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SNS가 지구를 살린다?

2019.04.17

by 조소현

    SNS가 지구를 살린다?

    위장이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죽은 고래의 이야기가 또다시 신문에 소개됐다. 매일 확인해야 하는 미세먼지 앱과 위협적인 경고음을 울리는 재난 문자에 피로감이 몰려든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에 접어든 지금, 환경을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해야겠단 마음이 절로 든다. SNS로 지구를 돌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트래시태그 챌린지

    인스타그램에 #trashtag를 검색하면 6만7,000개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최근 인기 게시물로 꼽힌 것은 미국 미시간에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헤더 도로시(Heather Dorothy, 인스타그램 아이디 theearthysoul)의 사진이다. 그녀는 미시간의 한 도로변에서 주운 쓰레기로 가득 찬 봉투를 양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 아래엔 우크라이나 한 교회의 청년들 사진이 있다. 그들의 키를 넘길 만큼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봉투가 시선을 모은다. 또 ‘5미닛비치클린업’이라는 단체의 포스팅도 눈길을 끈다. 우간다의 학생 20여 명이 쓰레기로 뒤덮인 해변을 말끔히 치우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트래시태그 챌린지는 쓰레기를 치우기 전과 후의 사진을 올려 SNS에 인증하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2015년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UCO가 처음 시작했다. 한동안 주춤하다가 최근 다시 시작된 것은 미국의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서였다. SNS로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10대들에게 제안한 것이었는데, 나이는 물론 국경, 인종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통영의 수달을 살리는 같이가치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도 보고 회식비 송금도 하고 기념일에 선물을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부도 할 수 있다. 전체 서비스 중 라이프 섹션에 있는 ‘같이가치’를 클릭한다. 같이가치는 카카오의 사회 공헌 플랫폼이다. 모바일을 통한 나눔과 기부 문화를 널리 알리고 행동하는 데 큰 몫을 하는 중이다. 같이가치에 접속하면 현재 진행 중인 ‘핫이슈’에서부터 어린이, 청년, 여성, 어르신, 다문화, 동물 등 생각해보고 돌봐야 하는 주제가 쭉 늘어서 있다. 검색란에 ‘환경’을 입력하면 관련 프로젝트가 나온다. 남극에 사는 아델리펭귄을 후원할 수도, 수달이 살고 싶은 환경을 가꾸는 것에도, 거제도의 야생화 도감을 만드는 것을 거들 수도 있다. 같이가치가 좋은 이유는 주머니가 넉넉지 않아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응원 버튼을 누르거나 댓글 달기, 프로젝트를 공유하면 카카오가 대신 기부를 해준다.

    숲을 선물하는 트리플래닛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다시 식목일을 휴일로 지정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런데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마스크를 쓰고 나무를 심는 일은 그다지 근사한 일이 아니니까. 식목일이 공휴일로 부활하기 전까지 안전하게 나무를 심을 방법이 있다. ‘트리플래닛’의 반려 나무를 입양하면 된다. 트리플래닛을 통해 원하는 나무를 구매하면 그 수익금으로 필요한 곳에 나무를 심는다. 반려 나무의 종류는 다양하다. 매화가 피는 마누카 티트리, NASA에서 공기 정화 식물 1위로 선정한 아레카야자, 중남미 사막에서 에어컨 나무로 불리는 칼라유카 등 집 안에 들이면 건강 지수를 한층 높여줄 식물이 대부분이다. 반려 식물이 잘 자라도록 양육법을 꼼꼼하게 담은 편지도 함께 보내주는 세심함에도 감동한다. 반려 식물을 키울 여유나 공간이 없다면 ‘포레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이들과 함께 숲을 조성할 수도 있다. 특히 제주도 지드래곤의 숲, DMZ 폴 매카트니의 숲 등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내건 숲을 만들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WEB www.treepla.net

     

    베를린에 꽃을 심는 크라우드펀딩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식물을 심을 수 있다. 환경 단체나 사회적 기업이 아닌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장소는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도시 베를린. 이곳에 남북의 식물이 꽃을 피우는 예술 정원 ‘제3의 자연(Das dritte Land)’이 조성된다. 정원사는 현대미술과 생태학적 실천의 결합을 연구해온 한석현, 김승회 작가다. 작가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백두대간의 자연, 약 2,000포기의 식물을 베를린의 문화 예술 지대 ‘쿨투어포럼’에 심고 가꾼다. 어떻게? 경북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보유한 남북한 야생화를 제공받고, 여기에 북한의 조선중앙식물원에서 제안하는 식물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 정원은 독일의 첨단 조경 기술을 이용해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같은 풍경을 자아낼 것이다. ‘제3의 자연’이 어떻게 실현될지, 행사 기간인 5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일 테다. 이 정원에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누구나 꽃을 심을 수 있다. 10유로면 꽃 한 송이를 심고 감사 카드를 받는다. 남북의 꽃씨,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어셈블리 하프의 원피스,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베를린 콘서트 티켓 등 다양한 리워드도 준비되어 있다. 순수 기부를 하건 리워드를 선택하건, 베를린 예술 정원을 꽃 피우는 데 일조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 참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금아트프로젝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WEB www.facebook.com/keumprojects

      에디터
      조소현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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