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이 보이고 들리는 전시 3
사라지는 소리, 조각의 춤, 데이터 콘서트까지, 보고 들을 수 있는 전시 셋.
소리를 반죽하면? <지구울림-헤르츠앤도우>



헤르츠앤도우(Hertz and Dough)는 소리의 진동수 단위인 헤르츠를 도우처럼 반죽한다는 뜻의 리서치 랩이자 레이블, 아티스트 컬렉티브입니다. 문규철, 황선정, 홍광민으로 구성된 헤르츠앤도우는 도시와 자연에서 채집하고 재구성한 소리를 독창적인 생태 설치 조각과 오디오 시스템으로 선보입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완성한 작품 ‘오디누아 12’는 귀 높이에 7개, 머리 위로 4개, 발밑에 1개의 오디오 채널을 설치해 작가가 반죽하듯 빚은 공간화된 소리를 들을 수 있죠. 단세포 유기체의 움직임을 구현한 소리가 주변에 흐르는 순간, 관람객은 대상을 더 실제적 존재로 느끼며 가까운 관계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보지 못한 지구 속 존재들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게 되죠. 생물학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은 “우리는 살아 있는 지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많은 소리가 사라져가는 기후 위기에 듣는 법을 다시 배우고 싶다면 북서울미술관을 찾으세요. 2026년 5월 31일까지.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예매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seoulmuseumofart
춤추는 조각 <영원히 교차하는 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의 한복판, 거대한 뜨개 조각이 춤추듯 공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에르네스토 네토(Ernesto Neto)의 작품, ‘바 카 바, 영원히 교차하는 춤’(2025)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공용공간 프로젝트로 에르네스토 네토 작가를 초청, 4개월간 작가를 비롯한 팀원 6명이 코바늘로 뜨고, 한국산 구아바잎과 찻잎을 채워 완성했습니다. 작품은 관람객이 일으키는 미세한 진동이나 호흡, 미술관에 비치는 빛에 반응하며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움직이고 소리를 내며 찻잎 향기를 풍기는 풍경은 조각이 왈츠를 추는 것 같죠. 에르네스토 네토는 잎을 “생명의 근원이자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잎을 사용한 것은 생명의 순환이 식물에서 비롯됨을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직물과 식물의 결합은 생명의 순환과 모든 존재의 연결을 은유합니다. 자연과 문명이 얼기설기 엮인 곳에서 감각과 사유의 리듬을 느껴보세요. 내년 12월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예매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seoulmuseumofart
데이터의 소리와 풍경 <료지 이케다>



아름다움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면 여기에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인데요, 데이터 미학의 선구자 료지 이케다(Ryoji Ikeda)의 개인전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립니다. 기술과 데이터를 예술 언어로 변환하며 오디오 비주얼 아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료지 이케다에게 ‘데이터’는 아름다움의 원석이자 조형적 재료죠. 사람의 DNA부터 NASA의 우주 관측 자료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 변환해 이를 이미지와 전자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처음 선보이는 작품 ‘data.flux [n˚2] (2025)’가 그 예인데요, 천장에 설치된 10m 길이의 LED 스크린에 D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하학적 패턴이 끝없이 흐릅니다. 빠르게 흐르는 영상 속에서 정보는 계속 변화하고, 사람은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도달할 수 없는 인지적 한계와 마주하게 되죠. 정보 과부하 시대에 인간이 겪는 이해의 한계를 드러내고요. 가로 길이만 40m, 전시의 절정인 ‘data-verse 1/2/3’(2019~2020)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포부터 광대한 우주까지 복잡한 과학 데이터를 감각적인 예술로 구현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어떤 작품은 완성까지 20년이 걸렸지만, 작가는 전시를 콘서트처럼 편안하게 즐기길 당부하죠. 그의 지휘 아래 데이터가 빚어내는 미학의 파동을 경험할 기회는 12월 28일까지입니다. 장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매 무료 관람 인스타그램 @asianculture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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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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