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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왕따 소년의 절규와 쏟아지는 스타들의 응원

2017.12.13

by 황혜영

    한 왕따 소년의 절규와 쏟아지는 스타들의 응원

     미국 테네시에 거주하는 킴벌리 존스(Kimberly Jones). 지난 금요일 그녀는 페이스북에 한 편의 동영상을 올립니다. 지금은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삭제했지만, 이미 영상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죠. 영상 속 아이가 이토록 슬프게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울고 있는 소년은 킴벌리의 아들, 키튼 존스(Keaton Jones)입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아이는 상처받은 얼굴로 엄마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죠.

    “도대체 왜 괴롭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유가 뭐죠?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을 괴롭히고 잔인하게 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건 절대 괜찮은 일이 아니에요.”

    “애들이 도대체 너한테 뭐라고 했니?”

    “내가 못생기고 코도 이상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난 친구가 하나도 없다고 놀렸어요…”

    “점심 먹으러 갔더니 애들이 어떻게 했다고?”

    “나한테 우유를 쏟고, 빵이랑 음식을 던졌어요.”

    사랑하는 가족이, 더군다나 아직 어린아이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런 괴롭힘을 당하고 돌아온 상황. 듣는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아들의 얘기를 듣는 내내 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킵니다. 그리고 아이도 눈물을 삼키며 계속 말을 이어나가죠. 게다가 자신처럼 왕따를 당하는 사람들에게 조언까지 전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놀림받을 이유는 전혀 없어요. 그건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니니까요. 만약 다른 사람이 그런 이유로 당신을 놀린다면, 신경 쓰지 마세요. 힘들겠지만 강하게 버텨내세요. 언젠가 괜찮아질 테니까요.”
    어른도 참기 힘든 왕따와 괴롭힘.

    어른도 참기 힘든 왕따와 괴롭힘. 마음이 여린 아이가 당했을 땐 얼마나 큰 상처일까요?

    실제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소년이지만, 너무 마음이 아프지 않나요? 키튼의 말처럼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괴롭힘을 당해 마땅한 아이는 없죠. 그 영상을 본 수많은 사람들, 셀러브리티들이 키튼을 위로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저스틴 비버는 키튼이 괴롭힘을 당한 직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는 점에 감동했나 봅니다. DM을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남겼습니다.   

    Justin Bieber(@justinbieber)님의 공유 게시물님,

    “그렇게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고도, 다른 사람들의 상황에 공감하고 연민을 느낀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키튼은 진짜 레전드예요.”

    Justin Bieber(@justinbieber)님의 공유 게시물님,

    “키튼, 날 친구라고 생각해! DM 하나 보내줘. 너랑 얘기하고 싶어! 사랑한다(You got a friend in me Lil bro! Hit me on dm and we can chat!!! Love you buddy!!).”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도 키튼에게 트윗을 남겼네요.   

    “약해지지 마, 키튼! 그리고 걔들이 너를 냉정한 사람으로 바꾸게 두지도 마. 내가 약속할게. 점점 더 괜찮아질 거야. 너를 괴롭히던 애들이 스스로 나쁜 사람이 되는 선택을 하게 내버려둬. 대신 너는 내년에 LA에서 있을 영화 <어벤져스> 시사회에 놀러 오지 않을래?”

    마크 러팔로도 동참! <인피니티 워>의 시사회에도 와줄 수 없냐며 키튼을 초대했습니다.

    “넌 내가 본 애들 중에 가장 멋져! 널 실제로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이상한 애들은 무시해버려. 걔들도 곧 자기가 얼마나 멍청한 짓을 했는지 알게 될 거야.”

    미국 드라마 <슈츠(Suits)>의 패트릭 J. 아담스는 좀더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습니다.

    “키튼, 나도 크면서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어. 그렇지만 너처럼 멋지게 다른 사람들을 위로할 여유는 없었지. 내가 약속할게, 상황은 점점 더 나아질 거야(…) 용기 내줘서 고맙다!”

         

     
    <기묘한 이야기>의 주인공 밀리 바비 브라운도 패트릭의 트윗을 리트윗했죠. 게다가 감사 인사를 전한 키튼의 누나와 몇 마디 다정한 대화도 이어갑니다. 키튼이 <기묘한 이야기>와 말리 바비 브라운의 팬이었다고 하네요!

    “키튼! 패트릭 말은 진짜 사실이야. 왜 사람들이 아직도 이런 짓을 하지? 난 니가 진짜 멋지다고 생각해. 니 친구가 되고 싶어!”

    리한나 또한 인스타그램에 키튼의 사진을 올리며,

    “#KeatonJones 넌 영웅이야! 니 입장에 처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줘서 고마워! 혹시 어떤 방식으로든 괴롭힘이나 왕따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제가 기도할게요!”

    라는 메시지를 전했죠. 그런데 불과 몇 시간 전, 리한나의 글은 삭제되었습니다. 포스트가 올라온 당시에도 이 포스트를 지워달라는 몇몇 팬들의 댓글이 달렸죠. 왜일까요? 왕따를 당했지만 여전히 용기 있는 소년과 그를 위로하는 스타들. 이런 훈훈한 포스팅을 지워달라는 이유가 도대체 뭐죠?

    Joe Schilling (@joe_schilling)님의 공유 게시물님,

    미국의 이종격투기 선수 조 실링(Joe Schilling)의 인스타그램입니다. 역시 현재는 지워졌지만 며칠 전 키튼에게 감동했던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진다며 셀프 카메라 영상을 올렸죠.

    “키튼의 엄마에게 연락해서 LA로 둘을 초대했어요. 경기도 보여주고 제 선수 친구들도 소개해주려고 했죠. 근데 제 초대에는 관심이 없더군요. 돈을 모금하는 사이트를 공유해달라고만 했어요. 그게 뭐냐고 물으니까 자긴 싱글맘이고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돈이 없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든 여러분의 몫이지만 전 좀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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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모금하는 사이트라뇨? 실제로 ‘Go Fund Me’라는 기금 모금 사이트에 ‘키튼을 지지해주세요(Stand up for Keaton)’이라는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조셉 램이라는 사람이 개설한 이 계좌로 약 6천만원이 넘는 액수가 모금되었죠. 조셉 램은 자신은 키튼의 가족과 아무 연관이 없는 사람이며, 다만 왕따로 상처받는 아이를 돕기 위해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죠.

      문제는 이 캠페인이 아닙니다. Go Fund Me에서 시작된 또 다른 모금 운동, ‘내 아들에게 크리스마스를 선물해주세요(Give my son a good Christmas)’가 문제였죠. 조 실링과 대화한 아이디 ‘@Kimberlyjones_38’인 사람은 자신이 키튼의 엄마라고 주장하며 인스타그램에 모금 운동 내용과 사이트 주소를 공유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조 실링과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Kimberlyjones_38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대화한 사람이 키튼의 엄마가 맞을까요? 키튼의 누나는 @Kimberlyjones_38이 그녀의 엄마가 아니며, 자신의 가족들과 어떤 식으로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개설된 모금 계좌도 곧바로 삭제되죠.    

    ‘저희 엄마의 아이디가 아니에요. 엄마는 비공개 계정을 사용하고 아무와도 돈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우린 어떤 돈도 받지 않았고 받을 계획도 없어요. Go Fund Me로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저희 가족들 중 그 누구도 아니에요!’

    그런데 정말 그 계정이 키튼의 엄마가 아니라도, 여전히 사람들의 눈총이 따갑습니다.

    킴벌리 존스(키튼의 엄마)의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되기 전 올라왔던 포스팅이 문제였죠.

    킴벌리 존스(키튼의 엄마)의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되기 전 올라온 포스팅 때문입니다. 키튼의 가족이 들고 있던 국기를 본 사람들은 경악했죠.

    미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남부연방기'. 남부 연방을 대표하는 이 기는 미국의 노예해방을 반대했던 정신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남부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기도 하지만, 증오와 차별을 상징한다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미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남부연방기’,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방기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가족들의 사진이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이죠. 게다가 이전에 다소 인종차별적인 포스팅을 올린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은 키튼의 엄마가 인종차별주의자라면 결국 그녀도 불특정 다수를 괴롭히고 있는 것 아니냐며 혼란스럽다는 의견을 표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한 엔터테이너 샤디 페토스키(Shadi Petosky)는 “그의 엄마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서 키튼이 왕따를 당할 만하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누구에게 관심을 표하고 있는지 그 대상을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트윗을 남겼습니다.

    이제 사람들의 의견은 정말 다양하게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키튼의 동영상에서 이어졌던 감동의 물결은 엄마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이슈때문에 조금 사그라들고 있죠.

    이제 사람들의 의견은 정말 다양하게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키튼의 동영상에서 이어졌던 감동의 물결은 엄마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 때문에 조금 사그라들고 있죠. 이제는 그녀가 무슨 의도로 이런 동영상을 올렸는지에 대해 의심을 품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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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어떤 상황에서건 모든 아이들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이죠.

    애초에 키튼이 사람들의 주목과 응원을 받기 시작한 건, 그의 엄마 때문이 아닙니다. 괴롭힘을 당한 상황에서도 아이가 보여준 용기와 따뜻한 마음 때문이었죠. 아직 신원 미상의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그의 엄마였는지 아닌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 결과가 어떻든 포커스는 여전히 키튼과 아이들을 향해야 하지 않을까요? 셀러브리티와 대중들이 그에게 보낸 응원의 메시지처럼, 어떤 아이들도 결코 왕따나 괴롭힘을 당해선 안 되니까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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