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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보증수표, LVMH 프라이즈의 2023 수상자는?

2023.06.09

by 안건호

    성공 보증수표, LVMH 프라이즈의 2023 수상자는?

    어느 분야나 그렇듯 패션계에도 수많은 상이 존재합니다. 많고 많은 상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것이 LVMH 프라이즈인데요. 시몽 포르트 자크무스,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 마린 세르 등은 ‘성공 보증수표’와도 같은 LVMH 프라이즈 수상 이후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LVMH 프라이즈는 매년 20명 안팎의 세미 파이널리스트를 선정한 후, 심사를 거쳐 9명의 파이널리스트를 발표합니다. 그중 2~3명의 디자이너를 선발해 2등에게는 칼 라거펠트 상을 수여하고, 최종 우승자에게는 40만 유로의 상금과 함께 1년간 LVMH의 멘토링을 받을 기회를 주죠. 2023 LVMH 프라이즈의 세미 파이널리스트에는 두 명의 한국인 디자이너, 준태 킴과 쿠시코크를 이끄는 포토그래퍼 조기석이 선정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바로 어제 2023 LVMH 프라이즈의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대상의 영예는 브랜드 셋추(Setchu)를 이끄는 일본 출신 디자이너, 사토시 구와타(Satoshi Kuwata)에게 돌아갔습니다. 교토,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에서 살아온 그는 지방시와 가레스 퓨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요. 새빌 로에서 테일러링을 배우기도 한 그는 날렵한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최근 헬무트 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된 피터 도의 디자인을 연상시키기도 하죠. LVMH 프라이즈를 기획한 베르나르 아르노의 딸, 델핀 아르노는 킴 존스, 조나단 앤더슨,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 니콜라 제스키에르 등으로 구성된 심사 위원 중 두 명이 셋추의 재킷을 사고 싶어 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습니다. 인스타그램 @setchu.official

    칼 라거펠트 상을 수상한 첫 번째 디자이너는 이탈리아 출신의 루카 말리아노(Luca Magliano)입니다. 그는 볼로냐에 기반을 둔 브랜드 말리아노를 꾸려가고 있죠. ‘붉은 도시’라고 불리는 볼로냐는 역사적으로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도시인데요. 말리아노 역시 급진적이고 센슈얼한 남성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2018년 피티 우오모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인 뒤로 이탈리아를 넘어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남성복 브랜드로 성장했죠. 인스타그램 @magliano.insta

    칼 라거펠트 상을 수상한 두 번째 주인공은 줄리 펠리파스(Julie Pelipas)입니다. <보그 우크라이나>의 패션 디렉터였던 줄리는 베터(Bettter)라는 브랜드를 설립합니다. 평소 모던하고 시크한 스타일링을 즐기는 줄리는 베터를 통해서도 미니멀한 무채색의 옷을 선보이죠. 베터가 다른 브랜드와 남다른 것은 ‘과정’에 있었습니다. 평소 패션계가 야기하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던 줄리는 베터만의 독자적인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개발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수상 이후 그녀는 심사 위원들이 베터의 시스템에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하며 향후 시스템의 스케일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 밝혔죠. 인스타그램 @bettter.us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는 LVMH 프라이즈. 하지만 꼭 수상자만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2015년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지만, 수상에 실패한 인물 중엔 버질 아블로와 뎀나가 있었고, 바로 다음 해에는 글렌 마르탱 역시 같은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이들이 어떤 디자이너가 되었는지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죠. 그러니 수상한 세 브랜드는 물론이고 파이널리스트와 세미 파이널리스트의 행보 역시 눈여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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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Photo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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