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노출, 셀카! 칸을 뒤흔든 레드 카펫 반항아들
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 제79회 칸영화제가 막을 올렸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지는데요. 칸영화제 하면 떠오르는 많은 수식어가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시대착오적일 만큼 엄격한 드레스 코드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칸영화제의 탄생 배경입니다. 1939년, 당시 베니스영화제의 정치적 편향성(베니토 무솔리니와 아돌프 히틀러의 압력으로 프랑스 영화 <위대한 환상>의 수상이 무산된 사건)에 반발해 자유로운 예술의 장을 표방하며 출발했거든요.

하지만 이런 자유로운 정신과는 별개로, 레드 카펫만큼은 보수적인 상류층의 에티켓을 고수해왔습니다. 호화로운 호텔과 카지노 손님들이 지키던 아주 오래전의 이브닝 웨어 규범처럼 남성은 턱시도와 타이가 기본이었고, 여성에게는 하이힐과 롱 드레스를 강요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창설 7년 만인 1946년 정식으로 개막할 때만 해도, 이 같은 엄격한 복장 규정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규칙을 깨는 이들은 늘 존재했습니다. 최근 발표된 ‘풍성한 드레스 금지’ 규칙은 이미 2026 레드 카펫에서 무시당하고 있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존경과 공감 없는 규칙이 정말 힘이 있다고 믿는 걸까요? 지금은 2026년인데 말이죠. 칸영화제 레드 카펫에 등장한 반항아들을 소개합니다.
1960, 헨리 밀러
헨리 밀러는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으나, 턱시도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영관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에 따르면, 밀러의 한 표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황금종려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더군요.

1988, 일로나 스탈레르(Ilona Staller, aka Cicciolina)
포르노 배우이자 정치인, 전남편 제프 쿤스의 뮤즈였던 일로나 스탈레르(예명 치치올리나)는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스탈레르는 속이 비치는 컷아웃 드레스에 포플 인형을 들고 제41회 칸영화제에 참석했습니다.

1991, 마돈나
패션 반항아를 이야기할 때 마돈나를 빼놓을 순 없죠. 1991년 슈퍼스타 마돈나는 칸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마돈나의 진실 혹은 대담(In Bed with Madonna)> 시사회에 긴 핑크색 가운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화려한 가운만으로도 충분히 포토제닉했지만, 계단을 오르면서 가운을 벗어 던지고 장 폴 고티에의 콘 브라와 가터벨트를 드러냈습니다.

1997, 빅토리아 아브릴(Victoria Abril)
정장 상의와 넥타이를 원한다면 보여줘야죠. 빅토리아는 앞에서 보면 평범한 재킷이지만, 뒤로 돌면 엉덩이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반전 룩을 선보였습니다.

2011 & 2016, 하이힐 강요
하이힐 강요는 늘 뜨거운 감자였죠. 2011년 우마 서먼은 샌들을 신고도 완벽한 드레스 자태를 뽐냈습니다. 평소 하이힐을 싫어하기로 유명한 줄리아 로버츠는 2016년 맨발로 레드 카펫을 밟았고요.


2015, 셀카 금지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Thierry Frémaux)는 “셀카는 추하고 우스꽝스럽다”며 금지령을 내렸지만, 픽시 로트(Pixie Lott)를 비롯한 많은 스타는 여전히 인스타그램 감성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019, DJ 키디 스마일(Kiddy Smile)
지난 세기의 규칙에 기반을 둔 드레스 코드는 젠더 플루이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2019년 DJ 키디 스마일은 “전통 아프리카 의상이냐”는 무례한 질문과 함께 처음엔 레드 카펫 입장을 거부당했죠. 이후 그는 <보그> 인터뷰에서 “너무 구시대적이에요. 저는 시스젠더 남성이지만, 성 정체성이 유동적이거나 논바이너리인 사람은 이 규정 때문에 존재할 공간이 없어요”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2023, 제니퍼 로렌스
디올 드레스 아래로 살짝 보인 블랙 플립플롭. 그녀는 신발이 너무 커서 넘어질까 봐 갈아 신었을 뿐이라고 쿨하게 해명했죠.

2023, 마흘라가 자베리(Mahlagha Jaberi)
이란 출신 모델인 그녀는 올가미 모양 네크라인 드레스를 입으며, 이란 당국의 사형 제도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2024, 벨라 하디드
공식적으로 시스루 드레스를 금지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무섭게, 지난 2024년 그녀가 입었던 시스루 생 로랑 드레스가 다시 회자되었습니다. 드레스 코드가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그 코드를 깨뜨린 거죠.

2025, 벨라 하디드
2025년에는 등이 깊이 파인 컷아웃 생 로랑 드레스를 입고 ‘노출이 심해서는 안 된다(No Naked Gowns)’는 규칙을 거부했습니다.

2025, 볼륨 드레스 금지
‘풍성한 볼륨 드레스 금지(No Voluminous Gowns)’ 조항은 왜 있는 걸까요? 여러 셀럽이 당당히 규칙을 거부하고 압도적인 드레스 자태를 선보였습니다.



할리 베리(Halle Berry). Getty Images

파르하나 보디(Farhana Bodi). Getty Images
2026, 샤를로트 카르댕(Charlotte Cardin)
바로 며칠 전입니다. 샤를로트 카르댕은 속이 훤히 비치는 블랙 생 로랑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네이키드 드레스 금지라는 말이 무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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