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지금 같은 시대엔 이런 가방만 들 수 있어요

2025.12.12

지금 같은 시대엔 이런 가방만 들 수 있어요

지금 들어도, 10년 후에 들어도 멋스러운 그런 가방들이요!

Getty Images

몇 년간 가방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습니다. 룩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가방을 돌려가며 들던 시대도 지나가는 모양새고요. 마이크로 트렌드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단 하나의 잇 백보다는 각 스타일에 어울리는 가방을 메는 분위기죠. 그렇기에 지금이 ‘좋은 가방’을 선택할 적기입니다. 세상의 유행과 무관하게 늘 사랑받고, 50년이 넘었어도 실루엣이 변함없는 클래식 백들이요. 모두가 가방을 멈춘 시대에도 살아남은 단 하나의 카테고리죠.

되짚어보자면,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죠. 클래식 백은 예의를 차려야 하는 자리는 물론, 청바지에 흰 티셔츠 같은 캐주얼 룩에도 잘 어우러집니다. 언제 어느 때 들고 메도 어색하지 않으니, 다양한 스타일이 성행하는 요즘 오히려 단단히 자리를 다지고 있죠.

오늘은 캐롤린 베셋 케네디였다가 내일은 제인 버킨, 그다음 날은 제니가 된다 해도 말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죠. 리셀의 의미만은 아닙니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메고 싶은 가방이라는 메시지가 숨어있거든요. 언젠가 후배 에디터가 그러더군요. 이런 가방들을 선택할 땐 자비가 없어야 한다고요. 여기 가차 없이 골라낸 7개의 가방이 있습니다. 프랑스 <보그>의 안목도 참고했습니다.

에르메스 콘스탄스

에르메스의 삼대장이 있다면, 버킨, 켈리, 그리고 지금 소개할 ‘콘스탄스’입니다. 연식이 꽤 오래된 디자인이라는 점에 놀란 기억이 납니다. 1967년 에르메스에서 일하던 장 루이 뒤마는 디자이너 카트린 샤예에게 새로운 백 디자인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다섯째 딸을 임신 중이었던 카트린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이름인 ‘콘스탄스’를 가방에 붙였죠. 아무 곳에나 딸 이름을 붙일 수 있나요?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형태의 백은 6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엄마에서 딸에게로, 지금은 손녀에게 물려줄 만큼 시간이 흐른 셈이죠. 버킨과의 차이라면, 조용한 존재감으로 팬들을 몰고 다니며 입고되는 즉시 품절 사태를 일으킨다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여성 정장에도 잘 어울리고 청바지 차림에도 근사합니다. 콘스탄스 1-24, III, Long To Go 지갑까지, 크기에 따라 백을 선택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부드러운 슬라이딩 스트랩이 다양한 연출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군요. 덕분에 크로스백과 숄더백, 투웨이로 활용할 수 있는데, 숄더백 형태로 손에 쥔 모습이 세련된 여성의 표본처럼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에르메스라면 뭐든이겠지만요!

Getty Images
Getty Images
Getty Images

샤넬 2.55

“손으로 가방을 들고 다니다 잃어버리는 일에 지쳐, 가방에 스트랩을 연결한 뒤 어깨에 걸치고 다녔죠.” 여성들의 워너비 백. 가브리엘 샤넬이 2.55 백을 만들기 전에 지구상에 숄더백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초로 끈 달린 가방을 만든 가브리엘의 발상엔 여성도 양손이 가볍게 다녔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죠. 탄생 자체가 여성을 위한 것이었으며, 이에 화답하듯 여성들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2.55 백을 지지합니다. 절제된 직사각형으로 질리지 않는 멋을 뽐내고, 어떤 룩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더블 C 로고가 없을 때의 정갈한 분위기도 매력적이고요.

Getty Images

구찌 재키 백

현대화를 이룬 대표적인 백! 두아 리파가 캐주얼 룩에 재키 백을 든 모습이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고상한 영부인의 백은 알레산드로 미켈레 시대를 지나며, 다양한 컬러와 크기로 어떤 복장과도 조화를 이루는 만능템이 되었죠. 알다시피 재키 백은 1950년대에 탄생해 G1244로 불리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애용하면서 ‘재키 백’이 되었습니다. 그 후 미켈레가 ‘재키 1961’로 재키 백의 부흥기를 끌어냈죠. 재키 백은 컬러에 따라서 계절을 타지만, 역시나 클래식한 호보백의 강자답게 블랙, 브라운, 버건디 레드 컬러는 언제 들어도 괜찮더군요.

@dualipa

루이 비통 네버풀

스피디를 고를까, 네버풀을 고를까 고민했지만, 토트백을 빼놓을 순 없죠. 네버풀은 2007년 시즌 비치 백으로 소개된 비교적 어린 백에 속합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출시된 뒤로 중고 사이트에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꾸준히 인기죠. 클래식한 모양새에 루이 비통을 상징하는 모노그램, 넉넉한 수납력 덕분입니다. 유행과 관계 없이 메고 다닐 수 있어 언제 구입하든 부담이 없고요. 특유의 실용성으로 매일 들고 다닌 나머지, 해질 때까지 들고 또 사는 명품 가방이라는 극찬도 따라 붙습니다.

Backgrid

프라다 리에디션

역시나 2000년대 만들어진 클래식 백입니다. 여타 브랜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2010년대 말 불어온 Y2K 열풍을 프라다가 잘 활용했다는 점이죠. 하우스는 2000년과 2005년 선보인 아이코닉한 백을 ‘리에디션’이란 이름으로 부활시킵니다. 여기에 환경 측면에서 나일론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에코닐(Econyl) 원사로 대체하는 ‘리나일론’ 프로젝트를 덧붙입니다. 가장 상징적인 하우스의 나일론 백을 2020년의 감성으로 선보이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라는 인식까지 전파한 것이죠. 리에디션 백의 인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hoskelsa

보테가 베네타 안디아모

클래식 백은 먼 옛날에만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요. 보테가 베네타가 그 어려운 클래식 시장을 뚫어냅니다. 마티유 블라지가 2023년 첫선을 보인 안디아모 백은 기본에 충실했죠. 하우스의 장인 정신인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활용한 버전부터 부들부들하고 매끈한 송아지 가죽 버전까지 소재며 색상, 크기를 달리한 실용성의 세계로 사람들을 이끌었죠. 보테가 베네타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미니멀한 디자인이 실용성과 아름다움이라는 두 가지 축을 모두 만족시킵니다. 쓸수록 가죽이 부드럽고 내구성이 좋아서 사용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한결같은 평입니다.

Backgrid

더 로우 마고

중고 판매 플랫폼 리백(Rebag)이 발표한 2025 클레어 리포트(Clair Report)에서 더 로우를 유니콘 브랜드로 선발했습니다. 물론 이런 리포트가 아니더라도, 더 로우의 인기가 심상치 않음은 모두가 느끼고 있죠. 게다가 럭셔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인기 백이 필수 요소니까요. 마고를 비롯해 인기를 견인한 N/S 토트백, 하프 문, 최근의 테라스와 마를로까지 출시하는 가방마다 히트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마고는 더 로우를 대표하는 백이 되었고요. 버킨 백의 신봉자 올슨 자매이니만큼, 수납력은 필수고, 자신들만의 미니멀리즘을 더해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죠. 사실 브랜드의 힘이 약해지더라도 좋은 가죽에 실용성, 깔끔한 스타일로 시간이 지나도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줍니다. 올슨 자매는 행복하겠군요.

Getty Images
포토
Getty Images, Backgrid, Instagram, Courtesy Photo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