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빠른 셀럽들이 점찍은 다음 청 반바지
패션은 시계추처럼 움직입니다.
와이드 데님이 유행하면 스키니 진이 그 자리를 넘보죠. 마이크로 백이 거리를 장악하면 빅 백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요. 청 반바지의 세계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지금 가장 트렌디한 청 반바지는 길고 헐렁한 실루엣입니다. 루스한 핏이 멋의 기준이죠. 그리고 그 유행의 시작에는 벨라 하디드가 있었습니다. 2022년부터 무릎 위에 오는 길이의 조츠를 즐겨 입으며 트렌드에 불을 붙였죠. 온 세상이 품 넓은 청 반바지에 매료되자 벨라는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길을 트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5일 뉴욕에서요.
2000년대 초반 논란을 불러온 데님 마이크로 쇼츠였습니다. 당시 케이트 모스와 알렉사 청,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 한 패션 한다는 셀럽들이 즐겨 입었죠. 한 뼘을 겨우 넘는 길이는 물론 심지어 포켓 안감이 밑단 아래로 삐져나올 정도로 아찔한 길이도 허다했습니다.
Y2K 무드가 물씬 풍기는 아이템이건만 벨라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무드를 뒤섞으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했어요.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부츠였습니다. 짙은 브라운 컬러의 카우보이 부츠로, 올해 내내 고수 중인 웨스턴 스타일을 덧칠했더군요. 그 시절 글래스턴베리에서 볼 법한 레인 부츠였다면 얘기가 달라졌겠지만요. 충돌은 예쁜 상의에서 한 번 더 일어났습니다. 앙증맞은 리본 디테일과 사슴 프린트를 더한 티셔츠는 소녀 감성을 자극했죠.
이미 벨라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셀럽이 많습니다.
릴리 로즈 뎁은 그보다 훨씬 짧은 길이를 입고 힐에 올라탔고,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블라우스와 메리 제인 슈즈를 곁들여 발랄함을 드러냈습니다. 새빨간 톱과 함께 여름 룩을 완성한 두아 리파, 크롭트 톱으로 정석에 가까운 스타일링을 선보인 리사는 또 어떻고요. 지금 입고 있는 헐렁한 반바지를 당장 벗어 던지자는 소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예습할 아이템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게 된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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