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쉼’이 필요한 순간

2023.02.20

by VOGUE

    ‘쉼’이 필요한 순간

    “어제 잘 쉬었어?”

    아침마다 오고 가는 일상적인 안부에 문득 드는 생각.

    나는 무얼 하며 쉬었지?

    온전히 아무 생각하지 않고 쉰 시간은 얼마나 되지?

    쉬는 짬이 날 때면 자연스럽게 SNS를 뒤적거리고, 다른 이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취침 전 핸드폰에서 해방되고 나면 내일 해야 할 일과 오늘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을 되새기며 마감하는 하루. 돌이켜보면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리거나, 다른 이의 삶이나 업무에서 해방되어 마음까지 쉬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한 일상이 다반사에요.

    업무에 치여서, 대인관계를 쌓으면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쉬는 방법’ 조차 잊어버립니다.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자는 시간 조차도 악몽을 꾸거나, 뒤척이며 수면 시간 마저 ‘쉼’을 빼앗기곤 하죠.

    잘 사는 삶을 위해선, 먼저 잘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잘 쉬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감정과 생각으로 꽉 찬 돌덩이 같은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도록, 잠시 모든 것을 멈추는 ‘쉼표’를 만들어주세요. 마음을 쉬어주고, 관계를 쉬어주고, 몸을 쉬어주는 힘. 그리고 이러한 힘은 내 마음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도 선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쉼을 힘들게 만드는, 그리고 쉼이 진짜 쉼이 아니었던 잘못된 습관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진정한 쉬는 시간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노력도 함께 알아볼게요.

    화와 분노를 다스려야 쉴 수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머리가 울리고 심장이 두근두근합니다. 몸은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머리 속은 터질 듯이 어지럽죠. 예민한 경우 마음의 화가 쌓여 몸이 아프기도 해요. 특히 한국 사람들은 감정을 억압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화를 직접 말로 표출하기보다 마음에 담아두고 간접적으로 ‘복수’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스스로 화를 돋구어 더더욱 정신과 마음에 쉬는 시간을 주지 않죠.

     

    SOLUTION. ‘타임아웃’의 시간 갖기

    분노를 표출할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첫째. 자리를 이동하거나, 원인제공자와 멀리 떨어져 움직이세요. 분노는 대개 30초에서 최대 3분 이상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다시 되돌아볼 여유를 갖게 됩니다. 감각 기능을 이용해 마음을 쉬게 도와주는 것도 좋아요. 분노와 같이 정서를 처리하는 뇌 부위는 후각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익숙한 향기나 좋은 향기를 맡으면 실제로 마음을 쉬게 도와줄 수 있어요. 심신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자연의 녹색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들여다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현대인의 쉼 방해꾼, 스마트폰

    종일 일을 하거나 공부할 때, 스마트폰 속 세상은 나를 위로하는 전부가 되기 쉬워요.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SNS는 보다 중독되기 쉬운 플랫폼이죠. 문제는 이를 통해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를 포장하는 것. 스스로 쉬지 못하게 계속해서 생각하고 괴롭히죠.

     

    SOLUTION. ‘금지 박스’ 만들기

    스마트폰이 들어가는 사이즈의 박스, 혹은 파우치를 준비해 ‘금지 박스’를 만드세요. 그리고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금지 박스 안에 핸드폰을 끄거나 무음 상태로 넣어두는 거에요. 물리적으로 스마트폰과 거리를 둠으로써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거죠. 상자 위에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붙여두는 것도 좋은 방법! 만일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보고 싶고, 신경 쓰인다면 눈을 감고 천천히 열까지 숫자를 센 뒤 잠시 그 공간을 나와 환경을 바꿔보세요. 자신이 못미덥다면 주변 사람에게 상자를 맡기는 것도 좋아요.

    퍼펙트맨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스스로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완벽해야한다’라는 강박을 갖고 있다는 거에요. 매사 실수할 까봐, 혹은 일이 잘못 돌아갈까 걱정되어 쉽게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죠. 물론 이러한 강박적인 사고방식이 때로는 사회적인 성취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만들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큰 좌절을 느끼게 돼요.

    SOLUTION. ‘의도적인 실수’ 저지르기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일부러 친구에게 오타를 만들어 메신저를 보내거나, 함께 식사 할 이들에게 먼저 말한 것과 다른 메뉴를 시켜보세요. 상대는 우리의 실수에 생각보다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테고, 이런 실수나 실패가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될 거에요.

    술은 쉼이 될 수 없다

    업무 스트레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피로도를 풀기 위해 술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술은 의식적으로 억제하던 것을 이완시키는 기능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일시적인 행복감과 해방감을 갖기도 하고요. 그러나 술은 절대로 행복을 주는 매개체가 아님을 명심하세요. 종종 과음한 다음날 우울한 기분이 들 때가 있죠? 이는 알코올의 분해 물질이 뇌기능에 영향을 주어 우울한 기분을 더 강하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음주 문제가 지속된다는 건 정신이 적신호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 조금씩 긴장을 이완시키는 만큼의 음주 이상은 ‘쉼’이 아닌 ‘독’임을 명심하세요.

    SOLUTION. 술을 기억하는 장소 피하기

    술은 마셨던 장소에 가면 또다시 마시고 싶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술을 마셨던 곳을 되도록 피하고, 집에서 술을 마셨다면 집안의 구조나 환경을 바꿔보세요. 그리고 술을 마시던 시간에 할 수 있는 다른 대체 활동을 만드는 것도 좋아요. 자주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여진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참고도서
      나를 쉬게 하는 연습, 황미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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