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속 편하게 우아한 치마바지
카프리 팬츠, 레깅스, 스키니 진. 요즘 팬츠 트렌드는 도무지 빈틈이 없습니다.
무자비하게 타이트한 핏으로 다리 라인을 훤히 내보이고 있죠. 여유가 필요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퀼로트 팬츠를 가져온 이유죠.
우리에겐 치마바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퀼로트 팬츠. 두 다리도 거뜬할 거 같은 넓은 통과 퍼진 밑단 덕에 가만히 서 있으면 미디스커트나 맥시스커트를 입은 것 같은 효과를 내죠. 편안하지만 드레시합니다. 바지와 스커트의 장점만 쏙쏙 빼온 아이템인 셈이죠.
사실 퀼로트 팬츠는 그간 조용히 제 실속을 챙겨왔습니다. 시즌마다 꾸준히 런웨이에 오르며 그 멋을 업데이트해왔죠. 2024 S/S 런웨이에서는 겐조와 토즈 무대에서 매력을 어필했습니다. 두 하우스 모두 가벼운 소재의 모노크롬 룩으로 선보이며 퀼로트 팬츠 특유의 라인에 집중했더군요.
셀럽들도 이에 슬슬 반응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우아함 한다는 이들이라는 점이 절묘하게 느껴지는군요.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다리통을 조이기 바쁜 요즘 트렌드에서 숨통을 틔워줄 뿐 아니라 품위까지 챙길 수 있는 바지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가장 먼저 보여주고픈 건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룩입니다. 가운의 뭉툭한 매듭 아래 흩날리는 퀼로트 팬츠는 스커트를 넘어 드레스로 보일 정도로 고상해 보였죠. 화이트로 컬러를 통일한 덕분입니다. 금빛 주얼리와 백의 포인트가 완전한 럭셔리 무드를 완성했고요.
나오미 왓츠와 미야 크네제비치(Mija Knežević)는 더 현실적입니다. 두 사람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균형을 맞췄는데요. 나오미는 어깨 라인을 강조한 화이트 블라우스로, 미야는 셔츠와 깔끔한 블레이저로 상체의 각을 제대로 세웠습니다. 바람 따라 펄럭이는 퀼로트 팬츠의 자유분방함이 과해 보이지 않은 비결이죠.
줄리아 로버츠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말끔한 셔츠와 블레이저로 중심을 잡았지만 명랑한 옐로 컬러로 퀼로트 팬츠의 경쾌한 면모를 극대화했죠. 매니시한 더비 슈즈로 마무리한 것도 현명했고요.
알다시피 퀼로트 팬츠의 매력은 끊임없이 휘날리는 실루엣에 있습니다. 얇고 부드러운 소재가 대부분이기에 가능한 매력이죠. 그레스 가넴(Grece Ghanem)은 사뭇 다른 방식으로 퀼로트 팬츠의 멋을 알렸습니다. 질기고 튼튼한 데님 소재에 도전한 것인데요. 뚜렷하고 견고한 팬츠의 윤곽이 더없이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그녀 역시 균형감을 잃지 않았습니다. 카디건과 스포츠 저지 등 비교적 가볍고 유연한 톱을 매치한 걸 보면요. 좀 더 멋을 부려보고 싶다면 레이아 스페즈(Leia Sfez)의 레더 팬츠를 눈여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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