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상징이 하이 주얼리와 만났을 때
별과 사자와 태양과 까멜리아의 시. 코코 샤넬에게 행운을 가져다준 네 가지 상징이 2026년 하이 주얼리와 만났다.






“사진은 찍지 말아주세요.” 지난 5월 6일 프랑스 남부 로크브륀 카프 마르탱(Roquebrune-Cap-Martin)의 언덕 끝자락에서 누군가가 다가와서 속삭였다. 가브리엘 샤넬의 별장 ‘라 파우자(La Pausa)’ 입구에서 본관으로 향하는 카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길을 따라 늘어선 근사한 올리브나무를 찍는 순간 부드러운 제지를 당했다. 동행한 샤넬 홍보 팀이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촬영하는 대신 직접 두 눈으로 가득 담아보세요.”
푸르른 해안가가 아름다운 마을을 찾은 건 올해 샤넬이 준비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 ‘사인 & 심볼(Signes & Symboles)’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전 세계에서 10명 남짓 소수의 게스트에게만 라 파우자의 비밀스러운 철문이 열렸다. 기대감 가득한 채 카트에서 내리자 라 파우자에 대한 간단한 안내가 이어졌다. 1928년 9월 30일 코코 샤넬은 올리브나무 250그루를 심어놓은 농장을 구입하고, 그곳에 자신의 취향을 그대로 담은 별장을 지었다. 어떤 특정 스타일에 속하지 않고, 법칙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는 샤넬의 바람대로 이 건물은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파격적이면서도 친근한 멋을 지니고 있었다. 그 이후 한 미국 사업가와 댈러스 미술관이 사용하던 건물은 다시 샤넬 하우스가 소유하게 되었다. 최근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에게 복원을 의뢰했고, 지난해 100년 전 코코 샤넬이 머물던 공간 그대로 완성해 공개했다.
올리브나무가 전하는 평온을 느끼면서 세밀한 조각이 새겨진 아치형 나무문을 지났다. 올봄 샤넬 레디 투 웨어 광고 캠페인에서 만난 새하얀 현관 홀이 기다리고 있었다(마티유 블라지는 자신의 첫 번째 광고 캠페인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샤넬이 사랑하는 숫자 5개에 맞춰 배열된 창문을 통과한 햇살이 청동 샹들리에와 현대적인 계단, 2개의 선인장 화분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그 아래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상징적인 디자인 4피스가 영롱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컬렉션 이름 그대로 우리는 가브리엘 샤넬이 사랑한 상징과 장식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컬렉션을 선보이기에 이보다 더 적당한 곳은 없었죠.” 샤넬 워치 앤 주얼리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그 앞에서 설명을 더했다. “자유와 평화를 찾아 이곳을 마련한 코코 샤넬이 된 것처럼 컬렉션을 즐겨주세요.”
입구 중앙의 목걸이는 이번 컬렉션을 대신 말해주었다. 가브리엘 샤넬의 세계를 대표하는 상징인 까멜리아, 별, 태양, 사자가 모두 자리한 ‘앙프리메 리옹(Imprimé Lion)’ 목걸이가 그것. 7줄이 양쪽으로 대칭을 이루면서 사각 형태의 네크라인에서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디자인은 인비저블 세팅으로 더욱 반짝인다. 중앙의 사자 머리 장식 위에는 20.66캐럿의 옥타곤 컷 사파이어가 당당히 빛났다. 그 목걸이 바로 뒤에는 핑크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심볼 까멜리아 로즈(Symbole Camélia Rose)’ 반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까멜리아가 발화한 형태의 반지는 분홍색 꽃잎처럼 입체감이 돋보였다. “우리 공방의 장인들은 이 형태의 다이아몬드를 맞춤 커팅해 완성도를 높였어요. 그 결과 더 반짝이는 입체적인 형태를 이뤘습니다.”
코코 샤넬이 자랐던 보육원 계단을 형상화한 현관을 비롯해 서재와 살롱, 2층 침실에서 총 85피스의 컬렉션을 만날 수 있었다. “가브리엘 샤넬은 신비로움, 징표, 상징으로 자신만의 신화를 만들어냈고, 이를 삶으로 구현해 그 안에 깊이 스며들었어요. 상징은 그의 가치관, 아파트, 주얼리와 행운의 부적, 스타일 등 어디에나 존재했습니다.” 가브리엘 샤넬의 종손녀 가브리엘 팔라스 라브뤼니(Gabrielle Palasse-Labrunie)의 말처럼 샤넬 하우스에 까멜리아, 별, 사자와 태양은 빼놓을 수 없는 상징이다. 그리고 이 모든 행운의 상징은 ‘사인 & 심볼’ 컬렉션을 통해 2026년을 위해 다시 태어난 셈이다.
먼저 서재에 자리한 건 2012년 샤넬 하이 주얼리의 상징으로 처음 등장한 사자를 바탕으로 한 ‘르 리옹 엉블레마띠끄(Le Lion Emblématique)’ 테마였다. 컬러풀한 갈기가 사자 머리를 감싼 듯한 ‘리옹 엉블레마띠끄’ 브로치, 검정 오닉스와 붉은 루비의 ‘리옹 밀레네르(Lion Millénaire)’ 반지, 로즈 골드가 스퀘어 형태로 목을 감싸고 붉은색 루비가 흔들리는 ‘리옹 밀레네르’ 목걸이는 샤넬 주얼리 하우스의 생동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저 피아노에서 스트라빈스키가 연주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옆으로 살바도르 달리와 장 콕토가 샤넬과 대화를 나눴죠.” 안내에 따라 들어선 살롱에서는 저 멀리 모나코 해안까지 내려다보였다. 그곳에서 만난 것은 샤넬이 사랑하는 상징의 모든 것이 담긴 ‘레 심볼(Les Symboles)’ 챕터의 주얼리. 사파이어와 터키석, 오닉스와 카넬리안, 핑크 스피넬 등으로 컬러풀한 디자인은 코코 샤넬의 감성을 그대로 담으면서도 현대적으로 업데이트된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금색 별이 침대 헤드를 장식하는 침대를 둘러싼 공간은 ‘레 비쥬 탈리스만(Les Bijoux Talismans)’ 테마의 디자인이 장식했다. 가장 은밀한 공간에 샤넬이 유난히 좋아한 미신적인 아이디어가 자리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녀는 어디에 가든 타로 카드를 지니고 다녔죠.” 홍보 팀의 설명을 듣자 더 필연적으로 느껴졌다. 초록색 크리소프레이즈와 푸른색 투르말린 등으로 컬러를 더하고, 그래픽적 형태는 코코 샤넬이 바라던 것처럼 신화적인 힘을 지니고 있었다. ‘아뮬렛(Amulets)’의 모양으로 해석한 디자인이 특히 새로운 매력을 전했다.
휴대폰 카메라 대신 두 눈으로 컬렉션을 천천히 살펴보는 건 요즘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촬영 버튼 한 번이면 끝났을 순간보다 반복적인 감상과 이어지는 대화가 더 큰 감동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올리브나무와 둥근 기둥이 자리한 종교적인 건축 형태의 야외 회랑에 앉아 라 파우자의 역사를 담은 책을 읽는 순간 철학자 에마누엘레 코치아(Emanuele Coccia)의 이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단순하게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미학적인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얻기 위해서 집을 짓는다.” 행복을 위한 집에서 만난 행운의 상징이 가득한 컬렉션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VK
- 패션 에디터
- 손기호
- 포토
- COURTESY OF CHANEL HIGH JEWEL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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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EL HIGH JEWEL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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