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위크를 뒤흔든 새로운 이름 4
지난 몇 주 동안 뉴욕, 런던에 이어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2023 S/S 패션 위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다음 시즌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이 시기에 밀라노를 뒤흔드는 인물들이 등장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패션 피플의 취향과 니즈는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이런 흐름에 응답하듯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하나의 패션 하우스에 오래 머물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죠. 샤넬에서 36년 동안 활동하던 칼 라거펠트처럼 상징적인 존재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변화는 또 다른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여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만큼 패션 하우스의 성격도 다양해졌죠. 이번 패션 위크에서도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이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에너지를 몰고 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4인을 소개합니다.
맥시밀리언 데이비스
클래식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이번 시즌 큰 변화를 시도했죠. ‘살바토레’를 빼고 심플하게 페라가모로 변신했습니다. 이번 시즌부터는 새로 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맥시밀리언 데이비스의 디자인을 전개합니다.
20대 후반인 데이비스는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 출신으로 2020년 ‘패션 이스트(Fashion East)’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맥시밀리언(Maximilian)’을 선보였습니다. 두아 리파, 리한나, 카일리 제너 등이 맥시밀리언의 옷을 사랑해 자주 입고 등장하기도 했죠. 그는 앞서 ‘이지 갭(Yeezy Gap)’의 헤드 디자이너로도 활약한 바 있는데요. 이제 페라가모의 새로운 시작점에 섰습니다.
마르코 드 빈센조
에트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마르코 드 빈센조입니다. 이탈리아 출신인 빈센조는 1999년부터 펜디에서 레더 액세서리 디자인 헤드 디렉터로 활약하며 인정받았습니다. 빈센조는 자신의 레이블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2020년 운영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보헤미안 감성이 가득한 에트로가 그를 영입한 건 머스트 해브 ‘잇 백’을 탄생시키기 위한 계획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빈센조가 이끄는 에트로에서 어떤 제품 라인이 새롭게 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필리포 그라치올리
니트웨어 브랜드 미쏘니가 필리포 그라치올리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했습니다. 버버리, 지방시, 마르지엘라, 에르메스를 거친 그라치올리가 미쏘니에 등장하면서 창의적인 비전을 꿈꿀 수 있게 되었죠.
그라치올리는 미쏘니에 영입될 당시 “미쏘니의 핵심 자질인 유쾌함, 신선함, 색채 감각, 긍정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비전으로 주어진 기회와 경험을 더 구체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감사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익숙한 미쏘니’가 아닌, ‘미쏘니의 해방’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루이지 빌라세뇨르
스트리트 브랜드 ‘루드(Rhude)’를 통해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많을 텐데요, 핫한 디자이너 루이지 빌라세뇨르가 발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등장했습니다. 방탄소년단, 벨라 하디드, 저스틴 비버 등 셀럽이 사랑하는 ‘루드’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죠. 올해 30세인 그는 루드를 비롯해 자라(Zara)와 함께 선보이는 ‘RHU’ 라인, 발리 등 총 세 개 브랜드를 동시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빌라세뇨르는 “발리는 할아버지부터 대대로 우리 가족이 착용해왔다”며 “언제나 럭셔리에 대한 스위스의 접근 방식, 탁월함의 신중한 표현, 환경에 대한 공생적 개방성에 감탄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오랜 전통을 지닌 발리가 빌라세뇨르를 영입한 건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스타일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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