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플립플롭보다 매력적인 귀엽고 수줍은 신발
지금 가장 뜨거운 슈즈 트렌드는 뭘까요?
주저할 것도 없이 메시 슈즈입니다. 지난해 야무지게 예열을 마친 후 올여름 제대로 불이 붙었죠. 가짓수도 순식간에 늘어났습니다. 시작은 발레 플랫이었지만 이제는 종류 불문 살결이 은은히 비치는 메시 소재가 우리 발을 감싸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선택지 중 현재 틱톡을 필두로 심상치 않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신발이 있습니다. 장난감 신발처럼 현란한 컬러감, 얇은 소재에 수놓은 비즈, 발 편한 슬립온 스타일. 곱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메시 비즈 슈즈입니다. 틱톡에서는 이미 관련 게시물만 1,350만 개가 넘죠.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망고와 시에드레스의 협업으로 탄생한 비즈 장식 슈즈입니다.
생김새를 자세히 뜯어보니 높은 인기가 단박에 납득이 됩니다. 메시 슈즈의 시원하고 섬세한 매력, 플립플롭을 비롯한 슬립온 샌들의 간편함을 모두 챙겼죠.
제법 유구한 역사를 지닌 신발이기도 합니다. 조금만 훑어봐도 많은 이들이 이 신발을 차이니스 슬리퍼(Chinese Slipper)라고 부른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1990년대와 200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중국인들이 자주 신던 신발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중국 전통 신발은 아니기에 공식적인 표현이라 할 순 없지만요. 그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머금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어릴 적 할머니, 엄마가 신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하는 걸 보면요. 그랜마코어에도 완벽히 부합하는 신발인 셈입니다.
물론 20년 만의 귀환은 아닙니다. 발렌시아가와 집시 스포츠가 각각 2016 S/S, 2017 S/S 런웨이에서 소환한 바 있죠. 하우스마다 초점은 살짝 달랐습니다. 발렌시아가는 세밀한 자수 장식에, 집시 스포츠는 톡 쏘는 컬러감에 집중했죠. 고운 자태는 어느 무대에서든 한결같았지만요.
레이스, 자수 등 너도나도 정교한 장식의 매력에 홀랑 빠져버린 요즘. 어쩐지 올여름에는 단장의 재미를 더 촘촘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발끝까지 구석구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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