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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미란다의 마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속 이 의상

2026.04.29

흔들리는 미란다의 마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속 이 의상

*이 글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ries Van Noten 2025 F/W RTW. GoRunway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까지 도달하는 후각은 갖지 못했지만, 흔들리는 태슬 속에서 미란다 프리슬리의 심란함은 확실히 느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이미 알려진 대로 패션 잡지 <런웨이>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겪는 위기를 다룹니다. 20년 전에는 서릿발 같았던 미란다 프리슬리는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코트를 혼자 거느라 끙끙대거나, 모델을 향한 거침없는 비난과 차별성 발언은 (당연히) 속으로 삼켜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현실이죠.

옷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물론 대부분의 의상이 권력과 고독을 표현하는 1980년대 파워 드레싱으로 이뤄져 있지만요. 제 눈에는 중반부에 등장하는 드리스 반 노튼 ‘태슬 재킷’이 2026년의 미란다 프리슬리를 가장 잘 표현하는 옷으로 보였습니다. 영화 의상을 맡은 몰리 로저스(Molly Rogers)는 <보그> 인터뷰에서 “스튜디오는 이 재킷 때문에 많이 불안해했어요”라고 털어놨습니다. “메릴은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죠. 저도 그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Dries Van Noten 2025 F/W RTW. GoRunway

Dries Van Noten 2025 F/W RTW. GoRunway

그는 미란다가 <런웨이> 경영진과 맞서는 장면에 이 멋진 재킷을 활용하거든요. 드리스 반 노튼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앙 클라우스너의 첫 컬렉션 의상으로, 분명 런웨이에서는 당당하고 존재감 넘치는 옷이었죠. 하지만 미란다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혹은 누군가 강하게 그녀의 어깨를 잡을 때마다 태슬이 그녀의 마음처럼 후두두 흔들립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20년 전 미란다에 감정 이입하기 딱 좋은 순간이죠. 그러니 영화를 보고 난 뒤 이 재킷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요.

물론 미국 <보그>가 아니라 <보그 코리아>에 있지만, 영화 면면에 <보그> 에디터와 인터뷰를 통해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것이 아닐까 의심되는 장면도 나오죠. 예를 들어 밀라노를 배경으로 하는 <런웨이> 행사는 곧 9월에 진행될 ‘보그 월드‘를 떠올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영화 시작에 등장하는 블루 카펫의 모습은 현지 시간으로 5월 4일 진행될 ‘멧 갈라‘와 오버랩되죠. (멧 갈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미국 <보그>가 공동 주최하는 자선 갈라입니다. 그래서 늘 <보그>가 단독입니다!) 다시 말해 미란다와 앤디의 마음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많습니다. 인쇄 매체의 불안함, 디지털화에 대한 어려움은 일맥상통하니까요. 게다가 디지털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AI 시대,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는 아주 쉽게 우리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미란다는 태슬처럼 흔들리기만 할까요? 아니면 파워 수트처럼 꼿꼿이 자리를 지킬까요? 그다음 순간은 영화로 직접 확인하세요!

황혜원

황혜원

웹 에디터

<보그> 웹 에디터로 주로 패션 트렌드를 다루며, 웹사이트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쓰는 걸 좋아합니다. 돈이든 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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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unway,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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