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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진, 볼레로만큼 싫었던 이 팬츠의 귀환

2026.04.20

스키니 진, 볼레로만큼 싫었던 이 팬츠의 귀환

스키니 진은 다행히 슬림 핏 청바지로 대체되었습니다. 볼레로는 다행히 살아나지 않고 카디건에 머물렀죠. 그런데 갑자기 카프리 팬츠라뇨! 하체의 약점을 드러내다 못해 더 악화시키기 위해 만든 이 팬츠는 한 번 입고 다시는 집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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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웹사이트를 통해 매일 사람들의 니즈를 확인하는 사람으로서 고백하자면, 이번 시즌 여러분이 새롭게 열광하는 아이템은 크롭트 팬츠입니다. 카프리 팬츠를 비롯해 치마 바지인 퀼로트 팬츠, 하렘 팬츠, 페달 푸셔(카프리 팬츠와 비슷하며, 자전거 팬츠에서 유래)까지, 발목을 드러내는 팬츠가 인기를 끌고 있죠. 덩달아 샌들과 펌프스가 인기를 끌고 있고요. 팬츠가 다채로워지면서 맞춤 신발도 다양해지는 거죠.

그럼에도 그 대표 주자인 카프리 팬츠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습니다. 영국 <보그> 컨트리뷰팅 에디터인 마호로 수어드(Mahoro Seward)도 이에 동의하더군요. “물려받은 반바지를 입은 통통한 동생처럼 보였다”면서요. 2021년 여름 내내 카프리 팬츠를 입었지만, 그때의 사진을 보면서 불쾌감이 들었다고요. 엄밀히 따지자면 그나 저나 좋아하지만 입지 못한다는 것이 정확하겠군요. 저는 2000년대 중반에 대학을 다녔고, 그 또래가 으레 그랬듯 <섹스 앤 더 시티>를 돌려보며 캐리의 룩에 빠져 있었거든요. 화려한 두건에 짧은 티셔츠, 무릎을 살짝 덮는 카프리 팬츠를 매치한 뒤 쨍한 컬러의 샌들을 신고, 몇 시즌이나 뉴욕 거리를 활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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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벨라 하디드헤일리 비버가 걷는 그 길이요. 벨라와 헤일리는 좀 더 미니멀한 무드로 변신합니다. 올 블랙이나 블랙 & 화이트로 컬러를 맞추는 경우가 많고, 신발도 블랙으로 비율에 좀 더 신경 쓴 차림새죠. 그들도 비율이 좋아 보이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지라는 겁니다. 제가 카프리 팬츠를 입을 수 없게 된 건 그날이 동아리 봄 소풍날이었기 때문이죠. 사진을 꽤 많이 찍었고, 끔찍한 증거물은 그날 저녁 미니 홈피에 전시되었습니다(어쩌면 한 번만 입어서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카프리를 입으면서 캐리가 될 줄 알았지만, 그저 새하얀 다리를 드러낸 통통한 초등학생 같더군요. ‘모든 몸을 사랑하자’, ‘무엇이든 입고 싶은 걸 입자’라고 말하고 싶지만요. 스물한 살인 저는 그 노선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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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올해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좋아하지만 못 입는 것이라면, 가장 적절한 길이의 카프리 팬츠를 찾기로 한 거죠. 분명 비슷한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요. 저는 허벅지가 길고 무릎부터 종아리의 길이가 짧은 편이에요. 그래서 페달 푸셔처럼 무릎에서 끊기는 길이는 안 됩니다. 차라리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길이가 낫더군요. 거기에 다리 굴곡을 다 보여줄 필요 없이 바지 밑단이 플레어 팬츠처럼 살짝 퍼진 스타일을 고르면 딱입니다. 전체적으로 바지통이 넉넉한 것이 좋고요. 슈즈는 캐리처럼 8cm 이상의 힐을 고르면 에러입니다. 안타깝게도 발레 플랫도 안 됩니다. 키튼힐 정도에 발등이 드러나는 버전이나 도톰한 웨지 샌들이면 크게 애쓴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다리를 자연스럽게 길어 보이게 합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입어야 하나?’ 생각할지 모르지만요. 입고 싶은 걸 입는 건 가장 가볍고 경쾌하게 자신감을 얻는 방법입니다. 같이 입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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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원

황혜원

웹 에디터

<보그> 웹 에디터로 주로 패션 트렌드를 다루며, 웹사이트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쓰는 걸 좋아합니다. 돈이든 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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