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착시 효과 패션? 2023년 가장 대담하고 ‘핫’한 트렌드

2023.01.17

by 이소미

    착시 효과 패션? 2023년 가장 대담하고 ‘핫’한 트렌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룩을 먼저 봅시다.

    Balmain S/S 2023 RTW

    컷아웃 디테일이 가미된 톱이라고 생각했나요?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그저 정교하게 프린트된 그래픽일 뿐이니까요. 오늘은 스크롤을 내리는 속도가 조금 느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유심히 봐야만 알아챌 수 있는 재미있는 룩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오늘의 주제는 트롱프뢰유(Trompe-l’oeil) 패션입니다.

    트롱프뢰유는 ‘실물로 착각할 정도로 정밀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그림’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쉽게 말하면 착시 효과를 의미합니다. 초현실주의 패션의 대표적인 표현 기법이기도 하죠.

    1927년 탄생한 트롱프뢰유 스웨터를 연상케 하는 스키아파렐리의 2022 F/W 시즌 룩.

    여기서 스키아파렐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군요. 리본 매듭 패턴이 가미된 블랙 스웨터 말이에요. 트롱프뢰유 스웨터라 불리는 이 스웨터는 1927년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디자인하며 단숨에 명성을 얻은 아이코닉한 스웨터이기도 합니다. 1938년 서커스 컬렉션에서는 살갗이 찢어져 벗겨진 듯한 그래픽이 새겨진 이브닝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했죠.

    그 후 트롱프뢰유 기법은 실로 많은 디자이너가 활용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에르메스, 샤넬, 장 폴 고티에, 모스키노, 꼼데가르송, 톰 브라운, 마르탱 마르지엘라… 브랜드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죠. 그리고 바야흐로 2023년, 이 트롱프뢰유 패션이 이번 시즌 주요 트렌드로 우뚝 섰습니다.

    Loewe S/S 2023 RTW

    Off-White S/S 2023 RTW

    로에베의 들쭉날쭉한 픽셀 디자인이 가미된 룩이 가장 강력한 증거죠. 엑스레이를 찍은 것 같은 오프화이트의 셋업은 또 어떻고요.

    물론 재미와 위트만 내세운 건 아닙니다. 네이키드 트렌드에 맞춰 좀 더 에로틱하고 원초적이거든요.

    Balmain S/S 2023 RTW

    Loewe F/W 2022 RTW

    발망은 이 기법을 원피스에도 적용해 더 극적인 실루엣을 완성했군요. 지난 시즌 로에베가 선보인 드레스처럼요.

    Balmain S/S 2023 RTW

    남성 조각상을 흐릿하지만 사실적으로 새겨 넣은 코트도 눈에 띕니다.

    Y/Project F/W Menswear

    Y/Project F/W Menswear

    Y/Project S/S 2023 Menswear

    Y/Project S/S 2023 Menswear

    글렌 마르탱의 와이/프로젝트 작품도 눈에 들어옵니다. 장 폴 고티에의 트롱프뢰유 기법을 재해석한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재미있는 착시 효과로 넘쳐났는데요. 디자인은 더 교묘해졌습니다. 실루엣은 전체적으로 더 슬림해졌고요. 위트도 위트지만 한술 더 떠 시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Schiaparelli S/S 2023 RTW

    스키아파렐리는 금빛 터치로 여성의 몸을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으로 표현했고요.

    무엇보다 다른 트렌드에 비해 리얼웨이에서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유머러스함이 전제로 깔린 스타일인 만큼 어떤 패션보다 과감한 선택을 하기 좋은 트렌드죠.

    @haileybieber

    @haileybieber

    트렌드의 출항을 알린 건 지난 12월 헤일리 비버의 SNS 사진이었습니다. 헤일리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몸이 새겨진 오버사이즈 티셔츠로 재기 발랄한 패션을 선보였죠.

    @_magda__

    @_magda__

    @_magda__

    마그다는 바퀘라의 티셔츠를 선택했습니다.

    Courtesy of Vaquera

    Vaquera F/W 2022 RTW

    바퀘라는 그녀가 입은 티셔츠뿐 아니라 그간 이미 다양한 종류의 란제리 티셔츠를 꾸준히 내놓았죠.

    @ritaora

    가장 대담한 선택을 한 건 리타 오라! 마그다와 마찬가지로 비키니에 매치했습니다. 몸을 가린 비키니 위에 나체가 프린트된 티셔츠라니! 이보다 더 재미있는 수영복 패션이 또 있을까요? 여름에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룩이군요.

    내 안에 숨겨진 장난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트롱프뢰유 트렌드! 올해는 기발한 그래픽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 거리를 쏘다녀야겠습니다. 온 세상을 속여보겠다는 짓궂은 마음과 함께요.

    에디터
    이소미
    포토
    Courtesy Photos, Instagram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