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슈퍼모델 베티나를 기념하는 회고전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자끄 파뜨 옷을 입고 있는 베티나, 파리. Album de la Mode du Figaro © 헨리 클라크(Henry Clarke) 갈리에라 라저 바이올렛(Galliera Roger Viollet)

50년대를 대표하는 모델인 베티나(Bettina)를 처음 본 순간. 그녀는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ïa) 아틀리에 문 앞에 서 있었는데, 갈색머리 덤불이 그녀의 웃는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그녀가 쇼 스페이스로 들어올 때 나는 르네 그루오(René Gruau)가 비비드하게 그린 유명한 베티나 블라우스(Bettina Blouse) 작품 옆에 서 있었다. 그 블라우스는 웨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가 창조한 것으로, 프랑스 스타 모델이 젊은 디자이너의 꾸띄르 하우스 론칭을 도왔을 때 제작됐다. 



웨베르 드 지방시가 만든 유명한 베티나 블라우스를 르네 귀오가 그린 삽화 © 르네 그뤼오

이 그림은 파리의 마레 지구(Marais district)에서 1월 11일까지 열리는 베티나 전시회 중 흑백이 아닌 아주 드문 그림 중 하나였다. 베티나는 그래픽적이고 여성적 패션이 과장된 이미지를 대표했다. 펜슬 슬림 스커트, 데코레이션으로 꾸민 모자, 섬세한 하이힐 구두의 시대.



파리에 있는 베티나, 1951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Magnum Photos

미국 <보그>에 실린 베티나, 1950 © 어빙팬

강아지가 세련된 액세서리로서 모델들과 함께 묘사됐는데 그건 늘 ‘그레이하운드’였다. 베티나는 좀더 현실적이라 실제 강아지 파트너와 함께했다. 1951년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이 그 모습을 촬영한 적도 있다. 또 베티나가 자끄 파뜨(Jacques Fath) 컨트리 재킷을 입은 채 벨트로 허리를 강조했으며 강아지가 결정적 액세서리로 함께 있는 장면을 촬영한 헨리 클라크(Henry Clarke)의 사진을 나는 더 높이 평가한다. 그녀는 <엘르>부터 <보그>까지 프랑스 매거진의 표지 모델이 돼달라는 요청을 받기 이전에 이미 파뜨의 뮤즈가 됐다. 



파리에 있는 베티나, 1951 © 코든 파크스 재단. 고든 파크스(Gordon Parks)

전시회 개막식에서의 수지와 베티나

“정말 멋져요!” 아제딘 자신부터 크리스찬 라크르와(Christian Lacroix)까지 패션을 움직이는 ‘후즈후(Who's Who?)’들로 가득 찬 방을 베티나가 둘러보며 말했다. “저는 패션으로 돌아왔어요. 아니 어쩌면 제가 떠난 적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늘 패션에 대해 애정이 있었어요”라고 거의 90세가 다 돼가는 베티나가 말했다. 전쟁으로부터 유년 시절 상처를 받았지만 결국 슈퍼스타 모델이 된 노르망디의 어린 여자를 동경하는 사람들과 친구들로부터 둘러싸인 그녀는 붉은 머리의 여왕처럼 앉아있었다. 



베티나, 거만해 보이는 파리 모델, 1947-48  ⓒ D.R.Una

파리 Revillon에 있는 베티나, 라이프(Life) 잡지에 출판, 1952 © 에밀 사비트리(Emile Savitry)

사진들의 특출한 퀄러티와 그 사진들을 구입한 사람들의 우상적 지위가 베티나 사진들을 그 시대의 대표하는 상징으로 만들었다. 사진가 명단에는 베티나의 작은 허리로부터 시폰 레이어들이 내려오는 디올 가운 차림의 베티나의 오뜨 꾸뛰르 비전을 만든 윌리 메이왈드(Willy Maywald)도 포함된다. 교묘한 기술을 쓰지 않은 현실주의 사진가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neau)는 베티나와 연필로 그린듯한 그녀의 두 동료들의 실루엣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을 포착했다. 



베티나, 파리, 1952 © 윌리 리조(Willy Rizzo)

어빙 팬(Irving Penn)은 이상적인 여성 실루엣(나온 가슴, 들어간 허리, 나온 엉덩이)을 반영하는 꾸뛰르 의상들을 통해 50년대의 엄격한 스타일을 특히 잘 포착해냈다. 



베티나, 파리, 1953 © 조지 담비어(Georges Dambier)

베티나와 두 모델, 프랑스 <보그> 9월, 1949 ©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neau) /Gamma Rapho.

모델들과 그들에게 지속적인 퀄러티를 주는 게 뭔지 나는 생각했다. 한번은 내가 나탈리아 보디아노바(Natalia Vodianova)를 즉시 알아보지 못했을 때 그녀가 웃으면서 “수지, 저에요! 기억나시죠? 저 모델이에요!”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각각의 사진가들에게 개별적 시각이 있는 듯 나는 이미지들로부터 베티나의 카멜레온 같은 능력을 감지했다. 청순하게 화장하고 정교한 하우스와이프처럼 보이는 어윈 블루멘펠드(Erwin Blumenfeld)의 60년대 베티나 이미지를 발견하자 어윈이 내 걸음을 멈춰 서게 했다. 



반 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 Arpels) 스토어 윈도우 앞에 있는 베티나, 방돔광장(Place Vendôme), 파리, 1953 © 진 필립 샤보니에르(Jean-Philippe Charbonnier) / Gamma Rapho

위대한 모델은 캣워크 위에서든 사진 안에서든 자신의 기품과 매력과 인격이 빛난다. 그리고 아무리 베티나가 거만하게 보일지라도, 그녀의 넘치는 에너지는 쇼가 진행되는 내내 빛난다.

 

<베티나> 전시는 아제딘 알라이아 갤러리(18 Rue de la Verrerie, Paris, 75004)에서 1월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카를라 소짜니(Carla Sozzani)가 출판하는 책 <베티나>는 밀라노 10 꼬르소꼬모(10 Corso Como)와 아제딘 알라이아 갤러리에서 구매 가능하다. 




English Ver.


Bettina, a supermodel of the Fifties BY SUZY MENKES

A new a retrospective in Paris celebrates Bettina the  iconic model and muse 

 

I spotted Bettina, the signature model of the Fifties, standing at the door of Azzedine Alaïa’s studio with a bush of russet hair framing her smiling face. 

 

As she came into the show space, I was standing beside a vividly coloured drawing by René Gruau of the famous Bettina Blouse, invented by Hubert de Givenchy when the star French model helped to launch the young designer’s couture house. 

 

It was one of the rare images in the Bettina exhibition in the Marais district of Paris (until January 11) that was not in black and white. For Bettina was the image of graphic, exaggeratedly feminine fashion – an era of pencil-slim skirts, hats with a quiff of decoration and dainty high-heeled shoes. 

 

Add, perhaps, a dog as a refined accessory to mimic the models’  stance, which was always described as “greyhound”.  Bettina, being more down to earth, would be with an actual canine partner, photographed by Henri Cartier-Bresson in 1951. Or, better still, I appreciated Henry Clarke’s photo of Bettina wearing a Jacques Fath country jacket, the waist accentuated by a belt and the dog as ultimate accessory. She had become Fath’s muse, before being solicited as a cover girl for the French magazines from Elle to Vogue

 

“It’s magnifique!” said Bettina, surveying the room filled with a fashion Who’s Who?, from Azzedine himself to Christian Lacroix, talking about his post-fashion role as a theatre and opera stage designer. 

 

“I came back to fashion – or maybe I have never left – I always had a feel for it,” said Bettina, whose age hovers somewhere near 90. She sat like a flame-haired queen, surrounded by friends and admirers of the little girl from Normandy whose childhood was ripped apart by the war, but who became a model superstar.

 

The exceptional quality of the photographs and the iconic status of those who took them, make the Bettina images a beacon of their times. The photographers’ roster includes Willy Maywald, who created a haute-couture vision of Bettina in a Dior gown with layers of chiffon falling from a tiny waist. Robert Doisneau, a photographer of reality, not artifice, caught Bettina and two companions – figures like pencil drawings, their silhouettes caught in the wind. 

 

Irving Penn especially captured the severity chic of the Fifties in couture outfits that seemed to trace the ideal female silhouette: out-bust, in-waist, out-hips.

 

I have been thinking about models and what gives them a lasting quality. I remember Natalia Vodianova laughing at me on one occasion when I did not immediately recognise her, saying: “Suzy, it is me – remember, I am a model!” 

 

I saw the chameleon quality of Bettina in those images, as though each photographer had a personal vision. 

 

Erwin Blumenfeld stopped me in my tracks when I saw his image of a Sixties Bettina looking like an immaculately made up and coiffed housewife. 

 

A great model, on the catwalk or in photographs, is one whose own personality, grace and charm shines through. And however haughty Bettina might appear, her exuberance glows throughout the show. 

 

Bettina is at Azzedine Alaïa Gallery 18 Rue de la Verrerie, Paris, 75004 until January 11. 

A book, Bettina (Carla Sozzani Publishing), is available from 10 Corso Como, Milan  and Azzedine Alaïa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