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면? 검은 옷을 입으세요
저는 몇 년째 거의 매일 검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마드리드의 한여름처럼 40℃에 가까운 날씨에도 예외는 없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가장 편안하기 때문이에요. 몸도, 마음도요.

검은색은 제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색입니다. 스스로 ‘나답다’라고 느껴지게 하는 색 같고, 가장 잘 어울린다고 느끼죠. 가끔 네이비나 짙은 회색을 입기도 하지만, 카멜이나 화이트, 레드는 아주 드물게 선택합니다. 강렬한 프린트 패턴의 옷도 거의 없습니다. 아주 은은한 패턴의 원피스 몇 벌만 남아 있을 뿐이죠.
돌이켜보면 이런 변화는 팬데믹 이후 시작됐습니다. 모두가 그렇듯 저 역시 록다운 기간을 보내며 많은 우선순위가 달라졌고, 스타일에 대한 기준도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새로운 컬러를 시도하고, 계속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생각보다 꽤 피곤하다는 걸 깨달았죠. 결국 어두운 컬러의 의상을 하나의 ‘유니폼’처럼 받아들였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선택은 여전히 만족스럽습니다.

사실 전 굉장히 우유부단한 성격입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더 스트레스받는 타입이죠. 그래서 매일 아침 옷을 고르는 일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피로가 제법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덜 지루해 보이는 컬러’를 억지로 시도하는 일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졌거든요. 요즘은 ‘도파민 컬러’라는 표현도 흔하지만, 사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밝은색은 경쾌하고, 어두운색은 진지하고 지루하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그런 이미지와 함께 자라는 셈인 거죠.
이 취향은 수영복과 운동복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저는 자라나 다른 쇼핑 앱의 검색창에 원하는 아이템을 적고, 뒤에 늘 ‘블랙’이라는 단어를 함께 입력합니다.
조금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선택은 실제로 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아침마다 입은 옷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 거라는 확신, 집을 나선 뒤에도 ‘괜히 이걸 입었나?’ 같은 생각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정감이 생각보다 꽤 큰 평온을 주더군요.

꼭 색을 바꿔야 할까?
물론 검은 옷에 대한 심리적 해석이 많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검은 옷을 즐겨 입는 사람들의 심리’ 같은 글을 꽤 많이 읽었고요. 그래서 다시 컬러풀한 스타일을 시도해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자존감과 자기 계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 라라 페레이로(Lara Ferreiro)는 이렇게 말합니다. “심리적 안정감은 반드시 밝은 컬러에서 온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 모습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훨씬 더 긍정적인 감정 효과를 만들 수 있어요. 만일 검은색이 자신을 안정감 있게 만들고, 스스로와 잘 맞는다고 느껴진다면 굳이 억지로 바꿀 이유는 없습니다. 감정 조절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물론 도파민 컬러가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역시 존재합니다. 실제로 시각적인 자극은 감정과 뇌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페레이로는 그 효과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경험, 특정 색에 대한 기억과 심리적 편안함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왜 검은 옷이 안정감을 줄까?
신기하게도 저는 검은 원피스를 입는 날이면 하루가 조금 더 잘 흘러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심리학적으로도 완전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검은색은 시각적으로 ‘정리된 느낌’을 주는 컬러입니다. 어두운색은 빛을 흡수해 전체 이미지를 보다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들죠. 그래서 검은 옷을 입으면 시각적, 감정적 소음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페레이로는 덧붙입니다. “특히 내향적이거나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자주 나타나죠.”
검은색은 단순한 스타일과 취향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회적 불안이나 불확실함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선택이 되기도 하죠. 페레이로는 이를 일종의 ‘감정적 갑옷’에 비유합니다. 실제로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옷 색깔 역시 블랙이라고 합니다.

내가 느끼는 것과 남들이 보는 것
매일 검은 옷을 입는 선택에는 개인적 안정감과 사회적 이미지가 동시에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색의 옷만 사게 되는 이유는 에너지를 덜 쓰게 만들고, 자신을 더 안정적으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스타일이 만들어내는 인상 역시 무시할 수 없죠.
“옷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감정적 안정감과 자기표현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페레이로는 이야기하며 덧붙입니다. “우리가 입는 옷은 타인에게 보이는 이미지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요.”
실제로 ‘옷 입은 인지(Enclothed Cognition)’라는 심리학 개념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입는 옷이 감정과 태도,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죠.”
“많은 사람이 검은 옷을 입으면 더 강해지고 안전해진 느낌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검은색은 사회적 노출과 취약함을 줄여주고, 자신을 더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거든요.”

© Ana Morales

© Ana Morales
그래도 변화가 필요하다면
물론 검은 옷이 언제나 긍정적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슬픔이나 정서적 피로감, 외부 세계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단순히 ‘검은색을 입는다’라는 사실보다, 왜 그 색을 선택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일입니다.
페레이로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문제는 옷장이 아니라, 검은색이 감정적으로 무엇을 지탱하고 있는가일 수 있어요. 검은 옷은 불안정함이나 상실감, 정서적 피로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선택이 되기도 하거든요. 억지로 컬러풀한 옷을 늘리기보다, 지금 자신의 감정 상태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내면의 상태가 바뀌면 스타일 역시 자연스럽게 달라지니까요.”
추천기사
-
웰니스
영양사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요거트 먹기에 가장 좋은 시간
2026.03.27by 김초롱, Jahnavi Rapaka, Margaux Anbouba
-
웰니스
단백질 커피! 단백질 섭취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
2026.05.04by 윤혜선, Morgan Fargo
-
웰니스
말차 말고 이것! 북유럽식 디톡스 라테가 뜨는 이유
2026.04.25by 황혜원, 송가혜, Jeanne Ballion, Davide Bussi
-
웰니스
버섯 없인 웰니스도 없다, 2026년 가장 강력한 건강 보조제 트렌드
2026.05.21by 김주혜, Hannah Coates
-
웰니스
천천히 늙고 싶다면? 간단히 챙겨 먹는 항산화 푸드 10
2026.05.22by 송가혜, Alessandra Signorelli
-
웰니스
'슬로우 도파민', 하버드 대학이 주목한 쇼츠 중독 해결법!
2026.05.01by 김주혜, Jeanne Ballion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