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퀴드 코 성형, 내게도 효과가 있을까?
자연스럽고 미묘한 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퀴드 코 성형’. 과연 내게도 효과가 있을까?

지난해 가을, 평생 안경 없이는 가까운 곳에 있는 친구 얼굴조차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던 나는 결국 1만 달러를 들여 ICL 수술을 받았다. 라식 수술 대안으로 등장한 비교적 최신 기술로, 영구적인 콘택트렌즈를 눈 안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처방받은 안약을 한 달간 눈에 넣는 건 조금 번거로웠지만, 회복은 빨랐다. 큰 의학적 부작용은 없었지만, 미묘한 심리적 변화가 생겼다. 시력이 좋아지면서 자신을 보는 방식이 조금 달라진 것이다. 오랜만에 본 거울 속에는 안경도, 렌즈 왜곡도 없이 오롯이 내 얼굴만 있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띈 것은 코였다. 검은색 아세테이트 프레임이 양분하던 선도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 내 코. 기분 좋은 날에는 ‘개성 있다’ ‘분위기 있다’는 말을 듣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그냥 ‘비뚤어진 코’일 뿐이다.
“걔가 코 안 고쳐서 얼마나 다행이야.” 어느 유명 예술가가 나를 처음 만나고 난 뒤 서로 잘 아는 친구에게 했던 말이다. 칭찬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당연히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정말 고쳤어야 했을까? 중학생 때 농구공에 맞아 생긴 미세한 골절은 신경 쓰일 만큼 비대칭을 남겼다. 하지만 그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사진 속에서조차 유독 도드라진다(광이 반사되어 번쩍이기까지 한다). 친구들이나 가족은 내게 미쳤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그들의 위로는 별 소용이 없었다.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애초에 그들이 어떻게 보든 나도 신경 안 쓰니까!
그래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비 오는 봄날 아침, 나는 100만 명에 가까운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킴 카다시안과 제니퍼 애니스톤이 사랑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만든 성형외과 전문의 라라 데브건(Lara Devgan) 박사의 파크 애비뉴 대형 오피스에 들어섰다. 그녀는 얼굴 전체를 뜯어고치기보단, 오래된 드레스를 테일러링하듯 ‘살짝 손질’하는 ‘페이셜 최적화’ 스타일로 유명하다. “코 위쪽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군요. 이건 ‘딥 레이딕스(Deep Radix)’라고 해요.” 그녀는 내 콧대를 살짝 짚으며 말했다. “콧등 라인이 조금 벌어져 있군요. 외상으로 인한 휘어짐도 조금 있고요.” 마지막으로 이어졌다. “코끝이 살짝 둥글고 처졌어요.” 드디어 누군가가 솔직하게 말해준 것이다.
전통적인 코 성형이라면 이 모든 걸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비용이 거의 2만 달러, 전신마취에 회복까지 1년이 걸린다. 게다가 37세에 ‘단순 미용 목적’으로 코 성형을 한다는 건 내 기준에선 많이 늦은 선택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요즘 성형은 ‘맞춤화’가 핵심이에요.” 데브건은 히알루론산을 코 위쪽에 주입해 튀어나온 부분을 덜 도드라지게 만드는, 일명 ‘리퀴드 코 성형’을 제안했다.
이 시술은 새로운 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오일이나 왁스를 코에 주입하던 시절도 있었고, FDA가 히알루론산 필러를 공식 승인한 건 2003년이다. 이후 이 필러는 인플루언서의 광대뼈부터 텔레비전 채널 ‘브라보(Bravo)’ 출연진의 입술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얼굴을 바꿔왔다. 2025년 대도시에 사는 나 역시 너무 빵빵하고 다소 만져보기 부담스러운 느낌의 ‘필러 페이스’를 지하철,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 자주 보며 경계하게 됐다. 하지만 ‘필러 코’는 본 적 없었다. 아니, 못 알아본 걸지도 모른다.
20세기 대부분의 코 성형은 이민자들이 문화적 동화를 목적으로 택했다. 수술은 대개 연골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방식이었고, 그 결과 코는 작고 각지고 들려 보였다. 하지만 베벌리힐스의 성형외과 의사 라지 카노디아(Raj Kanodia) 박사는 최근 들어 “환자의 요구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외모를 바꾸기보다는 다듬기를 원합니다.” 카노디아 박사는 필러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며, 클로이 카다시안과 애슐리 심슨 등 셀럽에게 해준 것과 같은(내부 봉합만 사용하는) 코 성형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그는 환자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우기보다는 존중하고 더 돋보이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의 수술 모토는 ‘어머니의 눈을 속여라’이다. 놀랍게도 카노디아 박사는 이런 변화의 원인을 소셜 미디어에서 찾는다. 소셜 미디어는 훨씬 더 많은 미적 롤모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고유함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시술을 원합니다.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처럼 보이길 원하죠.” 이것이 내가 원하던 것이었고, 데브건의 진료실에 앉아 있을 때 그녀는 내가 리퀴드 코 성형을 선택해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은 아니다”라고 안심시켜주었다. 데브건은 이렇게 말하며, 결과는 거의 즉시 나타나고 최장 1년간 유지될 거라고 했다. 입체적인 메이크업처럼 말이다.
며칠 뒤, 나는 틱톡에서 화제가 된 ‘팁 스티치(Tip Stitch)’ 시술을 개발한 마이클 바시리 테라니(Michael Bassiri-Tehrani) 박사를 찾아갔다. 이 시술은 코끝을 실로 몇 밀리미터 위로 당겨주는 방식으로, 본래는 전통적인 코 수술의 일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이나 사진 촬영 등을 앞둔 여성에게 단독으로도 자주 시행하고 있다. “이걸로 ‘농구공에 한 대 맞은 내 코’를 감출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만, 추천하진 않아요.” 그는 진짜 균형 잡힌 수술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내 얼굴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뒤, 사무실로 이동해 포토샵 작업을 시작했다. 코 위쪽을 올리고, 혹을 줄이고, 볼륨을 약간 더했다. 화면을 돌려 결과를 보여주자 놀라웠다. 정면에서는 거의 내 모습과 똑같았다. 4분의 3 측면에서는 코가 여전히 컸지만 완벽하게 곧았다. 이건 어떤 필러로도 만들 수 없는 결과였다. 그때부터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제 곧 마흔이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친구도 많다. 어떻게 이런 큰 수술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망설임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걸 안다. 나는 운동도 하고, 머리도 염색하고, 비싼 옷도 입는다. “모두 각자 선을 긋는 지점이 있죠.” 그가 말했다.
부엌 선반 높은 곳, 여러 미디어 기기(DVD 플레이어도 없는데 갖고 있는 DVD 같은 것들이다), 값비싼 커피 테이블 북(우리에겐 어린아이가 있지만!) 사이에 기원전 340년에 조각된 헤르메스 흉상의 석고 복제품이 놓여 있다. 수년간 내가 저녁을 준비할 때마다 그 조각상이 나를 바라봤는데, 최근에야 실제로 꺼내서 자세히 보았다. 기름때가 묻은 내 신의 코는 놀랍게도 내 코와 닮아 있었다. 신화적 힘이든, 그를 조각한 익명의 예술가의 손이든 완벽하게 곧았다. 신의 얼굴에서 미적 영감을 찾을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그게 내 부엌엔 늘 있었다.
멜리사 도프트(Melissa Doft) 박사의 진료실은 선글라스를 쓴 여성만 드나들 것 같은 파크 애비뉴의 조용한 문 뒤에 자리한다. 친구 말에 따르면, 도프트 박사는 친절하고 감각이 뛰어나며,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얼굴에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버그도프의 메이크업 코너에서 정해놓은 브랜드 없이 돌아다니다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군’ 싶은 판매원을 찾는 느낌이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내 얼굴을 보더니 바시리 테라니 박사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코 성형이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 “수술할 수 있는 볼륨이 충분해요.” 나이 얘기를 꺼내자 그녀가 딱 잘랐다. “요즘 코 성형 연령대는 생각보다 훨씬 폭넓어요.” 그녀는 20대에게 코 성형을 해주고 나면, 그들의 중년 어머니가 뒤이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결과가 ‘너무 귀엽게’ 나오지 않도록 한다. 코는 17세 소녀뿐 아니라 나이 든 여성에게도 잘 어울려야 한다. “코에 대해 고려할 때는”이라며 도프트 박사가 덧붙였다. “시대별로 아름다운 코를 살펴야 해요. 시대를 초월해 이상적으로 여기던 코, 우리가 오늘뿐 아니라 과거에도 끌리던 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대칭, 곧은 라인, 새의 펼친 날개처럼 살짝 벌어진 아랫부분이죠.”
정말 매력적으로 들렸다. 그리고 내 코와도 그리 멀지 않은 모습이었다.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해요.” 도프트 박사가 말했다. “어떤 사람은 바로 다이빙하고, 어떤 사람은 사다리를 타고 천천히 들어가고, 또 어떤 사람은 아예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죠.” 나는 얕은 쪽에서 움츠리며, 한쪽 발가락만 물 위에 살짝 올려놓은 기분이었다. 그때 그녀가 내게 구명 튜브를 건넸다.
“필러부터 살짝 해보는 건 어때요? 지금 당장.” 나는 당황했다. 즉시 가능하다는 걸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 들면 녹일 수 있어요.” 그녀는 방을 나갔다가 최신형 필러 ‘RHA(Resilient Hyaluronic Acid)’를 들고 돌아왔다. 2020년 미국에 도입된 이 필러는 더 자연스러운 효과를 낸다고 한다. 그녀는 내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코 위쪽을 두 번 찔렀다. 몇 초간 마사지한 뒤, 좌우 비대칭을 완화하기 위해 코 옆에 한 방울 더 주입했다. 다시 문지르고, 닦아내고, 거울을 건넸다. 코가 작아진 건 아니었지만, 확실히 매끈해졌다. 아이가 그린 산 그림처럼 부드러웠다. “아무도 모를 거예요. 오직 당신만 알죠.” 그녀가 말했다.
“코 수술한 거야?” 그날 저녁, 집에 들어서자 남편이 물었다. “아니.” 나는 말했다. “아무것도 안 했어.” 나의 여정은 그렇게 끝났다. 더는 거울을 들여다볼 이유도 없었다.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내 얼굴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에 지쳐버렸기 때문이었다. 내가 만난 의사들은 모두 완벽한 코는 얼굴의 배경으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는 알게 됐다. 완벽한 코는 머릿속에서도 잊히는 코라는 것을 말이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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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CE GR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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