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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를 향한 우려

2022.11.10

<설강화>를 향한 우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드라마 JTBC <설강화>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앞서 SBS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단 2회 만에 종영된 바 있는데요. <설강화> 역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명문대생 ‘수호(정해인)’가 피투성이로 뛰어듭니다.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여대생 ‘영초(지수)’는 그를 감추고 치료해주죠. 수호와 영초는 사랑에 빠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사랑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일부 시놉시스가 공개된 후 네티즌 사이에서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 그리고 안기부를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극 중 정해인이 맡은 수호 역은 실제 남파 무장간첩이라는 설정, 장승조가 맡은 안기부 1팀장 ‘이강무’ 역은 “대쪽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되어 있어 문제를 더했습니다. 또 지수가 맡은 영초 역은 민주화 운동가인 실존 인물과 이름이 같은데요. 극 중 간첩인 수호나 안기부 팀장 강무와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방송 전부터 민주화 운동을 왜곡할 수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촬영을 중단해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죠. 지난 26일 올라온 해당 청원은 30일 오후 현재 13만7,000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자 JTBC 측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 미완성 시놉시스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 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뚜껑도 열지 않은 작품에 대한 섣부른 비난은 자제해야겠죠. 하지만 ‘역사 왜곡’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점검은 필요해 보입니다. 살아 있는 역사를 훼손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될 테니까요.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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