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이유 없는 슬픔에 대처하는 법

2023.05.25

by 이소미

  • Ana Morales

이유 없는 슬픔에 대처하는 법

이렇다 할 이유 없이 슬픔을 느끼는 건 삶의 특정 시기에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몇몇 심리학자에게 이 감정을 애써 억누르지 않고 건강하게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셀레나 고메즈는 “슬프다고 말할 준비가 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다큐멘터리 <마이 마인드 앤드 미(My Mind & Me)>에서 2019년을 휩쓴 그의 히트곡 ‘Lose You to Love Me’을 만들던 순간에 대해 설명할 때였죠. 셀레나는 “이 곡을 완성하는 데 45분도 안 걸렸어요.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삶을 선택하는 방법이요. 제 삶은 화려하지만 마음속 고통은 크거든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뚜렷한 이유나 계기가 없는 슬픔은 그저 언급하는 것만으로 죄책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셀레나 고메즈는 자신의 슬픔과 정서적 장애를 공개적으로 알리며 이런 상태를 시각화하고 정상화하는 데 이바지한 셀러브리티 중 한 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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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을 챙기지 않고는 건강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동료나 친척, 가족 등 개인적인 사례를 얘기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라고 스페인의 임상심리학자 브리히다 H. 마드센(Brígida H. Madsen)은 말합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걸 판단하려 해요. 허리에 느껴지는 통증에 대해선 어떤 의문도 품지 않으면서 슬픔을 비롯한 심리학적 감정은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이렇게 느끼는 게 ‘정당’한 건지 질문하는 분이 많습니다. 뚜렷한 이유가 없는 슬픔은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듯이요”라고 덧붙입니다.

이유 없는 슬픔이 깊어지면

부정적인 상황이나 충격적인 경험과는 상관없는 슬픔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슬픔은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지요. 슬픔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해서 무작정 이를 없애려고 하거나 외면해선 안 됩니다. 고통이 가중되기만 하거든요. 심리학자 호세 엘리아스(José Elías)는 이에 대해 “인간은 항상 삶에서 일어나는 일, 특히 부정적인 일에 대한 이유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안정감을 느끼고 차분해지거든요”라고 말합니다. 삶이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느낄 때면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절망과 불안을 느끼면서 더 연약한 존재가 됩니다”라는 말을 보탰죠. 누군가는 이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더 큰 상처를 받고요.

이런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은 제법 많습니다. 그중 다수의 경우는 높은 수준의 자기 의심, 스트레스, 충족되지 못한 기대 등과 관련이 있죠.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카탈루냐 오픈 대학교(Open University of Catalonia, UOC)의 심리학 및 교육 과학 학부 마르타 칼데레로(Marta Calderero)교수는 “특히 유년 시절 배운 것들이 여기서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직면하지 않은 두려움과 (부정적인) 과거를 인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치죠”라고 말합니다. 애초에 우리는 타인과 동일한 관점에서 삶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같은 현실이라 할지라도 다르게 인식하고요. 칼데레로 교수는 “개개인이 다 다른 만큼 슬픈 이유도 제각각입니다. 한 사람이 특정한 이유로 슬퍼할 때 다른 사람은 전혀 아닐 수도 있는 거죠”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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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감정은 없다

타인의 슬픔과 감정에 더 잘 공감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재교육이 중요합니다. 칼데레로 교수는 “타인의 고통을 판단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타인의 감정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도록요. ‘당신이 힘들어야 할 이유가 없어요’와 같은 말은 하지 말아야 해요. 그 사람의 곁에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정서적으로 우리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도움입니다. 또한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표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유 없는 슬픔’을 감당하는 방법

감정이 극에 달할 경우 ‘느리게’ 행동해보세요. 감정은 순식간에 반응하거든요. 우리가 겪는 상황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런 감정을 초래한 원인과 감정을 느끼는 순간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생각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그 후에는 좀 더 ‘실용적인’ 행동을 취해야겠고요.

계획된 일정을 취소하거나 미룰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침착하게 감정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거든요. 브리히다 박사는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면 도움이 되기는커녕 신체적인 증상으로까지 이어져요. 신호를 보내는 거죠”라고 말합니다. 엘리아스 박사는 “사회적으로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 이런 슬픔을 초래하는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이 감정을 받아들이고 다룰 수 있다면 더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죠”라고 매듭지었습니다.

Ana Morales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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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vog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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