 달라진다. 그녀에게 예술이 영혼에 발언권을 주는 행위라면 패션 역시 표현 수단 중 하나다.

카타리나는 특정 형태의 자유를 탐구할 수 있기 때문에 조각을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텅 빈 갤러리에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는 일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에요. 이렇게까지 자유롭고 솔직하게 나 자신일 수 있는 예술 활동이 또 있을까요? 저는 미술계에 자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요. 요가 수련 관점에서 말하자면, ‘자아(Ego)’는 제한된 자아 인식과 연결되지만, ‘영혼(Soul)’은 무한하거든요.”

그녀에 따르면, 예술계가 요즘 ‘자아’에 너무 많이 지배받고 있다. 자기 검열 차원에서라도 스스로에게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작가는 덧붙였다. “예술의 가장 순수한 본질은 영혼에서 나와요. 영혼은 자유 그 자체로 한계가 없죠. 바로 그 점이 와닿아요. 저는 보이지 않는 것, 들리지 않는 것을 다루고 싶어요.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싶거든요. 그리고 제가 만든 예술품이 어떤 식으로든 대중에게 공감을 얻기를 희망해요. 그 과정이야말로 제 영혼이 성장하는 길이며 저는 그 속에서 예술가로서 즐거움을 느끼고자 해요.”

이어서 카타리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성공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사람들이 외부의 판단 없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이 원하는 걸 밖에서 찾으려고 애쓰지만, 정작 진짜 여정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외의 모든 것은 그저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의 반영일 뿐이죠.”

작가에게 정체성에 대해 묻자 한마디로 단언했다. “저는 예술가이고, 예술 활동을 통해서 저를 더 깊이 표현할 수 있어요. 예술은 제 영혼에 발언권을 주는 행위지요.” 하지만 카타리나는 예술 작업뿐 아니라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그중 하나가 패션이다. “특히 옷 입는 걸 좋아해요. 옷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특정 ‘주파수’와 연결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정장을 입을 때와 원피스나 작업복을 입을 때, 존재감이 달라진달까요.” 그녀는 패션을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는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패션을 대하는 방식에 스스로 한계를 둔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패션이든 무엇이든 ‘진정성’이 있다면 그것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과 패션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살아 있음을 느껴요. 정말 놀랍죠! 옷 하나로 얼마나 큰 해방감이 드는지 몰라요.”

게다가 패션 스타일은 진화한다고 말한다. “스타일은 유동적이고 저와 함께 계속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굳이 정의하자면 제 패션은 미니멀하면서, 때로는 매우 남성적이고, 때로는 매우 여성적이에요. 늘 편안함을 유지하면서도 신비로움을 약간 추가하는 걸 즐기죠. 친구들은 그런 저를 ‘신비주의 록 스타’라고 불러요.” 그녀가 아끼는 두 가지 필수템은 금빛 마야 만다라 문양처럼 생긴 빈티지 생 로랑 귀고리와 카타지나 치히(Katarzyna Cichy)가 디자인한 금반지다. 그녀의 시그니처 반지로 늘 새끼손가락에 끼고 다닌다. “이 반지에는 사파이어가 박혀 있어요. 저와 한 몸인 반지로 절대 빼지 않아요.” 다만 가방만은 가끔 들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남자들처럼 필수품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훨씬 가볍고 자유로운 기분이 들거든요.” 여행이나 업무용으로 가방이 필요할 때는 리틀 리프너(Little Liffner)의 ‘튤립’ 백을 주로 든다. “보테가 베네타 ‘조디’ 백도 좋아해요. 최근 몇 년 사이 너무 유행해서 들기가 좀 그래요. 유행이 한풀 꺾이면 그때 새로 하나 장만할까 봐요.” 작업하러 갈 때면 신발은 예외 없이 블랙 플랫 슈즈를 신는다. “플립플롭이나 아주 심플한 디자인의 샌들을 좋아해요. 굽 있는 신발은 거의 신지 않아요. 아무래도 작업하려면 그럴 수밖에요.”

패션 디자이너들 또한 예술가만큼 존중한다. 더 로우, 피터 뮐리에를 떠나보낸 알라이아, 안토니 바카렐로의 생 로랑, 루이스 트로터가 까르벵에서 디자인한 모든 작품을 사랑한다. “그들의 작품 중에서도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특이한 아이템을 좋아해요. 사실 옷은 브랜드보다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2023년 파리의 갤러리 생트 안(Sainte Anne)에서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카타리나는 현재 새로운 소재를 실험하고 협업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작품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일이 너무 기대돼요. 제 작업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설레고요. 꿈꾸고 나서 그 꿈을 현실로 그대로 재현하는 기분이에요. 이 세상의 에너지와 함께 이 모험을 만들어가는 여정이 정말이지 즐거워요!”

패션과 함께 인테리어 역시 그녀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카타리나는 창작 활동을 할 때 마음의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미니멀한 가구를 선택했고 자신의 아파트를 하나의 영감으로 삼았다. 현관에 들어서면, 자작나무 합판으로 만든 작업대와 여러 개의 스툴이 눈에 띈다. 침실에는 일본식 침대가 바닥에 놓여 있고, 양초와 말린 팔로 산토(Palo Santo) 나뭇조각이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다. “가구는 거의 없어요. 빈 캔버스처럼요. 중요한 건 단순함이에요. 일을 하고, 수집가나 갤러리와 미팅하고, 휴식을 취하고, 다시 창작에 몰두하고 취미를 즐기며 살고 있죠.” 카타리나는 물질적인 소유물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물건을 쌓아두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물론 특별한 물건도 있지만, 작업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버릴 수 있어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녀의 미니멀한 조각이 다르게 보인다. 예술과 스타일에 경계를 두지 않고 열려 있는 그녀에게 롤모델은 누구인지 궁금했다. “다양한 이유로 영감을 주는 사람은 많아요. 그중 몇 명만 꼽는 건 너무 제한적이잖아요. 차라리 롤모델을 하나만 꼽으라면 태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VK

김나랑

김나랑

피처 디렉터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매번 배웁니다. 집에 가면 요가를 수련하고 책을 읽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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