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발랄한 잡지 발행인들 1

패션은 물론, 요리, 여행, 환경보호까지 여러 장르를 재기 발랄하게 탐구하는 잡지의 발행인 8인을 만났다.
선정 기준은? 주제가 뭐든 탐미적 이미지로 가득하다는 사실.



CEREAL

 

인스타그램 세계에서 화제가 되는 잡지 중 하나는 바로 이것! 26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편집장 로사 박(Rosa Park)은 여행과 일상을 주제로 잔잔한 사진과 담백한 기사를 선보이며 ‘시리얼 스타일’이라는 용어를 창조했다.





SIMPLE FACTS

잡지명 의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치 스테이플톤(Rich Stapleton)과 셀 수 없이 많은 이름을 떠올렸다. 아무 의미 없이 농담처럼 주고받던 것 중 유난히 마음에 와 닿아 선택했다.

창간호 2012년 12월.

연간 발행 횟수 1년에 네 권!

다루는 주제 여행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룬다. 뭐든 주제가 될 수 있는 것이 장점.

최신호 표지 2014년 겨울호 표지는 추운 계절과 딱 어울리는, 눈 덮인 산봉우리로 장식했다.

웹사이트 readcereal.com

판매처 45개국의 서점, 미술관, 부티크 등등. 지난 연말부터 한국에서도 출판된다.

 

QUESTIONS

창간 계기는? 늘 잡지를 사랑해왔다. 딱 내 또래가 관심 있을 법한 여행과 일상에 관한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다행히 많은 이가 공감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순간? 지금까지 나온 여덟 권이 각기 다른 의미로 모두 특별하다. 하지만 뉴욕, 마라케시, 사하라 사막, 영국 브리스틀 등을 다룬 일곱 번째 책을 만든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만들기 위해 자연스럽게 세계 곳곳을 여행했는데, 무더운 7월에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한 일곱 번째 표지 촬영은 평생 잊을 수 없다. 무려 사흘 밤낮을 운전해서 가야 했으니까. 물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표지이긴 하다. 

잡지를 만들기 전에는? 뉴욕에서 패션과 뷰티 마케팅을 하다가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문학을 공부했다. 학위를 딴 뒤 여러 소규모 잡지에서 일하다 직접 창간하게 됐다.

'좋은 잡지'란? 정보를 전달하거나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로 가득 채운 잡지!

디지털 시대에 종이 잡지의 매력은? 종이 잡지에는 뭔가 든든하고 묵직한 느낌이 있다. 한 번에 소비되는 디지털 매체와 다르다. 완성도 있게 구성되며, 한 장 한 장 인쇄되고, 결과물을 손으로 만질 수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어린 시절 좋아하던 잡지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잡지를 읽으며 성장했다. <Vogue> <Vanity Fair> <The New Yorker> <Paris Review> <National Geographic> 등등. 최근에는 <Monocle> <Inventory> <Milk Deco> <The White Review> <Wired> 등을 꼭 챙겨 본다.

앞으로의 꿈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잡지!





SO IT GOES

 

고작 네 번의 이슈가 나왔지만, 그동안 섭외 인물 리스트를 보면 놀라울 뿐이다. 데인 드한, 데이비드 핀처, 포피 델레빈 등등. 편집장 제임스 라이트(James Wright)는 소규모 팀을 이끌며 끝내주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SIMPLE FACTS

잡지명 의미 소설가 커트 보네거트의 69년 작 <제5 도살장>에서 따온 이름이다.

창간호 2013년 5월.

연간 발행 횟수 1년에 두 권!

다루는 주제 문화 전반을 망라하기에 일곱 개의 구체적인 챕터로 이뤄진다. ‘The Actors’ ‘The Directors’ ‘The Artists’ ‘The Musicians’ ‘The Places’ ‘The Collections’ ‘The Writers’!

최신호 표지 최신호는 두 개의 다른 표지로 출판했다. 데인 드한과 브릿 말링!

웹사이트 soitgoesmag.com

판매처 런던, 뉴욕, 파리, 도쿄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판매된다. 주로 꼴레뜨, 오프닝 세레모니, 테이트 모던 등 멋진 곳들이다.

 

QUESTIONS

창간 계기는? 남성복 라인 ‘포스앤메인(Fourth&Main)’ 론칭 후, <포스앤메인 저널>이라는 잡지를 만들어 무료 배포했다. 세 권의 책을 만들고 나니 문득 좀더 제대로 된 잡지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발전한 것.

기억에 남는 순간? 고작 세 명이 한 팀이며 예산이 적기 때문에 매 순간이 쉽지 않다. LA 촬영을 앞두고 지갑을 잃어버린 상태로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적도 있다. 룰렛에서 얼마를 따느냐에 따라 다음 날 촬영 진행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

잡지를 만들기 전에는? 정치학을 전공하고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영화에 관심이 많아 뉴욕의 영화사에서 일하다 런던으로 돌아온 후 잡지 일을 시작했다.

'좋은 잡지'란? 살아 있는 글과 상상력이 풍부하고 신선한 디자인이 함께 가야 한다. 전자가 만족되지 않는 한, 후자는 아무 의미가 없다. 순수한 아트 북이 아닌 이상 말이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 잡지의 매력은? 수십 가지 다른 인터넷 창을 열어둔 채로 음악, 혹은 영상까지 곁들여 글을 접할 때보다인쇄된 페이지에서 활자를 접할 때 더 신중하게 정보를 흡수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잡지는? 아버지의 영화잡지들을 많이 봤다. <Little White Lies>처럼 멋진 영화 잡지는 좀 더 성장한 뒤 알게 됐다. 요즘에는 <Muse> <Rika> <The White Review>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앞으로의 꿈은? 온갖 분야를 다루는 우리가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취향을 지닌 독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매체가 되고 싶다.





HOLO

 

예술과 과학기술, 그리고 잡지. 잘 매치되지 않을 듯한 세 가지 요소를 이리저리 버무리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한가득 쏟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더 숄츠(Alexander Scholz)는 아주 잘 알고 있다.





SIMPLE FACTS

잡지명 의미 ‘전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holos’에서 시작됐다. 홀로그램, 홀로그래피 등을 떠올려보면 미래적인 느낌이 우리 잡지와 딱 어울린다.

창간호 2014 봄. 연간 발행 횟수 1년에 두 권씩.

다루는 주제 예술과 과학기술 간의 시너지 효과가 핵심 아이디어다. 최근의 기술은 공상과학소설과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발전했고 이런 상황이 예술가와 디자이너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최신호 표지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스튜디오 ‘모니커(Moniker)’와 함께 만든 것이다. 창간호의 각 표지에서 알파벳 H, O, L 을 찾아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푸른 바탕에 흰색 픽셀로 표현한 밀도도를 그렸다.

웹사이트 holo-magazine.com 

판매처 웹사이트를 통해 구독 신청을 받는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미국 등의 서점에서도 판매 중인데, 한국에서도 곧 판매되길 바란다.

QUESTIONS

창간 계기는? 지난 몇 년간 웹사이트(CreativeApplications.Net)를 통해 예술과 과학기술 분야의 상호작용에 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 데이터 시각화, 크리에이티브 코딩, 소프트웨어 아트 등 컴퓨터와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다가 좀더 차분하게 정리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기억에 남는 순간?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투자금을 모으기 시작한 순간부터 뉴욕 미디어아트 재단에서 열었던 론칭 파티까지 모두! 우리 팀원들은 토론토, 런던, 베를린 등 전세계 곳곳에 머물고 있기에 준비 과정 내내 스카이프를 통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잡지를 만들기 전에는? 편집장 그렉은 <Vague Terrain>라는 웹 저널을 운영했고, 에디토리얼 디렉터 필립은 ‘CreativeApplications.Net’을 설립했으며, 나는 <Screen>이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각자 글, 디자인, 출판, 영업 등을 익혀온 것이다.

'좋은 잡지'란? 의미 있는 잡지!

디지털 시대에 종이 잡지의 매력은? 디지털 매체는 즉각적이지만 특별한 느낌은 부족하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잡지는? 90년대에는 <Adbusters> <Debug> <PAGE> <Mondo 2000> 등을 즐겨 읽었다. 지금 우리 팀이 열광하는 잡지는 MThe Alpine Review> <Zeit Magazin> <Delayed Gratification> <Bloomberg Businessweek> 등등. 

앞으로의 꿈은? 언젠가 하나의 도시를 정해 ‘홀로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싶다. 커다란 책장에 온갖 잡지와 책을 진열해 누구든 언제든 찾아와 커피 한잔에 책을 즐길 공간.





ADULT

 

포르노 잡지는 남성의 전유물? No! 사라 니콜 프리켓(Sarah Nicole Prickett)과 버클리 풀(Berkeley Poole)은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 독자들을 위해 성을 이야기하는 잡지를 탄생시켰다. 페미니즘적으로 접근한 콘텐츠들은 은밀하되 외설적이지 않다.





SIMPLE FACTS

잡지명 의미 포르노그래피를 흔히 완곡하게 표현할 때 ‘성인 콘텐츠’라고 부른다. 그래서 직관적 이름으로 사용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창간호 2013년 가을. 

연간 발행 횟수 아직은 불규칙적. 언젠가 1년에 세 권씩 출간하고 싶다. 

다루는 주제 살짝 부끄러워할 순 있지만 죄책감은 느낄 필요 없는 주제들. 

최신호 표지 우리의 두 번째 이슈는 샘 맥키니스(Sam McKinniss)의 작품으로 꾸몄다. 멋진 등 근육을 지닌 남자의 누드 이미지다. 

웹사이트 adult-mag.com 

판매처 북미와 유럽의 서점.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하고 싶다!

QUESTIONS

창간 계기는?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이고 이상하면서도 흥미로운 잡지를 만들고 싶었다. ‘핑크 게토’처럼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성의 손으로 여성의 즐거움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의미가 있다고 여겼다. 재작년, 때마침 미국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가 엄청난 이슈였고 뭔가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잡지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다른 잡지들은 책장이나 탁자 위에 자랑스럽게 올려둔다면 우리 잡지는 침대 옆에 은밀히 뒀으면 좋겠다. 

기억에 남는 순간? 늘 지나간 것보다 앞으로 다가올 것이 기대된다. 

잡지를 만들기 전에는? 사라: 지난 7년간 글 쓰는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글을 쓸 것이다. 버클리: MTV와 <V>에서 일했고 지금은 바니스 백화점의 아트 디렉터로도 일한다. 

'좋은 잡지'란? 먼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왔을 때 21세기 타임캡슐로 여길 만한 잡지가 좋은 잡지 아닐까?

디지털 시대에 종이 잡지의 매력은? 온라인의 어떤 콘텐츠보다 오래 공들여 만든 종이 잡지는 그만큼 오래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 게다가 내 마음에 쏙 드는 종이 잡지를 친구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하는 것은 인터넷상에서 흥미로운 페이지를 공유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친밀함이 있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잡지는? 미국의 70년대는 에로틱한 감성이 넘쳐나는 시기였다. 우리 둘 다 <032c> <Acne Paper> <Toilet Paper>, 그리고 <Purple> 의 과거 이슈들을 좋아한다. 또 <WET> <Viva> <Evergreen Review> 등도 훌륭하다.  

앞으로의 꿈은? 좀더 체계가 잡혀 더 자주 출간하길 원한다. 그리고 이 일을 계속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