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스니커즈 4대천왕

2016.03.17

by VOGUE

    스니커즈 4대천왕

    스니커즈 열풍이 거세다.
    수많은 스니커즈 중에서 지금 가장 핫한 아이템은 역사와 전통의 ‘운동화’.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뉘앙스를 지닌 스니커즈 4대 천왕.

    Superstar

    “내 아디다스는 좋은 소식만 가져오지. 그리고 그 신발들은 잘 팔리는 신발들처럼 지겹지 않아. 블랙과 화이트에 화이트와 블랙 스트라이프가 있지. 그거야말로 내가 마이크를 잡을 때 신고 싶은 신발이지.” 80년대 래퍼 RUN DMC는 운동화에 바치는 찬가를 발표했다. ‘My Adidas’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바로 그가 즐겨 신던 ‘슈퍼스타’를 위한 노래. ‘셸토(Shell Toe)’라고 불리는 단단한 고무 앞코와 특유의 삼선 스트라이프가 특징인 슈퍼스타는 1969년 탄생한 이후 꾸준히 인류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파리의 재주꾼인 자크무스의 시몬 포트는 올가을 컬렉션에서 모델들에게 아찔한 하이힐이 아닌 슈퍼스타를 신겼다. 장난기 가득한 스타일과 순백의 슈퍼스타 궁합은 10점 만점에 10점! 내년 봄 남성복 패션을 점치는 2015 봄 컬렉션에서도 슈퍼스타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한국의 준지가 슈퍼스타를 재해석한 새로운 디자인을 런웨이쇼에서 선보인 것. 올 화이트와 올 블랙으로 통일한 새로운 디자인은 슈퍼스타를 업그레이드하기에 충분했다. 정욱준의 패셔너블한 감각이 더해진 슈퍼스타를 구하고 싶다면? 내년 2월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Air Force 1

    “전 에어 포스 1을 125켤레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자신의 디자인을 담은 에어 포스 1을 발표해 전 세계 지방시 팬과 나이키 팬을 동시에 열광시켰던 리카르도 티시가 고백했다. 티시만의 감각이 더해진 에어 포스 1은 론칭 이후, 웨이팅 리스트를 거느린 인기 절정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리카르도 티시만 투박한 군함을 닮은 이 운동화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할렘의 농구 마니아들 사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던 포스 1은 덕분에 ‘업타운(Uptowns)’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힙합 스타들(넬리와 칸예 등)은 각각 자신의 노랫말 속에 포스 1을 언급했다. 슈퍼모델 샤넬이만의 연인이자, 래퍼인 에이섭 락키 역시 에어 포스 1의 팬으로, 인터뷰에서 자신을 에어 포스 1의 재발견을 이끈 주인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가 스트랩 장식의 에어 포스 1을 다시 유행시켰죠. 그래서 다시 런웨이와 잡지에서 그 신발이 보이게 됐어요. 여자들은 디올 탑을 입고 에어 포스 1을 신고 다닙니다.” 재유행의 시발점이 누구였든 간에, 당분간 에어 포스 1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듯하다.

    Air Max

    “러시아 디자이너인 비카 가진스카야를 파리에서 마주치는 순간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어요. 발목까지 내려오는 프린트 스커트에 어린 시절 엄청나게 갖고 싶어 하던 나이키 에어 맥스를 신고 튈르리 공원을 거니는 모습을 봤죠.” 미국 <보그> 온라인 에디터 치오마 나디는 다시 한번 에어 맥스의 꿈에 푹 빠지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 모습은 제가 원하는 룩 그대로였어요. 여성적인 우아함과 톰보이풍의 멋 그 사이에 있었죠.” 러시아 패션 스타인 비카 가진스카야는 나이키의 에어 맥스를 아끼는 수많은 이들 중 한 명이다. 피비 파일로는 에어 맥스를 신고 피날레 무대에 섰고, 서울에 온 수지 버블이 가장 먼저 낚아챈 아이템 역시 바로 은빛 에어 맥스였다. 이 모든 건 놈코어 유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90년대 키드들은 맥스 90, 맥스 95, 맥스 97 등으로 이어진 에어 맥스 연대기에 익숙하다. 남자 친구들은 한정판을 모으기 위해 이태원에 모였고, 여학생들은 교복과 어울리는 컬러를 찾기 위해 동대문 수입상을 뒤졌다. 이 열렬한 팬들 덕분에 나이키는 지난 3월 26일을 ‘에어 맥스 데이’로 정했고, 앞으로 매년 3월 26일 전 세계 에어 맥스 팬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만날 수 있게 됐다.

    Stan Smith

    프랑스 출신 테니스 선수, 로베르 아이예(Robert Haillet)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이름을 단 테니스 슈즈를 즐겨 신던 또 다른 선수가 71년 US오픈에서 우승하자마자, 아디다스가 그 신발의 이름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운동화의 새로운 주인공은 스탠 스미스(72년 윔블던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스탠 스미스(본명은 Stanley Roger Smith) 덕분에 지금까지도 그 이름이 익숙하다). 무려 4,000만 켤레가 넘게 팔린 이 운동화가 최근 다시 한번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근육질 이전의 마크 제이콥스, 셀린의 피비 파일로, 디올의 라프 시몬스, 그리고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잘 알려진 스탠 스미스 마니아. 그들 덕분인지 다시 론칭한 스탠 스미스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지난 패션 위크 기간 동안에도 수많은 쇼장 안팎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띄었던 신발이었다. 동시에 인터넷에서는 원하는 컬러를 구입하기 위한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 스탠 스미스의 인기는 올가을까지 이어질 예정. 그 예로, 9월 13일 세계적인 패션숍(뉴욕의 바니스 뉴욕, 파리의 꼴레트, 런던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들에선 각각의 숍을 위한 한정판을 선보였다. 물론 진짜 마니아들은 라프 시몬스가 디자인한 스페셜 에디션을 신고 디올 쇼에 참석하겠지만 말이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기호
      사진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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