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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영화 &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23개 키워드 #1

2023.01.12

by 이숙명

    2023년 영화 &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23개 키워드 #1

    올해의 영상 콘텐츠를 총망라한 23가지 키워드를 선정했다. 이 중 어떤 작품이 1년 후 대중의 기억에 남을지, 당신의 감각을 베팅해보시라. 

    1. 여배우 원 톱 드라마

    드라마 ‘대행사’ 공식 스틸, JTBC 제공

    한국 드라마의 해외 배급 루트가 확대되고 제작 환경이 개선되면서 중견 여배우들의 무대가 늘고 있다. 2022년 박은빈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김혜수의 <소년심판> <슈룹>, 배수지의 <안나>, 송혜교의 <더 글로리> 등이 성공하면서 여성 원 톱 드라마의 장르 제한도 무너졌다.

    1 7일 시작한 이보영 주연 <대행사>는 첫 회 시청률 4.8%를 기록하며 이 흐름을 잇고 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2019), <킬힐>(2022), <왜 오수재인가>(2022) 등과 맥을 같이하는, 성공 지향적 전문직 여성의 세계를 그린다엄정화 주연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도 기대를 모은다. 차정숙은 20년 차 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로 인생의 반전을 노리는 캐릭터다. 이영애는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래몽래인이 준비 중인 <마에스트라>에 출연한다. 비밀을 가진 여성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이나영은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3년 만에 <박하경 여행기>로 돌아온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로, 국어 교사 박하경이 여행 다니며 힐링하는 이야기다. 

    2. 한국 SF 빅뱅

    영화 ‘정이’ 공식 스틸, 넷플릭스 제공

    영화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 성공 후 한국에서도 SF 장르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영화 <승리호>(2021)는 공들인 볼거리에 비해 이야기가 약했고, 드라마 <고요의 바다>(2021)는 설정과 분위기가 훌륭했지만 캐릭터의 설득력과 우주 묘사가 아쉬웠다. 하지만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영화 ‘정이’ 공식 스틸, 넷플릭스 제공

    1 20일 연상호 감독의 <정이>가 넷플릭스에서 개봉한다.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이를 끝내기 위해 전설의 용병정이의 뇌를 복제해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강수연의 유작이고, 감독의 전작 <지옥>(2021)에 이어 또 한 번 김현주가 출연한다. 김현주는 연상호가 기획, 집필하고 그의 조감독 출신 민홍남 감독이 연출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에도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신과 함께> 시리즈 김용화 감독의 SF <더 문> 2023년 개봉 예정이다. ‘우주에 홀로 남겨진 남자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지구의 또 다른 남자가 선사하는 감동 대작이라고.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가 출연한다. 개봉 시기는 미정이다. 

    SF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는 솔깃한 시도도 있다. <파스타>(2010), <질투의 화신>(2016) 서숙향 작가가 쓰고 로코 절대 강자 공효진, 이민호가 출연하는 <별들에게 물어봐>. 천문학적 비용을 내고 우주여행에 합류한 산부인과 의사와 우주 비행사의 로맨스다. 대규모 세트와 특수 효과가 동원돼 제작비가 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 극장을 구하러 온 슈퍼히어로들

    마블은 2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박스 오피스 이어달리기를 시작한다. 5월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7월에는 <더 마블스>가 개봉한다. <더 마블스> <캡틴 마블>(2019) 속편으로, 박서준이 주인공캡틴 마블캐럴 댄버스(브리 라슨)의 남편이자 외계 행성 왕자로 출연해 특히 기대를 모은다. 

    DC 히어로물 중에서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이 가장 화제다. 1(2018)의 흥행 주역인 제임스 완 감독, 주인공 제이슨 모모아, 앰버 허드가 그대로 참여한다. 크리스마스 개봉 예정이다. 

    4. 시즌제 드라마가 쏟아진다

    ‘더 글로리’ 공식 스틸, 넷플릭스 제공

    SBS <모범택시 2> 2 17일부터 방송한다. 요즘 K-장르물의 화두인 사적 복수를 다룬 드라마다. 이제훈, 김의성은 돌아오고 이솜은 스케줄 문제로 합류하지 못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3>도 상반기 방송 예정이다. 시즌 1, 2 모두 시청률 27%를 넘긴 든든한 시리즈다. 한석규, 이성경과 함께 <사내맞선>(2022)으로 스타가 된 안효섭도 다시 출연한다. 

    넷플릭스는 <D.P. 시즌 2>, <스위트홈 시즌 2>,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 2> 등을 올해 공개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모두 전작의 주인공들이 복귀했다. 촬영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모두가 가장 기다리는 <더 글로리> 파트 2 3월 공개 예정이다.

    tvN은 뜻밖에 <아스달 연대기 시즌 2>를 준비 중이다. 시즌격인 파트 1~3(2019)이 제작비 540, 톱스타 대거 투입에도 불구하고 6~7%대 시청률을 기록해 후속 시리즈 제작이 불투명해 보였지만 이만한 규모의 세계관을 포기하기도 아쉽다. 그 사이 한국 시청자들이 판타지물에 익숙해지기도 했다. 전편 주연이던 송중기, 김지원이 하차하고 이준기, 신세경이 같은 역을 맡는다.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시즌 2>를 현재 방송 중이고, <경이로운 소문 시즌 2>도 연내 방송 예정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첫 시즌(2020~2021) OCN에서 방송되었는데 이번에 채널이 바뀌었다. 

    JTBC <힘쎈여자 도봉순>(2017)의 스핀오프인 <힘쎈여자 강남순>을 제작 중이다. 도봉순의 6촌 강남순이 부모를 찾기 위해 몽골에서 강남으로 날아왔다가 신종 마약 범죄를 파헤친다는 이야기. <오징어 게임>(2021)의 이유미가 강남순으로, 김해숙이 할머니, 김정은이 엄마로 출연한다.

    5. 크리스토퍼 놀란의 아이맥스 영화 <오펜하이머> 

    영화 ‘오펜하이머’ 공식 스틸

    크리스토퍼 놀란은 <덩케르크>(2017)의 전쟁 신을 포함해 요즘 웬만하면 CG로 해결하는 장면까지 실사 촬영을 고집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오펜하이머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영화를 찍는다고 하자 영화 팬들은 “진짜 핵폭탄 터뜨리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했다. 결국 핵까지는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규모의 폭탄을 터뜨린 건 사실이라고. 올해 최고 장관일 <오펜하이머>는 북미에서 7 21일 개봉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애착 배우 킬리언 머피가 주인공이고 플로렌스 퓨,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라미 말렉, 데인 드한, 조시 하트넷, 케네스 브래너가 참여한다.

    6. 흥행 보장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 ‘존 윅: 챕터 4’ 공식 스틸

    <존 윅: 챕터 4> 3 24일 미국 개봉을 확정 지었다. 내용은 굳이 소개하지 않겠다. 어차피 키아누 리브스를 좋아하고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리즈와 종신 관람 계약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6 9일 미국 개봉이다. 1990년대 지구에서 벌어지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를 그린다. 새로운 캐릭터맥시멀도 소개된다고.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7 14일 개봉한다.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도 톰 크루즈가 대역 없이 고난도 액션을 수행한다. <: 파트 2> 11 3일 개봉한다.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레베카 페르구손 등 전작의 주연들 외에 플로렌스 퓨와 레아 세이두가 새로 합류한다. 

    7. 올해의 비주얼 쇼크 <바비>

    영화 ‘바비’ 공식 스틸

    영화 ‘바비’ 공식 스틸

    <바비> 예고편은 충격과 혼돈 그 자체였다. 바비 인형이 된 마고 로비, 바비 남친 켄으로 변신해 에어로빅을 하는 라이언 고슬링, 핫 핑크로 가득한 미장센대체 이게 뭔가 어리둥절하다. 그런데 감독이 <레이디 버드>(2017)의 그레타 거윅이라면 의문은 기대로 바뀐다. 이건 뻔뻔하게 웃기고 기막히게 섹시하면서 자매들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강력한 무엇일 것이다. <바비> 미국 개봉은 7 21일이다. 

    8. 인어공주의 재해석

    주인공 역에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된 순간부터 디즈니 동화 절대 안 볼 것 같은 인류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실사 <인어공주>가 마침내 개봉한다. 인간 상체와 생선 하체를 한 몸에 가진 존재는 말이 되지만 흑인이 인어공주를 연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의 성공은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받는 사람은 모르겠고 주는 사람이 기분 좋은 선물. 미국 개봉은 5 26일이다.

    9. 류승완 감독의 신작 두 편

    ‘베테랑'(2015) 공식 스틸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이 풀릴까 말까 하던 2021년 용감하게 <모가디슈>를 개봉해 영화계의 정찰병 역할을 했던 류승완 감독. 올해는 제대로 흥행을 노린 작품 두 편을 내놓는다. 먼저 1970년대 어촌을 배경으로 밀수 사건에 휘말린 해녀들의 범죄 활극 <밀수>가 있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이 출연한다. 감독, 배우, 장르 모든 것이 이보다 매력적일 순 없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 후속편도 올해 개봉이 예정돼 있다.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가 그대로 출연하고, 새로운 빌런은 정해인이 맡는다. 정해인이 유아인의 아우라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10. 지금 가장 주가 높은 배우들의 차기작

    <빈센조>(2021), <재벌집 막내아들>을 연달아 성공시킨 송중기는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간다. 범죄 누아르 <화란> <보고타>가 그것이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홍사빈)이 조직 중간 보스(송중기)와 위태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내용이다. <보고타> 1990년대 콜롬비아 보고타에 정착한 열아홉 청년(송중기)이 지역 상권을 주무르는 거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재벌집 막내아들>로 극찬받은 이성민은 올해 코미디, 누아, 팩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우선 영화 <핸섬 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할 첫인상을 가진 자칭핸섬 가이두 사람이 산장으로 이사하는 날 마을과 산장에 얽힌 전설이 깨어나며 시작되는 예측 불허 코미디다. 이희준, 공승연과 호흡을 맞춘다. 또 다른 영화 <서울의 봄> 1970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거대한 사건을 그리는 작품이다. <아수라>(2016)의 김성수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정우성이 함께 출연한다. 끝으로 누아르 영화 <대외비> <악인전>(2019) 이원태 감독의 신작이다. 법 위에 주먹, 주먹 위에 돈, 돈 위에 권력이 있는 세계를 그린다. 조진웅, 김무열과 함께한다. 

    지난해 <나의 해방일지>로 신드롬을 일으킨 손석구는 <D.P. 시즌 2>뿐 아니라 새로운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살인자가 된 사람과 그를 쫓는 형사 이야기다. 웹툰 원작이 있고 최우식이 함께 출연한다. 

    11. 한국형 히어로와 크리처 

    영화 ‘하이파이브’ 이미지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1945년 경성에 출몰한 괴물과 이에 맞서는 사람들을 그린다. 시즌 1 2가 동시 제작될 만큼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태원 클라쓰>(2020)로 두꺼운 해외 팬덤을 쌓았고 <더 마블스>로 커리어 업그레이드가 예정된 박서준, 남다른 카리스마로 장르물에서 유독 빛을 발하는 한소희,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강은경 작가, <스토브리그>(2019)의 정동윤 감독 등 크레딧이 믿음직하다.

    디즈니+의 500억 대작 <무빙>도 올해 공개 예정이다. 비밀 요원 출신 부모들과 초능력을 물려받은 아이들이 거대한 위험에 맞서는 이야기다.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류승범, 차태현이 출연한다. 강풀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영화 <하이파이브> <써니>(2011)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하고 이재인, 유아인, 안재홍, 라미란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이는 이야기다.

    12. 콘크리트 유니버스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미지 포스터

    영상 콘텐츠계의 NCT랄까 한국의 마블이랄까, 하여간콘크리트 유니버스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여러 드라마,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이 세계관은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에서 비롯되었다. <유쾌한 왕따>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벌어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다. 원작에는 어둡고 잔인한 묘사가 많다. 

    콘크리트 유니버스 첫 작품은 지난해 티빙에서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이었다. <몸값>은 원 테이크 촬영으로 유명한 단편영화를 발전시킨 것인데 그 과정에서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주인공들이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웹툰 <유쾌한 왕따>를 각색한 영화는 아니지만 대지진과 잔혹 서바이벌이라는 설정을 공유한다.  

    콘크리트 유니버스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은 올해 개봉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주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원작 웹툰의 2유쾌한 이웃을 각색한 것으로, 지진에서 버틴 아파트에서 입주자들이 벌이는 생존 투쟁을 그린다. 

    콘크리트 유니버스는 마동석 주연 영화 <황야>, 드라마 <유쾌한 왕따> <콘크리트 마켓>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숙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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