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걷기, 한 해를 제대로 시작하는 가장 유익하고 쉬운 실천
아무런 방해 없이 30분간 조용히 생각에만 집중하는 건 이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디지털 자극으로 둘러싸인 세상과 일상을 가득 채운 업무 혹은 약속에서 벗어나 홀로 고독을 누릴 수 있는 장소도 시간도 없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가장 깊은 자아와 연결하는 대안적 경로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태초부터 생각을 차분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온몸을 순환시키고, 혈액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도록 만드는 오래된 장수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Z세대가 재발견해 많은 이를 매혹시켰으며 동시에 조롱거리가 되기도 한 ‘침묵의 걷기’입니다. 조롱하는 이들은 “젊은이들이 마침내 걷는 법을 발견했습니다!”라고 했지만, 스마트폰 세상에서 벗어나기에 침묵의 걷기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게다가 SNS의 힘은 너무도 당연한, 그래서 아무도 말하지 않던 지식을 되살려 대중이 재발견하도록 하는 데 있지 않나요. 자연 속에서 조용히, 30분 동안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종교처럼 존중하며 걷는 일종의 ‘재생 산책’에는 확실한 이점이 있습니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유익한 영향을 미치며, 장수하는 이들의 비결이기도 합니다.
30분 걷기, 가장 간단한 습관의 건강상 이점
어떤 강도든 걷기는 건강에 좋습니다. 하루에 4,000보만 걸어도 조기 사망과 암 같은 질병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속도에 따라 30~45분 정도 걷는 것과 동일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오래 걸으면 지방과 콜레스테롤 축적 위험을 제거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등 특히 혈액순환과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면 결과적으로 식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영국 엑서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단 15분만 걸어도 정크 푸드에 대한 갈망이 줄어들고 포만감을 인식하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뉴욕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예방 심장학 전문가 랜들 토머스(Randal Thomas) 박사는 <뉴욕 타임스>에 “걷기는 우리가 추천할 수 있는 최고의 약입니다. 짧게 걸어도 괜찮습니다. 나가서 걸어보세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모든 연령대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조용한 걷기의 이점
걷기의 이점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자극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 침묵의 걷기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조용한 걷기, 즉 침묵의 산책이라는 개념은 팬데믹 기간 자가 격리와 재택근무로 인한 번아웃 현상이 번졌을 때 나타났습니다. 신체 활동과 명상 사이에 있는 일종의 수련법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움직였죠. 산책은 정신없이 바쁘고 진정해야 하는 사람에게 종종 권유되는 방법으로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특효약이기도 합니다. 평온함을 되찾는 데 산책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컴퓨터 공학과 교수이자 <집중의 재발견(Attention Span)>의 저자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를 볼 때 평균 47초의 간격을 두고 다음 자극을 찾아 화면을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직장과 개인 생활 모두에서 스트레스와 피로를 유발하는 피곤한 메커니즘이기도 합니다. 여론조사업체인 YouGov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4%가 급성 스트레스, 또는 번아웃을 겪고 있거나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 기기, 이메일, 콘텐츠에서 멀어지게 하는 침묵의 걷기는 마음과 자신을 다시 연결하고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자신의 감정을 성찰할 기회를 만든다는 것은 감정을 처리하고 그것을 명료하게 바라보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업무나 사교적인 상황에서 적절치 않게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혼자 있는 것이 어렵습니까? 지루함과 외로움이 당신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4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혼자 생각에 잠기는 것보다 감전당하는 쪽(전기적 자극)을 택했습니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슬프게도 ‘대부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언가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썼죠. 그러나 작가들이 사회적 고립 속에서 얼마나 많은 걸작을 썼는지 생각해보면, 고독과 지루함이 집중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더불어 지속적인 디지털 자극이 자신의 감정에 맞서는 데서 오는 고통과 기쁨처럼 인간적인 감정을 차단하고 귀중한 자원을 빼앗아 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외로움은 종종 문젯거리, 피해야 할 성가신 일,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불의로 간주되어왔기에 디지털의 메커니즘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립과 고독을 구별해야 합니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과 같은 가장 큰 고통을 겪었을 때 절실히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부족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외부에서 위로를 구하도록 이끄는 본능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우리의 감정과 걱정을 이해하고 직면하기 위해서는 고독의 공간을 남겨둬야 합니다. 진정한 기쁨을 알기 위해서도 고독은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가 사회적 숙취에 빠졌을 때, 즉 과도한 사회화로 지치거나 자신의 삶에서 커져버린 타인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때 일상의 자아와 사회적 자아를 분리하는 데 유용합니다. 캘리포니아 주립 폴리테크닉대학교(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ersity)의 사회학자 잭 퐁(Jack Fong)은 “사람들이 위기에 처하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외로움을 탐구하는 시간은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이지만, 나아가 유해한 사회 환경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찾는 기회이기도 합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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