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의 스커트,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스커트 앞에서 기분 좋은 결정 장애가 생겼습니다.

올여름 가장 큰 스커트 고민은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아니에요. 다 갖고 싶다는 거죠. 1990년대 미니멀리즘의 흔적이 남은 미디스커트 옆에 2000년대 Y2K 감성의 초미니가 나란히 걸려 있고, 그 옆엔 2026년을 휩쓰는 중인 레이스 스커트가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잡고 있거든요. 이 모든 게 같은 옷장 안에 공존하는 것이 올여름 스커트의 가장 흥미로운 점입니다. 한 가지 무드를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는 계절이기도 해요. 초미니를 입었다가 맥시를 꺼내도 되고, 레더 스커트에 그래픽 티를 입어도 되는 여름이니까요. 스커트만큼 자유로운 아이템이 또 있을까요?
미니스커트

@ameliekpf

@jshobbs
초미니스커트 앞에서 망설이는 순간, 이미 지는 겁니다. 올여름 스트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허벅지 한참 위로 올라오는 길이거든요. 민트 스커트에 핑크 슈즈처럼 컬러로 장난치는 방식도 좋고, 플립플롭까지 올 블랙으로 연출해 미니멀하게 가도 충분히 강렬해요. 초미니의 규칙은 하나예요. 확신을 갖고 입는 것!
랩 스커트

앞으로 여미거나 비트는 방식의 랩 스커트를 입을 땐 얇고 하늘거리는 소재로 골라보세요. 단추로 여미는 디자인은 좀 더 단정하고 구조적인 실루엣을 이루고, 끈으로 묶는 스타일은 여미는 각도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실루엣이 나오죠. 미디 길이라면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무드가 강해지고, 미니에 가까울수록 발랄해지고요. 어떤 방식이든 크롭트 탱크 톱과 발레 플랫을 더하면, 랩 스커트 특유의 비대칭 실루엣이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납니다.
미디스커트

@linda.sza

@amandampn
미디스커트를 입을 때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배꼽을 드러내야 한다는 걸 말이죠. 1990년대가 끊임없이 내세우던 공식이잖아요. 스커트 길이가 길어질수록 상체는 반드시 짧아져야 합니다. 크롭트 톱이든, 깊이 파인 브이넥이든 모두 괜찮아요. 빈티지 무드의 체크 패턴 미디스커트라면 블랙 크롭트 톱으로 깔끔하게, 심플한 화이트 미디스커트라면 베이지 톱으로 여름의 온도를 높여보세요. 1990년대 잇 걸들처럼 말이죠.
레이스 스커트

크림 컬러 레이스 스커트를 입을 때, 보통은 쉽게 매치할 수 있는 화이트 티셔츠가 떠오를 거예요. 올여름 제가 추천하는 건 바로 블랙 실크 셔츠입니다. 둘 다 미끄럽고 차가운 텍스처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 일관성이 이 조합을 완성시키죠. 블랙 실크 셔츠는 중요한 미팅에 나가도 될 만큼 잔잔한 무드를 연출해줘요. 1990년대라면 이 스커트에 새틴 슬립 톱을 입었겠지만, 2026년 버전은 셔츠입니다.
레더 스커트

얼마 전 제가 ‘여름에 블랙 입기’ 기사에서 레더만큼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죠. 한여름에 블랙 레더를 입으면 어떻게 되는지, 다들 아시잖아요. 그런데 컬러 레더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특히 레드라면 두툼한 소재의 무게감을 상쇄할 수 있죠. 여기에 캐주얼한 그래픽 티셔츠를 입으면? 레더의 진지한 무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플립플롭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레더 스커트를 가장 가볍게 입는 방법이니까요.
롱 데님 스커트

데님을 여름에 입는 방법이 쇼츠나 미니만 있는 건 아니에요. 롱 데님 스커트가 스트리트에서 꽤 자주 목격되고 있거든요. 연한 워싱 데님일수록 가벼워 보이고, 블랙 크롭트 톱과 매치하면 다리가 더 길어 보이죠. 여기에 벨트 하나만 매면 맥시 길이 특유의 축 처지는 느낌이 정돈되면서 허리 라인이 살아나요. 긴 스커트를 입을 때 하는 가장 흔한 실수가 허리를 포기하는 건데요. 데님이라면 포기할 필요 없습니다.
맥시스커트

맥시스커트 앞에서 차분한 컬러를 고르는 건 좀 아까운 일입니다. 시원한 패턴이 가미된 것이라면 더더욱요! 레드 스트라이프 맥시스커트에 민트 오버사이즈 셔츠 조합에선 언뜻 충돌할 것 같은 두 컬러가 의외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죠. 라피아 백과 레드 선글라스까지 더하면, 마르세유 시장에서 장 보고 나온 듯 은근한 바캉스 무드가 완성돼요. 맥시스커트는 원래 컬러가 과감할수록 더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거든요.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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