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리소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을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는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3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를 비롯해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프란체스코 리소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나는 쇼는 어떤 것인가요?
2022 S/S 쇼입니다.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쇼거든요. 모든 과정과 순간이 감동의 연속이었어요. 우리는 모든 것을 줄무늬로 칠하고, 모든 사람에게(심지어 관객에게도) 줄무늬 옷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느끼며 기뻐했죠. 사람들을 위해 옷을 만드는 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옷을 만드는 일, 이것이 저에게 기쁨을 줍니다.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안무가 마이클 클락(Michael Clark)과 함께한 알렉산더 맥퀸의 댄스 쇼(2004 S/S)입니다. 그렇게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표현한 쇼는 처음 봤어요. 시공간이 멈춰 있는 것 같았죠. 이 쇼에 대한 기억은 아마 제 핏속까지 스며들었을 거예요. 영원히 기억에 남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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