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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단권 폐지에 분노한 스타들

2022.06.28

by 황혜원

    임신 중단권 폐지에 분노한 스타들

    “미국 여성에게 암흑의 날이다.”

    – 빌리 아일리시

    빌리 아일리시 인스타그램 @billieeilish

    6월 24일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례가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무효화되었다. 1970년대 초까지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금지했다. 제인 로(가명)는 강간을 당해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낙태 수술을 요청했지만 생명이 위독하지 않고 강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당했다. 그러자 로는 댈러스 카운티 지방 검사 헨리 웨이드를 피고인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1973년 7 대 2로 낙태죄가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다는 위헌판결을 냈다. 이 판례에 따라 임신부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출산 3개월 전까지 어떤 이유로든 임신을 중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49년 만에 이 판례가 폐기된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개별 주에 결정권을 넘겼고 미국 50개 주 가운데 26개 주가 임신 중단을 부분 또는 전면 금지할 전망이다. 미국 사회는 들끓고 있다. 총기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여성의 자궁은 규제한다는 비아냥, 피임약 품귀 현상, 각종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 삭스,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구글, 애플, 아마존, 우버, 메타플랫폼, 스타벅스 등 350여 개 회사가 임신 중단권 제한에 반대하고 나섰으며, 일부는 직원의 임신 중단 수술 여행 경비를 이미 지원하고 있거나 향후 지원하기로 했다. 반면에 임신 중단 반대 단체는 사후 피임약도 금지하고 낙태를 위해 주 경계를 넘는 것도 금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생리 주기 추적 앱이 낙태죄 처벌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앱을 지우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앱 제작사는 철저한 신변 보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있을 할리우드가 아니다. 미국의 셀러브리티들은 일제히 분노를 쏟아냈다. 여기 몇 가지 반응을 소개한다.


    테일러 스위프트 @트위터 

    여성의 자기 신체 결정권을 위해 수십 년간 수많은 사람이 싸웠는데 오늘의 결정이 그것을 우리에게서 빼앗았다.


    올리비아 로드리고 @글래스턴베리 

    수많은 여성, 소녀들이 이것 때문에 죽어나갈 걸 생각하면 충격과 공포가 밀려온다. 자유에는 1도 관심이 없다는 걸 보여준 다섯 명의 대법관에게 다음 곡을 바친다. 사무엘 올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바렛과 브렛 카바노. 우리는 너희들이 싫어! (올리비아가 그들에게 바친 곡은 릴리 알렌의 ‘F*** You’였다) 글래스턴베리 영상_ https://youtu.be/Fpc40dmPlVM


    패트리샤 아퀘트 @트위터 

    내 딸에게 미국에서 태어나게 한 것을 사과하고 싶다.


    잭 화이트 @인스타그램 

    (트럼프가 임명한 세 명의 보수 대법관을 가리켜) 실제 대중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 없는 그 세 명이 미국을 1970년대로 되돌려놓았고, 여성의 권리를 위한 싸움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만들었다.


    베트 미들러 @트위터 

    게이들아 준비해라. 다음은 너희 차례다.


    앨리샤 키스 @트위터 

    이 결정은 단지 낙태에 관한 게 아니다. 누가 당신에게 권력을 행사할지, 누가 당신의 결정을 허가할지, 누가 당신의 미래를 통제할지에 대한 것이다.


    마돈나 @인스타그램 

    이제 연방 대법원은 여성의 권리가 더 이상 헌법상 권리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여자들아, 싸울 준비 됐나?


    비올라 데이비스 @트위터 

    그 어느 때보다 군중의 목소리와 힘을 사용해야 할 순간이다.


    부시 필립스 @트위터 

    이게 끝이 아니다. 엿 먹어라 이 가짜야, 엿 먹어라 이 인간들아. 네 세금 하나만 보고 투표한 인간들아, 너희도 엿 먹어. 이 대법원은 너희들 탓이야.

    @BusyPhilipps


    리조 @트위터 

    다음 투어 수익 중 50만 달러를 플랜드 페어런트후드(출산 건강을 지원하는 비영리 기구)와 어보션 라이트(낙태 접근성 향상을 위한 민간단체 연합)에 쓰겠다. 라이브네이션(공연 주관사)이 같은 금액을 보태 100만 달러를 만들기로 했다.

    @lizzo


    타라지 P. 헨슨 @BET시상식 

    총이 여자보다 더 큰 권리를 갖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다. 시상식 영상 https://youtu.be/WIMLk7WMDV4


    자넬 모네 @BET시상식

    (최우수 여성 R&B/팝 아티스트 후보를 소개하며) 이 예술가들은 우리의 방식으로, 우리의 진실을 담아서 작품을 만들고, 자유롭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합니다. 우리의 신체와 결정을 통제하고 감시하려는 이 세상에서 말이죠.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망할 대법원아! 시상식 영상  https://youtu.be/r-QKIDid_p8

    이숙명(칼럼니스트)
    사진
    각 트위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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