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의 부활, 스키아파렐리 2024 F/W 꾸뛰르
다니엘 로즈베리가 오뜨 꾸뛰르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스키아파렐리를 위해서요.

지난 6월 24일, 파리 8구에 위치한 호텔 살로몬 드 로스차일드(Salomon de Rothschild) 지하 살롱에서 스키아파렐리 2024 F/W 꾸뛰르 쇼가 펼쳐졌습니다. 다니엘 로즈베리는 이번 컬렉션에서 스키아파렐리와 여성들이 일궈온 관계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옷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던 여성들, 그리고 그 힘을 주었던 스키아파렐리에 대해서요.

엘사 스키아파렐리는 종종 ‘빈사의 백조(The Dying Swan)’에서 가장 상징적인 역할을 해온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와 비교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컬렉션의 제목은 ‘더 피닉스(The Phoenix)’, 즉 불사조입니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재창조하고 디자인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던 엘사 스키아파렐리를 떠올리죠. 한마디로 스키아파렐리의 2024 F/W 꾸뛰르 컬렉션은 엘사 스키아파렐리의 감각과 재능을 기리는 쇼였습니다.


컬렉션에는 31개 룩이 올랐습니다. 피스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 제작 과정이 투명하게 그려지더군요. 스키아파렐리는 오뜨 꾸뛰르와 장인 정신의 전형인 하우스입니다. 디테일로 시선을 사로잡을 줄 알죠. 쇼 시작 전, 살색 튤 소재 페이스 네트가 스키아파렐리의 소셜 미디어에 등장했는데요. 런웨이에서도 동일한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앞줄에 앉은 카일리 제너에게서도요). 데뷔 쇼부터 꾸준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온 다니엘 로즈베리다웠죠. 꾸뛰르 하우스의 장인 정신을 훌륭하게 이어온 건 당연하고요.

불사조라는 이름처럼 컬렉션 전반에는 부활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곳곳에 녹아 있었습니다. 불사조 날개 같은 장식을 더한 케이프가 대표적이었어요. 트롱프뢰유 자수와 샹티이 레이스 장식은 투명성을 강조한 실루엣에 독특한 매력을 더했습니다. 스트랩리스 드레스 위에는 3D 가시가 수놓였고, 길게 늘어진 코르셋은 프린지 스커트로 이어졌습니다. 1938년 조디악 컬렉션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아폴론 드 베르사유(Apollon de Versailles) 케이프 디자인이 블랙 벨벳 톱을 장식했고요. 다니엘 로즈베리는 강인함과 연약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꾸뛰르의 기본을 재해석했습니다. 단순히 옷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델들의 워킹, 매우 개인적인 분위기 등 쇼를 이룬 모든 요소에서 느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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