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5’ 스타일리스트 곽하늘_THE LIST
곽하늘은 지금 가장 반짝이는 20대 스타일리스트 중 한 명이다. 매력과 호감 지수를 올리는 건 그의 다면성이다. 자이언티, 백예린, 우원재, 저스디스, 릴러말즈, 토일처럼 개성 넘치는 뮤지션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건 직업 스타일리스트로서 기본. 아티스트의 퍼스널 쇼퍼 같은 개념으로 해외에서 물건도 골라주고 큐레이션하는 건 좋은 취향을 가진 이만이 할 수 있는 부가적 능력이다. DJ 이름은 ‘왕 터프(Wang Tough)’로 다소 거친 인상이지만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진지하고 또 심지어 ‘잘’ 튼다. 코끼리, 케이크샵, 모데시 등 서울의 쿨한 클럽으로 정평이 난 곳이 그의 무대가 된다.
또한 곽하늘은 손야비, 문이랑과 함께 소프트오피스라는 패션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여러 문화 콘텐츠를 제작한다. 요즘은 영화와 협업해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폭넓은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최근 A24 영화사에서 나온 <미나리>, <애프터 양>, <패러렐 마더스> 등의 머천다이즈 제작, 시사회 진행, 아티스트와의 영화 협업과 관련된 일도 모두 소프트오피스를 거친 것. 곽하늘은 따로 자신만의 채널 Softoffice.hub를운영하면서 패션 뉴스, 인물, 재미있는 계정이나 브랜드 소개 등을 비롯해 가끔은 패션에 대한 글도 쓴다. 이렇듯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곽하늘에게 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다섯 가지에 대해 물었다.
LUAR SHORTS
루아르(Luar)를 처음 접한 건 지난해 2022 S/S 컬렉션을 선보일 때였다. 2019 S/S를 시작으로 2019 A/W까지 컬렉션을 하고 재정비한 후 2022 S/S로 컴백한 루아르는 나에겐 과하지 않은 디자인이지만 중요한 포인트가 들어간 디테일이 매우 좋았다. ‘루아르’는 디렉터 라울 로페즈(Raul Lopez)의 이름을 뒤집어 만든 이름이다. 그는 셰인 올리버와 후드바이에어(HBA)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는데, 루아르에서는 후드바이에어의 러프한 디테일이 조금 정돈된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최근 발렌시아가 애프터 파티 영상에서도 루아르 가방을 든 사람이 종종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아직 컬렉션 제품을 발매하진 않았지만 크게 기대하는 중이다. 잘 산 물건은 아니지만 생일 선물로 잘 ‘받은’ 물건이다.
BYREDO MOJAVE GHOST BODY LOTION
이 로션을 받기 전까진 외출하기 전 하루를 향수로 시작했다. 어릴 때 엄마가 발라주던 보디 로션 빼고 뭔가를 몸에 발라본 적이 없던 나는 습한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로션에 손이 안 갔다. 바이레도 ‘모하비 고스트’ 제품을 쓴 후로는 향수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은은하게 나는 향이 향수와는 확연히 다르고 특히 온몸에서 나는 향기라 기분이 좋다. 여름철 끈적한 로션 느낌보다는 오히려 피붓결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선물로 받았지만 한 통을 비우면 다시 구매할 예정이다.
CHROME HEARTS COX UCKER
크롬하츠라는 브랜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테고리를 물어본다면 안경 라인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유는 디자인 자체로 놓고 보면 과할 수도 있지만 크롬하츠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생각할 땐 그렇게 과하지 않은 디테일이다. 무엇보다 퀄리티가 ‘끝판왕’이라고 얘기해도 될 정도로 잘 만든 안경이다. 특히 나는 엔드피스와 힌지의 디테일과 퀄리티를 체크하는데 은장식부터 마감까지 아주 깔끔했다. 생일 선물로 받아 더욱더 특별한 아이다.
MAISON MARTIN MARGIELA ARTISANAL 2002 S/S DENIM JACKET
자칭 컬렉터라고 얘기하긴 그렇지만 마르지엘라 제품을 계속 모으는 건 사실이다. 1989년 첫 컬렉션 제품부터 그가 은퇴하기 전까지의 컬렉션 제품을 매일같이 디깅하는 건 내 지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 이 재킷은 2002년에 출시된 빈티지 리바이스로 재구성한 제품이다. 아티저널 라인 중 데님을 이용한 제품이 많은데 내 생각엔 그중 손꼽히는 재킷이 아닌가 생각한다. 메인 컬렉션에서도 가장 돋보인 재킷이었고 적은 수량으로 발매해 지금은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 운 좋게 발견해 하루 정도 고민 끝에 산 재킷이다. 아티저널 페인팅 데님 재킷을 여러 벌 갖고 있는데, 남자 사이즈라도 너무 작게 나와서 입기는 힘들지만 이 재킷은 그보단 넉넉하게 나왔고 양쪽 가슴 부분을 덧댄 데님은 별것 아니지만 설렘 포인트가 있다. 딱 20년 전 제품이지만 지금 갈리아노가 이끄는 마르지엘라에서 비슷한 디자인이 나온다. 프랑스 아틀리에에서 손수 해체한 후 다시 작업한 제품과 최신 공장에서 갓나온 상품의 디테일을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ILOT S30 MECHANICAL PENCIL
뭐 하나에 빠지면 덕후가 되는 기질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것이 필기구였다. 학창 시절 필기구에 빠지면서 직구를 터득했다. 일본부터 독일, 미국 브랜드별로 필기구를 모았고, 심지어 지우개까지 안 써본 게 없을 정도로 필기구 덕후일 때가 있었다. 그중에서 파일럿 S 시리즈를 S5, S10, S15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샤프심 두께에 따라 모은 기억이 있다. 재미있는 기억은 샤프심 두께가 0.4였던 샤프에 빠져서 0.4라면 다 모아뒀고 박스를 안 뜯은 것도 있었다. 0.5 샤프를 0.4로 개조도 해서 사용했으니 말 다 했다! 아무튼 파일럿 S 시리즈에서 내가 알기론 S20이 마지막이었는데 최근에 S30이 나온 리뷰 영상을 보고 바로 구매했다. 오토매틱 기능을 탑재해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샤프심이 나오는 샤프다. 디자인은 가장 좋아하던 S20과 동일하다. 이 샤프를 보면 뭐든 낙서하거나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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