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교포 블로거

패션 블로거가 스타급 대우를 받는 지금, 남다른 감각과 스타일을 지닌 블로거들이 끝없이 탄생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하는 블로거들의 특징은 바로 한국계라는 사실! 멋쟁이 교포 블로거 2명과 나눈 스타일 토크.

QUESTIONS
1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
2 블로그 이름의 의미
3 패션에 대한 추억
4 크게 영향 받은 스타일
5 직접 정의한 자신의 스타일
6 가장 아끼는 아이템
7 나와 잘 어울리는 디자이너
8 블로그가 즐거운 이유
9 블로그 시작 후 뜻밖의 일
10 이번 시즌 기대하는 아이템
11 서울 패션에 대한 기억
12 곧 나에게 일어날 일들
13 나만의 스타일 어드바이스

Jayne Min of STOP IT RIGHT NOW
stopitrightnow.com
셀린의 마라케시 프린트를 스케이트 보드로 새롭게 해석한 제인 민은 단번에 스타 블로거로 떠올랐다. 미국 <보그>는 그녀와 함께 알렉산더 왕을 비롯, 미국 디자이너들의 프린트를 재료로 스케이드 보드를 만들었고, 많은 패션 브랜드가 그녀의 뛰어난 감각을 활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줄을 서고 있다. 프라다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네일을 완성하고, 쿠마와 페퍼라는 이름의 두 마리 강아지를 위해 셀린 스타일의 강아지 옷을 만드는 등 손재주도 훌륭하다. LA에서 어패럴 디자이너로 일하는 제인 민의 인기는 지금 이 시간에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 곧 스타급 대우를 받을 날도 머지않았다.

1 2009년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때는 일을 쉬는 중이라 시간도 많았고,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2 ‘Stop It Right Now’는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자연스럽게 그 문구가 블로그의 시작이 됐다. 패션과 관련해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 쓰고 싶었다.
3 어릴 때부터 옷을 만들거나 스케치를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하이패션에 관심이 없었고, 대학 때는 아예 패션에 관심을 잃었다. 하지만 20대 초반부터 다시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4 평범한 사람들을 좋아한다. 길거리 할아버지들이나 슈퍼마켓의 아줌마들. 그들을 구경하는 게 즐겁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옷을 꾸미지 않은 듯 쿨하게 입는 것. 지나치게 노력하는 패션 피플들을 보는 것보다 즐겁다. 나이가 지긋한 여성들도 좋아한다. 1950~60년대부터 옷 입는 방법을 발전시켜온 그런 여성들. 색다른 스타일을 지닌 그들의 특징은 아주 의도적이지만, 자연스럽게 옷을 입는다는 것이다.
5 내 스타일은 아주 캐주얼하고 조금 이상하다. 하이패션을 즐기긴 하지만, 남들이 볼 때 이상하다 싶은 걸 좋아한다. LA에 살기 때문에 차려입을 기회는 사실 별로 없다. 대부분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캐주얼하게 입는 걸 좋아한다. 거기에 예쁜 부츠나 독특한 재킷을 믹스하곤 한다.
6 2011년 봄 셀린 컬렉션 중 엄청난 위빙 장식 재킷이 있었다. 내게 가장 소중하고 희귀한 제품이다. 내가 알기론 아주 소량 제작된 것으로 안다.
7 물론 가장 사랑하는 건 피비 파일로! 그녀는 많은 생각 끝에 탄생한 것들을 선보이며, 훌륭한 디자인과 현실적인 옷 사이의 간극을 연결하는 데 뛰어나다. 모든 것은 건축적이고 아름답지만, 또 클래식하고 영원하다. 드리스 반 노튼, 앤 드멀미스터, 마르지엘라를 비롯한 벨기에 디자이너들과 꼼데가르쏭, 네이버후드, 언더커버, LGB, 페이스타즘을 비롯한 일본 디자이너들도 좋아한다. 시즌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긴 하지만. 또 아크네와 앤 소피 백 등 스칸디나비아 디자이너들도 좋아한다. ‘웨어러블’한 옷에 개성을 더한 현명한 접근이 좋다. 그 옷들은 럭셔리 패션보다 훨씬 현실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다.
8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 평소에는 일 때문에 바쁘고 외출을 자주 하지 못해 그럴 기회가 별로 없다. 블로그 덕분에 전 세계 멋진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9 블로그를 시작할 때만 해도 별 계획이 없었다. 단지 심심했을 뿐이다. 그렇게 편하게 시작한 블로그 덕분에 두 번이나 미국 <보그>에 소개됐다는 건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다.
10 가을에는 언제나 스웨터가 그리워진다.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스웨터가 좋다. 아우터도 기대되지만, 사실 더 이상 아우터를 사면 안 된다. LA에 살면서는 이렇게 많은 아우터가 필요 없다. 옷장에 걸린 아름다운 코트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11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몇 년간 산 적이 있다. 서울 패션은 훌륭하다. 패셔너블한 사람들도 정말 많다. 패션계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한국 디자이너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게 진짜 자랑스럽다. 서울 패션 위크 때 쇼를 본 적이 있는데 다시 보고 싶다.
12 블로그를 하기 전부터 나는 늘 옷을 디자인하던 사람이었다. 궁극의 목표는 나만의 라인을 론칭하고 작은 숍을 여는 것. ‘Stop It Right Now’란 이름을 갖진 않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내 커리어의 다음 단계에도 함께해주길 바란다.
13 편안하고 자신감을 주는 옷! 트렌디하거나 쿨한 옷이 중요한 건 아니다.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면 캐시미어 스웨터에 청바지, 그리고 반스만 신어도 아주 쿨하고 시크해 보인다. 사람들은 자신감 있는 모습에 끌리게 되어 있다.

Frances Kwon of Pink Horrorshow
pinkhorrorshow.com
파슨스에서 사진을 공부하는 프랜시스 권은 뉴욕의 멋쟁이 소녀 스타일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블로거다. 평소엔 검정 티셔츠에 세련된 샌들 하나만으로 멋을 내다가, 파티를 위해 레이스 드레스와 가죽 바이커 재킷으로 터프함을 더한다.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그녀의 현실적인 스타일은 날이 갈수록 인기다. 바니스 백화점이 그녀를 인터뷰하는가 하면, <틴보그>는 옷차림만큼 세련된 그녀의 아파트를 취재하기도 했다. 차세대 블로거로 주목받는 프란시스 권이 들려주는 자신만의 스타일.

1 2009년부터 ‘Pink Horrorshow’를 시작했다. 물론 그전부터 다른 방식으로 블로그를 해왔다. ‘블로거(Blogger)’ 웹사이트를 만들게 된 것은 ‘MyStyleDiary’나 ‘Chictopia’처럼 멤버들이 참여하는 패션 커뮤니티의 일부가 아니라, 나만의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2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언제나 내 작업에 ‘대조’를 사용한다. 아름다운 것과 기괴한 것을 함께 배치하는 것처럼. 내가 쌍둥이자리라서 언제나 양끝에 있는 것에 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블로그 이름으로 완벽하게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3 열 살쯤부터 입는 것에 신경을 쓴 것 같다. 그때부터 패션은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무엇이 됐다. 고교 시절에는 ‘실험적’이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런 내가 자랑스럽다. 대부분 또래들이 아베크롬비나 홀리스터만 입던 시절 아닌가. 참, 고교 3학년 때 ‘베스트 드레서’로 뽑힌 적도 있다.
4 어릴 때는 셀러브리티들을 우러러봤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좋아했는데, 아무도 그녀를 제대로 된 트렌드세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체크 미니스커트에 크롭트 톱이 일상에 어울리는 옷은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잡지를 보기 시작했고, 거기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처음 <나일론>이 나왔을 때는 정말 최고였다. <틴보그>와 하이패션지를 좋아해 내 방에 잔뜩 붙여놓곤 했다.
5 내 스타일은 클래식하고 편안하되, 거기에 약간의 섹시함과 날카로움을 더한다. 지난 2년간 스타일을 단순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젠 화이트와 블랙에만 눈이 간다.
6 부모님께서 선물해 주신 까르띠에 ‘러브’ 팔찌. 손목에서 절대 빼지 않는다. 너무 익숙해 내 일부가 된 듯하다.
7 셀린의 피비 파일로,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 알렉산더 왕, 프로엔자 스쿨러의 잭 맥콜로와 라자로 헤르난데스. 그들 모두 혁신적인 컬렉션을 매 시즌 선보이고 있고, 다른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참고하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인물들이다.
8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반응하는 것을 지켜보고, 그들이 내게 응원의 말을 건넬 때. 단지 옷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찍어서 올리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니 놀랍다.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즐겁다.
9 내가 즐겨 읽고 좋아하는 잡지에 내가 등장한다는 사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한 번도 기대하지 않은 일이라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10 방금 올가을 위시 리스트 중 최고 아이템인 셀린의 금빛 장식 브로그를 구했다. 재킷을 워낙 좋아하는데, 이번 시즌엔 가죽, 울, 모피, 단색, 프린트 등 다양한 재킷이 눈에 띈다. 곧 그런 재킷을 구입하게 될 것 같다.
11 서울에 세 번 들렀는데 매번 즐거웠다. 마지막 두 차례는 대학 시절이었는데 꽤 최근이다. 겨울이라 다들 커다란 스카프를 두르고 다닌 기억이 난다. 여자들은 아주 여성적이거나 아주 어둡고 아방가르드하게 차려입은 것 같다. 어떻게 입어도 멋진 여성들로 가득했다.
12 내가 좋아하던 블로거들 때문에 실망할 때가 있다. 분명한 비전을 갖고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어느 정도 유명해지고 나면 함께 일하는 브랜드를 의식하느라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나는 블로그를 지금 이대로 유지하고 싶다. 내가 입는 심플한 옷에 집중하는 방식처럼 그렇게.
13 아무리 유행한다고 해도 자신의 개성에 맞지 않는 트렌드에 빠지지 않기를. 나도 그런 적 있지만, 당시 사진을 보고 있자면, 내 이마를 한 대쯤 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