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권리를 위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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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권리를 위한 음모론

2019-07-10T18:14:34+00:00 2019.07.07|

아래 영상은 6월 말 기준, 23개국에서 2,4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광고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다양한 여성이 수영복을 입고 등장합니다. 제모를 하지 않은 채 음모와 겨드랑이 털을 당당하게 보여주는 여성, 제모한 여성, 체형도 모두 제각각이죠.
마지막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합니다.

“You do you.”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어떤 제품 광고인지 감이 오나요? 흥미롭게도 미국의 여성 면도기 브랜드 ‘빌리(Billie)’의 이번 시즌 캠페인 영상입니다. 제모용품 광고라면 매끈하게 제모한 날씬한 모델이 한껏 미모를 과시하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봐온 것인데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빌리 SNS에 올라온 다른 영상 클립을 하나 더 볼까요? 이번 영상 역시 어떤 면에서는 조금 파격적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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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모하는 여성. 사실 여성 대부분이 제모를 합니다. 그런데 남성이 턱수염을 면도하는 광고는 많지만, 여성이 보디 제모를 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광고는 없었죠. 광고 풀 영상에는 겨드랑이 털을 미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이 광고가 뭘 말하고 싶은지, 감이 오나요?

여성은 겨드랑이에 털이 자라기 시작한 순간부터 당연히 제모를 합니다. 그곳은 깨끗해야 하고, 매끄럽게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사실 이런 인식은 우리의 갇힌 사고 중 하나일 뿐,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닙니다. 다만 언젠가부터 체모를 ‘보이면 민망한 것’, ‘비위생적’이라고 인식해왔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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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는 상황은 모두 우리가 암묵적으로 감추고 지내오던 일종의 강박이 아니었을까요? 이에 빌리는 이런 여성의 권리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제작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성 면도기 브랜드지만, 면도는 선택이고, 그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야!”라고요.

조금 다른 예로,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권리를 조금씩 드러내는 이와 같은 광고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생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국내 최초의 생리대 광고가 그것.

이전까지 생리대 광고는 생리를 ‘그날’, ‘민감한 날’, ‘한 달마다 찾아오는’ 등의 연관성 단어로 표현하거나, 화이트 스커트, 화이트 팬츠를 입고 당당하게 웃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는 광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이러한 광고에서 생리는 마치 ‘숨겨야 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죠.
해당 광고에 이어 다른 브랜드에서는 생리대의 흡수력을 파란 액체로 보여주지 않고, 붉은 액체를 떨어뜨리는 광고로 보여주었죠. 더 이상 이런 주제를 숨기거나 터부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죠.

사실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예쁜 옷을 입고 싶어서 제모를 하는 것이고, 한 달에 한 번 여자라면 응당 생리 주기가 찾아오니까요. 알게 모르게 우리 역시 조용히 숨겨온,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는 의지조차 갖지 못하고 조금은 부끄러워하던 사소한 우리의 권리, 이것 말고도 더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