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밀라노 패션 위크 2

DOLCE & GABBANA

“맘마(Mamma, 엄마)!” 무대배경에는 빨간 장미 한 송이가 그려져 있고 그 장미 밑엔 이단어가 적혀있었다. 또한 쇼 장에는 에도아르도 베나토(Edoardo Bennato)가 열정을 가득 담아 부른 유명한 이탈리아 곡 “Viva La Mamma(엄마 만세)”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돌체&가바나 쇼를 보기 위해 들어선 관객들이 혹여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해, 런웨이에는 진짜 엄마들이 등장했다. 모델들은 아기를 품에 안거나 혹은 아이들 손을 붙잡고 함께 걸었고, 심지어 출산을 앞 둔 예비엄마, 비앙카 발티(Bianca Balti)도 있었다.

그리고 런웨이의 끝부분에는 마치 생일파티라도 기다리는 듯 엄마와 아이들이 무리 지어 돌체&가바나의 상징인 맵시 나는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엄마들과 이 엄마들의 귀여운 액세서리인 아이들의 행진이 끝나고 쇼의 마지막엔 도미니코 (Domenico)와 스테파노 (Stefano)가 무리에 합류했다.

스테파노가 말하기를, “모든 사람은 자기 엄마를 사랑하죠.” 글쎄, 다소 이견의 여지는 있겠지. 나는 남성 동성애자 간의 결혼과 자손에 관해, 그리고 아빠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묻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았다. (*주: 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동성커플의 시험관 아기에 반대한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쇼는 진부했지만 돌체&가바나 특유의 스타일을 지키면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기도 했다. 드레스들은 풀 스커트 모양을 하거나 꽃이 가득 폈고 아니면 길고 호리호리했다. 아이가 엄마에게 처음으로 쓴 사랑스러운 편지가 프린트되어있기도 했다.

 

물론, 이 여성들은 모두 젊고 스타일리쉬한 엄마들인 여미머미(Yummy mummy)들이었다. 아마도 자기가 입은 디자이너 드레스에 아이가 실례를 하더라도 드라이 클리닝을 맡기러 직접 부리나케 뛰어나갈 필요가 없을 거였다.

그리고 아이들? 글쎄, 브랜드에 입문하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게 있을까?

 

MISSONI

80년대의 추억이라 하면 그 중 하나는 분명 속삭이듯 “Warm Leatherette”를 부르던 그레이스 존스다. 그런데 미쏘니 패션쇼에서 이 노래를 들을 줄이야. 이번 미쏘니 쇼는 대담했던 그 시기를 연상시키는 의상들로 가득했다.

쇼가 시작되기 전 백 스테이지에서 만난 안젤라 미쏘니는 이기적일 정도로 딱 달라붙는 드레스들에 대해 설명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번 드레스들은 반짝이는 루렉스 금속사로 되어있지 않으면 희미하게나마 미쏘니 패턴을 하고 있었다.

“매우 여성스럽고, 자유로우면서도 발랄한 소녀이죠” 안젤라가 보라색 루렉스 재킷을 입고 컬렉션을 대표하는 여성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미쏘니 스튜디오의 자카드 작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70년대에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후 패션의 중심에서 벗어났던 미쏘니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이를 재조명했다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미쏘니의 공동 창업자인 로시타 미쏘니(Rosita Missoni)는 당시 패션계의 움직임에 대해서 얼마나 공허감과 상실감을 느꼈는지에 대해 토로 한 바 있다. 2015년 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미쏘니의 새로운 스타일은,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드레스와 레깅스처럼 타이트한 바지들이 보여주듯 섹시하고 자신감 넘쳤다. 미쏘니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색상과 니트가 쇼를 가득 매웠다.

하지만 몹시 눈에 띄던 그 런웨이 바닥처럼 여러 방향으로 뻗친 지그재그 패턴, 그리고 메탈릭 메시 소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한 때 80년대가 그러했듯 새로운 시도를 한 안젤라에게 찬사를 보낸다. 다만 극도로 번쩍이던 그 유니섹스의 시기를 재현하기에 지금이 알맞은 순간일까?

 

SALVATORE FERRAGAMO

2-30년대에 유행하던 키네틱 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다채로운 이미지들이 살바토레 페라가모 백스테이지의 무드 보드에 걸려 있었다.

런웨이에 깔린 기하학적 패턴의 카펫, 그리고 다양한 색의 사각형을 정교하게 패치워크한 퍼 코트는 둘 다 어느 한 작은 그림을 연상시켰다. 바로 초창기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지면광고를 위해 그려진 일러스트였고, 디자이너 마시밀리아노 지오네티는 이를 자신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저는 30년 대의 정신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만, 다른 많은 것들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가죽을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고, 의상을 철저하게 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창조했으며 신발을 강조했죠.” 마시밀리아노는 700개가 넘는 조각들을 정교하게 짜 넣었다는 퍼 코트를 보여주며 말했다. 웨지나 통굽 구두가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는, 유명한 구두브랜드 디자이너 이야기를 들으니 상당히 신선했다.

관객 중에는 인도 여배우 프리다 핀토(Freida Pinto)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는 인도의 강간 실태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인도의 딸”에 출연했다고 얘기해주었다.

런웨이에서는 가죽의 재단에 충실한 의상들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주름 스커트는 칼로 자른 듯이 정확하게 재단되어 각 주름 사이로 시폰 소재가 드러났다.

대체적으로 하이웨이스트 실루엣이 많았지만, 런웨이 바닥에 닿을 듯 살랑거리는 니트 케이프 덕에 부드러운 라인이 만들어졌다.

드레스 위에 그려진 사각무늬들은 이브닝 웨어의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강렬해졌다.

이번 컬렉션은 딱히 한눈에 페라가모라고 알아볼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기하학이라는 테마를 잘 반영한 발등 덮인 구두들에서 이번 컬렉션이 지닌 높은 수준의 정신을 찾아볼 수 있었다.

 

TRUSSARDI

가이아 트루사르디는 가족브랜드의 후계자로서 가죽이라는 회사의 기원을 오롯이 계승한 셈이다. 이번 컬렉션의 대부분은 가죽을 활용한 의상에 할애됐으니까.

스타킹만큼 가볍고 몸에 달라붙는 가죽옷, 마치 피부처럼 부드러운 속옷 같은 가죽옷, 그리고 어깨 끈 없는 톱과 짝을 이루는 터프한 바지가 등장했다.

물론, 광택 나는 가죽부츠나 매끈한 가방도 빼놓을 수 없다. 심지어는 날렵한 고급의상으로 재해석된 가죽 작업복도 있었다.

패치워크로 짠 스웨터가 등장했을 때야 비로소 가죽의 향연으로부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컬렉션이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인다는 거다. 가죽으로 채워진 컬렉션은 10년 전 그레이하운드 강아지 로고를 단 회사가 서있던 그 지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게다가 모든 의상을 ‘스킨 온 스킨(자연 그대로 모피의 길이나 폭을 바꾸지 않고 봉합하는 가공방식)’으로 제작하는 컨셉트마저 변함없었다.

구릿빛으로 마무리된 이브닝 스커트처럼 몇몇 의상에서 보이는 가죽 마름질은 어마어마하게 멋졌다. 그러나 과연 여성들이 단 하나의 소재로 만들어진 미니멀한 옷장을 원할까?

가이아는 니트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아무리 가죽이 트루사르디의 정체성이라 할지라도 그 전통에서 한 발 물러설 필요가 있었다.

 

MARNI

지난 시즌, 마르니는 디자이너 콘수엘로 카스티치오니(Consuelo Castiglioni)가 그토록 아끼는 자연에 헌사한 플라워 마켓과 함께 브랜드 탄생 20주년을 감격스럽게 축하했다. 이제 콘수엘로는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 대답은 바로 근원으로의 회귀였다.

아르마니 대 베르사체, 구치 대 프라다 같은 거인들이 경쟁하는 세계에 마르니가 새들의 지저귐처럼 달콤한 옷들을 처음 선보이던 당시, 콘수엘로는 남편의 모피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저는 결코 모피를 떠난 적이 없어요.” 콘수엘로는 백스테이지에서 말했다. 마르니를 든든히 뒷받침 해주는 모회사 온리 더 브레이브(Only The Brave)의 렌조 로쏘로부터 축하를 받으면서였다. 그러나 우리가 마르니에서 이런 퍼를 본 적 있던가. 퍼는 기하학적인 사각형으로 잘려 소매나 코트 주머니에 쓰였다. 아우터들은 종아리 길이까지 내려왔거나, 아니면 미니멀한 형태와 장식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색상들은 또 어떠한지! 뉴트럴한 배경에 대비되어 생생한 분홍색의 주머니와 적포도주 빛 커프스는 군더더기 없는 의상에 색을 입혔다. 그러면서도 깔끔한 라인이나 심플함의 정신을 해치지 않았다.

길이는 이 컬렉션의 또 다른 주요 요소였다. 2015년 겨울 시즌, 패션의 길이는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콘수엘로는 자신 있게 이를 밀어붙였다. 콘수엘로가 천박하거나 저속한 옷을 내놓은 적은 없지만 많은 여성들이 헴라인을 내리는 데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길고 넓어서 70년대 히피의 느낌이 엿보이는 바지는 지극히 마르니스러웠다. 치마들, 특히 비대칭적으로 재단된 치마들은 다소 억지스러웠다.

그러나 볼드한 귀걸이부터 중간 굽의 샌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마르니의 강점이다. 비유적으로, 그리고 문자 그대로 퍼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English Ver.

 

DOLCE & GABBANA: MAMMA MIA!
“Mamma!” The word was drawn on the backdrop under a single red rose. It was sung with deep passion by Edoardo Bennato, who belted out the famous Italian song.

And just in case the audience at the Dolce & Gabbana show didn’t get the message, down the runway walked the mothers, carrying babies or holding hands with their kids. There was even a pregnant mum-to-be, model Bianca Balti.

At the end of the runway, a group of mums and kids were gathered as if expecting a birthday party.

By the end of the show, after a march past of mothers wearing the brand’s iconic shapely black dresses, and their kids as cute fashion accessories, Domenico and Stefano joined the throng.

“Everyone loves their mother,” said Stefano (although that might be disputed). I refrained from asking about the progeny of gay men’s marriages, and what had happened to the dads.

The show was corny, but it was also compelling and kept within the Dolce & Gabbana framework: dresses either full skirted and blooming with flowers, or longer and lean. Some were printed with loving first letters written from child to mother.

These women were, of course, yummy mummies – the kind who are unlikely to have to dash to the dry cleaners themselves when baby poops on a designer frock.

Some of the florals looked like a rerun of St Valentine’s Day. But ultimately, Dolce & Gabbana never move far from the tree in their fashion garden. Rather than relying on a sugar prettiness, they even had some mummies as though striding to work in tailored clothes with business bags.

And the kids? Well, can it ever be too soon for a babe to join a brand?

 

MISSONI: A RERUN OF THE EIGHTIES
Grace Jones gasping out “Warm Leatherette” is one of my memories of the Eighties. But I would never have expected to hear the music played at a Missoni fashion show, with clothes to remind us of that in-your-face decade.

Backstage before the show, Angela Missoni in no way prepared me for the mean and skinny dresses, albeit patterned vaguely in Missoni style, if they were not in glittery Lurex.

“She’s a very feminine, playful girl with a lot of freedom,” said Angela of the woman conjured up by the collection, and herself wearing a purple Lurex jacket. She also talked up the studio’s work in jacquard.

It is intriguing that Angela would light upon a decade when Missoni was out of the fashion loop, after its glory days in the Seventies. The label’s co-founder Rosita Missoni once told me how lost she felt with how fashion was moving at that time.

The new look for Winter 2015 was confident, sexy with its body-conscious dresses and legging-like trousers. There was plenty of work in colour and knit craft that looked quintessentially Missoni.

Yet still, I was not quite convinced by the metallic mesh and zig-zag patterns that were veined, as was the floor of the eye-popping runway.

Full marks to Angela for trying something new – ­which the Eighties once were. But is this the moment to resurrect or reflect on that androgynous, hyper-shiny decade?

 

SALVATORE FERRAGAMO: STREAMLINING
A colourful image, inspired by the kinetic art popularised in the Twenties and Thirties, was hung on the mood board backstage at the Salvatore Ferragamo show.

The geometric-patterned carpet on the runway, and a precise patchwork fur coat of different coloured squares both seemed linked to that little drawing. The illustration had been made for an early Salvatore Ferragamo ad campaign, and designer Massimiliano Giornetti indeed marked it as his starting point.

“I began with the spirit of the Thirties – but there were many other things: manipulating leather, creating a new language to make the clothes rigorously constructed – and to show off the shoes,” said the designer, who told me that the fur coat was intarsia made out of 700 pieces.

It was refreshing to hear a designer of a famous shoe house caring about how the wedges and platforms were seen by the audience.

That included the Indian actress Freida Pinto. She told me that she had worked on a documentary called  India’s Daughter, about awareness of rape in the subcontinent.

On the runway, the clothes were strict in the cutting of leather – for example a pleated skirt where each knife-sharp line revealed chiffon inside.

The general silhouette had a raised waist, but the tailoring was softened by elasticised, knitted capes that bobbed down the runway just above the floor.

The graphic squares on dresses became more intense towards the end of the evening outfits. Yet there was a strong sense that Giornetti was in control of shape and pattern.

The result may not be specifically identifiable as Ferragamo, but there was a sense of fine quality – right down to the tongue-front shoes that reflected the show’s geometry.

 

TRUSSARDI: LEATHER ON HER MIND
Gaia Trussardi, a scion of the family brand, took up the company’s origins in  leather -almost her entire collection was devoted to it.

There was leather as light and clinging as stretch hose, leather that was second-skin soft for what looked like underwear, and a strapless top to partner tougher trousers.

Of course, there were also shiny leather boots and sleek bags. There was even a leather boilersuit turned into streamlined luxury.

When a patchwork sweater stepped out, it was a relief from all that skin.

The problem is that this collection seemed retrograde. All-over leather was where the company with its greyhound logo stood a decade ago – with the concept that every single piece must be skin on skin.

Some of the cutting and slicing of leather was formidable, like the evening skirt with a bronze finish. But do women really want an entire minimalist wardrobe in a single fabric?

Gaia needed to expand the knitted offering and cut back on the traditional Trussardi – even if we know that with this brand, skin is the thing.

 

MARNI: BACK TO THE ROOTS
After an emotional 20-year anniversary celebration for Marni last season, with a flower market dedicated to the nature that designer Consuelo Castiglioni holds so dear, what could she possibly do as an encore?

The answer was to go back to label’s roots.

When Marni started to make clothes as sweet as birdsong in heavyweight Armani v. Versace, Gucci v. Prada Milan, the designer worked with her husband’s fur company.

“I never left fur,” said Consuelo backstage, as she was congratulated by Renzo Rosso of Only The Brave, the parent group which now backs her company.

But we have never seen Marni’s fur like this: cut in geometric squares to use on sleeves or coat pockets, the outerwear going down to calf length and otherwise minimal in shape and decoration.

Then there were the colours: against a mainly neutral background, a flesh-pink pair of pockets or wine-red cuffs would dress the streamlined outfit – but without breaking either the clean lines or the spirit of simplicity.

The length was the other key element. There is a clear move downwards in fashion for Winter 2015, and Consuelo made it credible. Not that the designer has ever shown anything vulgar or sexed-up. But many women are still shy about lengthening hemlines.

The Marni touch was to include long, wide trousers, therefore illuminating any hint of the hippie Seventies. The skirts, especially when cut asymmetrically, looked more contrived.

But it is the strength of Marni to get everything from bold earrings to middle-heel sandals just right. Not to mention the touch – literally and metaphorically – of f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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