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killer

그 옛날 데미 무어는 억대 전신 성형을 통해 젊음과 사랑을 되찾았다. 고통이 지나간 자리엔 달콤함이 남는 법. 당신의 미모를 업그레이드할 미용 시술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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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는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한국은 시술 천국이잖아. 그래서 말인데 네가 가장 좋아하는 시술은 뭐니?” 내 대답은 단호했다. “Not at all.” 아픈 건 절대 못 참는 성격이기에 레이저로 점을 뺀 게 서른 평생 받아본 미용 시술의 전부. 작년 봄, 큰맘 먹고 체외충격파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뻔했다. 5분도 못 가 오른손을 번쩍 들어 도중 하차를 요구했고, 그날 이후로 몸에 칼을 대는 성형수술은 꿈도 못 꿀 일이 됐다.

苦盡甘來. No pain, no gain. À force de mal, tout ira bien.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명언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만국 공통어다. 티 없이 맑은 피부와 군살 없이 날씬한 몸매가 아름다움의 기준인 뷰티 월드에선 이보다 명확한 진리는 없다. 내 나이 올해 서른넷. 아직 시술의 힘을 빌릴 나이도, 그럴 생각도 없다. 하지만 노화 방지 화장품만으로감당할 수 없을 그날을 위해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노후 대비의 시작은 해당 시술을 진행한 의사와 환자의 입을 통한 시술 시 느껴지는 고통과 환희의 순간의 간접 체험. 사실 고통이란 감정은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내가 느끼기에 견딜 만한 통증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지옥 같은 경험이 될지 모른다. 그래서 의사들은 숫자라는 객관적 수치를 활용해 환자의 통증 정도를 가늠한다. 의학 용어로 ‘NRS’. Numeric Rating Scale의 약자로 환자의 통증 정도를 숫자로 계량화하는 방법이다. 마주 앉은 환자를 향해 던지는 질문 패턴은 동일하다. “하나도 안 아픈 상태를 0점, 아파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10점으로 칩시다. 지금 환자분이 느끼는 통증은 몇 점인가요?” 시술의 힘을 빌릴 때가 왔지만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보그>의 리포트를 참고하길. 마음의 준비는 고통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든든한 방패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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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ATMENT 실 리프팅(Thread Lifting)

Goal 안면거상, 즉 늘어진 얼굴 피부를 끌어 올리는 리프팅 시술.

NRS 5점

Doctor Says 피부에 여러 가닥의 실을 넣어 잡아당겨 두피 내에서 매듭짓거나 그냥 피부 속에 넣어두는 형태로 시술한다. 통증은 피부 표면에 바늘이 들어갈 때 심하고 이는 보통 바르는 마취 연고로 보완한다. 바늘이 들어갈 때 작은 혈관이 터지면서 멍이 들 수 있고 멍은 보통 1~2주 안에 사라진다. 필러 시술과 비슷한 정도의 통증으로 이해하면 된다.

Patient Says 턱 라인과 입 양옆으로 서서히 나잇살과 지방층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의사의 따끔한 충고를 듣고 선택한 실 리프팅. 의사는 수면 마취를 권했지만 일정상 국소 마취로 진행했다. 병원에서 받는 통증에 무딘 편이라 크게 괴롭지는 않았다. 따끔한 순간을 굳이 꼽자면 마취 주삿바늘이 얼굴 이곳저곳을 쑤시는 순간 정도? 마취된 이후 통증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정작 불편함은 시술 이후 시작된 듯하다. 실이 피부에 안정적으로 고정될 때까지, 한 달간 상추쌈이나 햄버거처럼 입을 크게 벌려야 하는 음식물 섭취나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일체 금지란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면 꽤 불편한 일상이 이어지니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시길. 불편한 만큼 수확은 크다. 눈 밑이나 관자놀이처럼 노화와 함께 파이기 쉬운 부위가 도톰하게 솟아오르고 무엇보다 턱선과 입매에 탄력이 붙는다. 더불어 안색과 피부 톤이 새살이 돋듯 환해진 데다 매끈해지는 효과로 치면 일반 필러나 레이저 시술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시술시 통증 정도는 5점이나 시술 이후 불편함에 2점을 보태 총 7점 주고 싶다.

 

TREATMENT 보톡스(Botox)

Goal 보툴리눔이란 신경독소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얼굴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완화하는 미용 시술.

NRS 2점

Doctor Says 대부분의 경우 국소 마취 크림을 도포하면 어느 정도 참을 만한 통증이다. 대략 2~3일 후에 보톡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마 찡그리기나 미간 주름 잡기 등 특정 근육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일주일쯤 지나 불편한 느낌이 익숙해지는 순간 얼굴을 찡그리는 법을 잊게 된다.

Patient Says 이마에 깊이 파인 주름을 없애기 위해 반년에 한 번씩 보톡스의 힘을 빌린다. 주사를 놓는 시간은 아주 짧아 거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눈썹 바로 아랫부분이 정말 아팠다. 마치 벌에 쏘인 듯 따가웠지만 통증은 곧 사라진다. 멍이 쉽게 사라지진 않지만 컨실러로 충분히 가릴 수 있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눈썹이 약간 무겁게 느껴진다. 손을 툭 떨어뜨릴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지인들이 매일매일 주말인 사람처럼 아주 편안해 보인다고 말하기 시작할 때가 바로 그 무렵이다.

TREATMENT 셀피나(Cellfina)

Goal 작은 칼날이 달린 장비를 이용하여 셀룰라이트를 만들어내는 피부 아래 섬유조직을 잘라내는 다이어트 시술.

NRS 2점

Doctor Says 미리 말해두지만 이 치료를 받기에 최적의 나이는 50세 미만이다. 피부 조직의 탄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쉽게 차오르기 때문이다. 우선 둥글넓적한 작은 접시(페트리)가 치료받을 부위 위를 맴돌면서 국소 마취제인 ‘리도카인’ 주사를 주입한다. 그런 뒤 석션 컵이 피부를 잡은 상태에서 피부 안으로 작은 칼날을 삽입해 살을 움푹 파이게 만드는 섬유조직을 잘라낸다. 칼날이 움직이는 소리는 약간 기분 나쁠 수 있기에 환자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소음 차단 헤드폰을 제공할 때도 있다. 치료가 끝난 후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 해당 부위에 멍이 남는다. 며칠 뒤면 눈에 띌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니 안심해도 좋다.

Patient Says 시술대에 엎드려 눕자마자 맞은 주사가 이번 시술을 통틀어 제일 아팠다. 마취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칼날에 모터가 달려 있어서인지 소음이 귀에 아주 거슬렸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움푹 파인 부분을 총 20군데 치료했다. 시간은 45분 정도 걸렸고 움푹 파인 부분은 금세 사라졌다. 근력 운동을 한 다음 날처럼 뻐근한 통증이 이틀간 지속됐지만 견딜 만한 고통이라 진통제가 필요하진 않았다. 멍은 열흘 정도 지나니 없어졌다.

TREATMENT 쿨스컬프팅(Coolsculpting)

Goal 냉동 요법을 이용해 배, 허벅지, 팔뚝의 지방 수치를 줄여주는 다이어트 시술.

NRS 3점

Doctor Says 이 시술은 지방이 추위에 잘 파괴되는 점을 이용해 지방을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일종의 콜드 테라피(Cold Therapy)다. 처음엔 차가운 느낌이 불편할 수 있는데 이내 감각이 무뎌진다. 간혹 그 무뎌짐이 오래가는 경우도 있다. 석션기로 피부를 흡입한 상태에서 치료받기에 멍이 생기고 시술 이후 가벼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곧바로 출근할 수 있고 가벼운 운동도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기까진 2~6주가 필요하며 정도에 따라 한 번 이상의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Patient Says 꾸준히 운동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허리둘레에 튜브처럼 차오른 지방과 이별하지 못했다. 그래서 냉동 지방 분해 시술에 도전했다. 아이패드 미니만 한 소형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기계가 약 5cm 두께의 피부를 빨아들인다.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기분이다. 곧 그 부위는 얼어붙을 만큼 차가워지지만 그렇게까지 아프진 않다. 그리고 한순간 마법같이 모든 감각이 사라진다. 이후 추가로 마취 주사나 진통제가 필요 없었다. 허리 양옆의 군살과 배꼽 아래, 이렇게 총 세 부위를 맞았고 각 부위별 시술 소요 시간은 45분 정도 걸렸다. 무엇보다 가장 불편했던 건 3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시술 부위의 피부가 약간 빨개졌고 한동안 서늘한 기분이 지속됐지만 평소처럼 저녁을 먹으러 갔고 다음 날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날 무렵 배 둘레의 튜브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TREATMENT 볼륨 필러(Volume Filler)

Goal 레스틸렌과 쥬비덤과 같은 히알루론산을 기본으로 한 젤을 이용하여 얼굴과 입술의 윤곽과 탱탱함을 되살리는 미용 시술.

NRS 4점

Doctor Says 최근 필러에 리도카인이라는 마취제가 같이 들어 있는 필러 제품이 많이 출시되긴 하지만 여전히 필러는 통증이 심한 시술로 손꼽힌다. 보톡스에 비해 볼륨 있는 물질이 주입되기에 같은 주사라도 통증이 훨씬 더 심하다. 더군다나 입술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 아닌가. 그래서 입술에 주입할 때는 신경 마취를 이용할 때가 많다. 피부를 통해 신경을 마취하기도 하지만 입안을 통해 신경을 마취하기도 한다. 방법은 치과에서 마취할 때와 비슷하다.

Patient Says 윗입술이 아랫입술보다 훨씬 작다. 그래서 1년에 두 차례씩 레스틸렌이나 쥬비덤으로 입술을 통통하게 채웠다. 첫 시술은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 병원이 아닌 에스테틱에서 진행했는데 입술에 젤을 지나치게 많이 넣어서인지 기절할 만큼 아팠다. 부자연스러운 입술을 다시 원상태로 돌리기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 이날 마취 크림은 따로 안 썼다. 입술에 바늘을 주입한 순간 생선 가시에 찔린 듯 따끔한 기분이 들었지만 통증은 오래가지 않는다. 종이에 손을 베이는 순간 느껴지는 고통이 더 아플 정도로 충분히 견딜 만하다. 입술은 몇 시간 동안 살짝 붓지만 다음 날 식사를 하고 키스하는 데 아무런 지장 없다.

TREATMENT 프락셀(Fraxel)

Goal 프락셔널 CO2 레이저를 이용하여 잔주름, 갈색 반점, 흉터, 모공을 줄이는 피부 미용 시술.

NRS 5점

Doctor Says 미세 박피 레이저로 피부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만들기에 통증이 상당한 레이저 시술이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마취 크림이 기본이고, 쿨링 에어(Cooling Air)로 통증을 줄여주기도 한다. 시술 후 약 7~10일 정도 피부에 미세한 딱지가 앉아 거칠거칠한 느낌이 들고 레이저를 쏘인 부위에 붉은 얼룩(홍반)이 생길 수 있다.

Patient Says 지난 여름휴가 때 햇볕에 몸이 심하게 타서 크고 진한 반점이 생겼다. 고민 끝에 찾아간 피부과에서 프락셀을 권하자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예뻐지기 위해 눈 딱 감고 받았다. 온몸에 마취 크림을 도포하고 시술이 시작됐다. 처음엔 하나도 아프지 않았지만 치료하는 동안 점점 통증이 심해졌다. 거의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15분이 지나자 레이저의 스위치가 꺼지면서 가슴에 불이 난 것 같은 통증이 이어졌다. 1시간이 지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화가 찾아왔다. 치료받은 피부는 약 2주간 붉은 상태가 지속됐고 상처가 아무는 동안 거칠거칠한 딱지가 앉는다. 한 달이 지나자 그간의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됐다. 나를 괴롭힌 검은 반점들이 급격히 옅어지거나 사라졌다. 그리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피부가 맑아졌다.

TREATMENT 키벨라(Kybella)

Goal 디옥시콜산이란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이중턱을 개선하는 지방 분해 시술.

NRS 6점

Doctor Says 마취 크림으로 마취하고 키벨라를 주사한다. 지켜본 바로는 이 주사는 맞을 때 아프다기보다는 맞고 난 뒤가 더 힘들다. 주사 맞은 부위가 멍울지고 빨개지며 붓는데 이런 통증이나 부기가 최소 2주간 지속된다.

Patient Says 몸은 말랐지만 턱 밑 살이 두툼해서 늘 고민이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총 네 번에 걸쳐 키벨라를 받았다. 처음 두 번은 디옥시콜산을 맞기 전 리도카인 주사를 맞았는데 바늘이 들어가자마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문득 리도카인이 부기를 더 악화시킨다는 생각이 들어 나머지 두 번은 마취제를 생략했다.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았더니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약 15분간 아래턱이 화끈거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일주일간 부기가 있었지만(리도카인을 맞지 않았을 때는 이틀 미만)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없기에 그냥 목도리를 두르고 다녔다.

TREATMENT 울세라피(Ultherapy)

Goal 초음파를 이용하여 얼굴과 몸의 피부 탄력을 되찾아주는 레이저 시술. 한국에선 울세라로 불린다.

NRS 6점

Doctor Says 시술 전 환자에게 진통제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울세라는 피부 표면보다는 진피 하부나 피하지방층, 또는 ‘SMAS’라 부르는 피부 깊숙한 곳, 근막층에 에너지를 전달하기에 일반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기분 나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일반적으로 내장이 울리는 기분이나 입 주변 가까이 갈수록 이가 시린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통증에도 시술 직후 피부에 표시 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게 울세라의 장점. 대부분의 환자들은 시술 후 한 달이 지나면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 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마취 크림을 바르고 쿨링 에어를 쐬어주며 손에 스트레스 볼을 쥐여주기도 하지만 모두 다 소용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고통이 뒤따르는 시술이니 마음의 준비는 필수.

Patient Says 지난 6년간 얼굴과 목에 세 번에 걸쳐 울세라를 받았다. 처음엔 통증 때문에 먼저 퍼코셋이란 진통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의사는 목 중간에서부터 턱 바로 위까지 초음파를 쏘았다. 한 번 초음파를 내보낼 때마다 2~3초 지속되는 강렬하고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1부터 10까지의 통증 정도 중 8점을 줬다. 그 후 두 번은 데메롤이란 진통제를 추가 복용했다. 그러자 통증이 3점으로 대폭 줄었다. 이전의 타는 듯한 불쾌함이 아닌 따뜻한 기분이었다. 시술이 끝나자 시술 전보다 피부가 살짝 붉어졌을 뿐 딱히 진통제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다. 시술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내 턱선은 놀라우리만큼 날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