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식탁 : 콜롬비아인의 노스탤지어 메카토

2026.06.12

열대의 식탁 : 콜롬비아인의 노스탤지어 메카토

콜롬비아인에게 메카토는 간식 이상이다.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달려간 엠파나다 트럭, 허기진 밤이면 집 앞 노점상에서 사 먹던 구운 감자와 치킨. 콜롬비아 사진가가 정체성이자 추억인 메카토를 풍경에 담았다.

로아이사는 팔로케마오 시장은 보고타 집밥의 시작이라 말한다. “이른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과일과 채소를 나르는 활기찬 손길 사이로, 옥수수를 가득 짊어진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죠.” 또한 로아이사는 옥수수 치즈 케이크인 엔부엘토(Envuelto)를 ‘가십을 위한 메카토’라 부른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오후 내내 밀린 수다를 떨 때면 서로의 집을 방문하곤 하죠. 그때 꼭 챙기는 게 있어요. 아주 진한 블랙커피 틴토(Tinto)와 바로 이 엔부엘토예요.”

1990년대 초반, 콜롬비아 보고타의 수바에 자리한 코스타 아술(Costa Azul).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사진가 알레한드라 로아이사(Alejandra Loaiza)의 기억 속에는 언제나 달콤하고 고소한 ‘메카토(Mecato, 주로 콜롬비아에서 말하는 군것질거리)’의 향기가 머물러 있다.

동네 어디서나 마주치는 소박한 상점 티엔다(Tienda). 로아이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건네받는 소박한 덤을 뜻하는 라 냐피타(La Ñapita)라는 단어가 있어요. 이것보다 더 콜롬비아다운 게 있을까요?”
식탁 위에 놓인 쿠비오스(Cubios), 아보카도, 피타야(Pitaya), 비트, 유카(Yucca), 그라나디야(Granadilla), 플라타노(Plátano) 등은 콜롬비아 요리 재료다.

엠파나다와 아레파, 바나나 칩과 치차론까지. 콜롬비아의 메카토는 단순한 간식 이상이다. 길거리 가판대에서 마주치는 이 소박한 미식은 콜롬비아의 일상을 지탱하는 사회적, 문화적 리듬 그 자체다. 학교가 끝나면 곧장 아레파 트럭으로 달려가고, 일요일 아침이면 동네 빵집 솥 안에서 익어가는 타말레 향을 맡으며 눈을 뜨던 시절. 로아이사는 말한다. “메카토는 동네에 생기를 불어넣죠.”

철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낸 치킨과 감자의 유혹을 이길 콜롬비아인이 몇이나 될까.
로아이사는 노점이 즐비한 이곳을 “동네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약국”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10여 년 전 유럽으로 근거지를 옮긴 그녀가 가장 그리워한 건 다름 아닌 메카토, 그중에서도 늦은 밤을 달래주는 미식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파리에서 새벽 3시에 찾을 수 있는 건 고작 케밥뿐. “물론 케밥도 훌륭하죠.” 그녀가 웃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새벽 4시에 먹는 따뜻한 수프 한 그릇은 마음을 데워주는 뜨거운 위로거든요.”

로아이사는 이 의자를 콜롬비아와 라틴아메리카를 상징하는 오브제로 정의한다. 그 위에 놓인 것은 구아버와 치즈로 만든 디저트 보카디요(Bocadillo)다. “어릴 적 엄마가 도시락 가방에 몰래 넣어주던 달콤한 선물이죠.” 생동감 넘치는 프루테리아(Frutería, 과일과 채소를 파는 가게), 갓 짜낸 주스와 세비체, 끊이지 않는 잔 또한 촬영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잔을 비우면 곧바로 다시 채워주며 정을 나누죠.”
하루 중 어느 때든 즐길 수 있는 친근한 간식으로 골목마다 자리하는 메카토.

알레한드라 로아이사는 콜롬비아의 평범한 일상을 깨우는 메카토의 미학을 찬미하기로 했다. 예술가 친구이자 세트 디자이너인 혼손 카밀로 토바르 킨테로(Jhonson Camilo Tovar Quintero)와 협업해 완성한 생동감 넘치는 딥틱(두 개의 패널로 이루어진 작품 한 쌍) 연작. 그 안에는 노점과 레스토랑, 가톨릭 성화상, 콜롬비아 전통 스포츠 테호(Tejo)에 이르기까지 콜롬비아의 정체성이 촘촘히 박혀 있다. “20년 후에도 남아 있을지 모르는 풍경을 박제하고 싶었다”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보그>가 그 특별한 기록을 공개한다. VL

“메카토는 콜롬비아인의 미각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관통합니다. 어린 시절 향수와 어른의 일상을 잇는 맛의 연결 고리일 뿐 아니라 내게 허락하는 짧은 휴식이자 영혼의 충전과도 같죠. 조금 불량하더라도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찰나의 기쁨, 그것이 메카토의 진정한 힘이에요.” 아티스트 혼손 카밀로 토바르 킨테로가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 국민 스포츠인 테호를 활용해 촬영했다. 철제 원반으로 화약이 담긴 ‘메차’를 맞히는 이 게임은 친구와 가족이 함께 즐기곤 한다. “메차가 터지는 순간, 천둥 같은 폭발음과 함께 모두가 환호하며 뛰어오르죠.”
김나랑

김나랑

피처 디렉터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매번 배웁니다. 집에 가면 요가를 수련하고 책을 읽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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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디렉터
    김나랑
    Anna Grace Lee
    사진
    Alejandra Loaiza
    세트
    Jhonson Camilo Tovar Quintero
    프로덕션
    Lully Du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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