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를 위한 것,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3
올여름 전 세계는 이상 기후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극심한 가뭄이나 유례없는 폭우가 지구를 덮쳤죠.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곳이 무한한 자원을 제공할 수 없으며, 우리의 욕심과 이기심이 환경을 어떻게 병들게 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패션 산업은 매해 12억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거대한 산업이기에 환경 관련 이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뿐 아니라 많은 브랜드가 지속 가능한 패션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한 시즌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지속 가능한 프로세스를 정립해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매 시즌 실천하는 디자이너 3인을 소개합니다.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지속 가능한 패션을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입니다. 그녀는 모피나 가죽을 옷의 소재로 사용하지 않고 재생 캐시미어, 유기농 면,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 및 유통되는 울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합니다. 상품 유통 과정에서 쓰이는 포장재는 지속 가능성 관련 인증을 받았고, 매장에서도 태양광 패널을 사용합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성과가 한 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2001년 브랜드를 론칭한 이래 20여 년 동안 차곡차곡 쌓은 결과라는 것입니다. 바로 어제 론칭한 아디다스 by 스텔라 맥카트니의 클로그도 재활용 소재가 25% 포함된 비건 소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라 호프만(Mara Hoffman)
뉴욕 베이스의 리조트 웨어 디자이너 마라 호프만은 화려한 수영복과 비치웨어로 바캉스 시즌 많은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녀의 수영복 컬렉션은 일반적인 화학섬유가 아니라 폐기물에서 추출한 재생 나일론,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활용합니다. 유기농 리넨, 오가닉 면,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 및 유통되는 알파카 울 등을 활용한 컬렉션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컬러풀한 프린트가 많기 때문에 원단 인쇄 과정에서 많은 물을 사용하고 오염 물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마라 호프만은 ‘디지털 프린트’로 전면 전환해 기존 습식 인쇄 방식에서 발생하는 물 낭비와 오염 물질을 줄였다고 하는군요. 가장 흥미로운 점은 브랜드에서 ‘Full Circle’이라는 중고 숍을 직접 운영해 공식 매장에서 구매한 것이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한 것이든 상관없이 고객에게 상품을 매입한다는 점입니다.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한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2015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첫 쇼에서는 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사무실과 집에서 가져온 의자를 사용했고, 게스트용 쿠션은 컬렉션에서 쓰다 남은 재고 원단을 활용해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그녀의 브랜드는 옷을 만드는 전 과정부터 유통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합니다. 2021년 컬렉션의 49%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었고, 올해는 100%를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자연과 환경보호에 가진 그녀의 관심을 반영하듯, 부임 이후 끌로에 인스타그램 계정엔 자연을 담은 피드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현실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진취적인 행보를 응원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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