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만 알고 싶은 교토 카페 & 식당

2024.01.12

나만 알고 싶은 교토 카페 & 식당

여행에 진심인 파워 ‘J’ 에디터의 취향으로 선별한 교토의 보석 같은 리스트를 소개합니다.

#1 우메조노 사보(Umezono Sabo)

@iiamji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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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1순위로 방문하고 싶었던 찻집 우메조노 사보. 1927년부터 ‘미타라시 당고’로 유명해진 디저트 숍 ‘우메조노’의 네 번째 카페로, 2016년 3월 문을 열었어요. 100년이 넘는 오래된 구옥을 리모델링한 이곳에선 일본식 디저트를 좀 더 친숙하게 풀어낸다는 사명으로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디저트를 선보입니다.

정연하고 단아한 자태의 빙수와 파르페, 버터 샌드 등 다양한 디저트 중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가자리캉(かざり羹)’. 팥과 한천, 고사리 가루 등을 베이스로 과일이나 견과류, 허브와 생크림을 올려 완성한 디저트로 자연스럽게 양갱과 화과자가 떠오르는데요. 레몬부터 사과, 프랑부아즈, 포도, 녹차 등 재료 본연의 풍미를 밀도 높게 살렸고 직관적으로 아름답게 풀어낸 비주얼에선 맛과 멋을 모두 느낄 수 있습니다. 혀끝에 감도는 은은하고 섬세한 단맛은 기분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함께 곁들일 음료로 커피보다는 호지차와 녹차를 추천해요! *구글 맵

#2 사보 긴카쿠안(Sabo Kinkak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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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kyumerak.com

헤이안 시대 중국에서 온 씨앗을 교토 우지에 뿌리며 그 역사가 시작됐을 정도로 교토의 상징이자 명물이 바로 녹차입니다. 금각사 근처에 자리한 사보 긴카쿠안은 그 가운데 최상급 녹차로 손꼽히는 ‘교쿠로 녹차’를 주제로 요리와 수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에요. 이곳에서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청어 녹차 소바. 훈연한 청어의 깊은 맛과 산뜻하고 맑은 녹차 소바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이와 함께 교토 현지에서 구한 두부, 돼지고기 샤부샤부와 말차, 홍차와 함께 즐기는 홈 메이드 티 디저트 등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보 긴카쿠안은 10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교토의 전통 가옥 ‘교마치야’를 고스란히 살려 식당으로 새 단장했는데요. 2층 가옥 중 총 네 곳의 룸을 활용해 방문객 한 팀당 한 방에서 머물 수 있어요. 덕분에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마치야를 체험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입니다. *구글 맵

#3 돈코우 / 깃사 팡(Donkou / Kissa F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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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a_f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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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벗어나 호젓하고 고즈넉한 주택가를 거닐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건축물이 등장합니다. 이곳은 2023년 5월 문을 연 프라이빗 라이브러리 & 카페 돈코우 / 깃사 팡. 2005년부터 3,000여 권의 책을 수집해온 ‘BACH’의 대표이자 북 디렉터 하바 요시타카(Yoshitaka Haba)를 주축으로 탄생한 라이브러리(돈코우)에 커피 하우스 깃사 팡이 함께 힘을 모았고, 건축가 호리베 야스시(Yasushi Horibe)가 일본 전통 건축이 지닌 미학을 실현한 공간입니다.

‘고요함 속에서 발견한 순간’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이곳에선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플란넬 드립에 정성스럽게 내린 홈 메이드 커피 한 잔과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동시에 현재를 성찰하게 만드는 책 한 권만 있으면 됩니다. 통창 너머나 발코니에서 감상할 수 있는 편백나무 숲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행복이에요. 90분 동안 최대 여섯 명만 입장 가능하며 하루 세 타임으로 운영하고 있으니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온전하고 풍요로운 고독을 음미하고 싶다면 꼭 방문해보세요! *구글 맵

#4 파문(Farmoon)

@farmoon_ky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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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처럼 쉽게 잊기 힘든, 놀라운 요리를 선보이는 곳’을 컨셉으로 2018년 셰프이자 디렉터 후나코시 마사요(Masayo Funakoshi)가 교토 긴카쿠지의 작은 동네에 문을 연 파문. 티 살롱이자 ‘인비테이션 온리’ 레스토랑, 푸드 랩과 전시장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이곳에 들어서면 또 다른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마저 드는데요. 아름답고 이국적인 기물로 가득한 오픈 키친, 창 너머로 정원을 꾸민 중정, 중심을 잡아주는 메인 원형 테이블과 인도에서 공수한 우드 샹들리에가 어우러져 파문의 분위기를 세심하게 조율합니다.

전직 아티스트였던 셰프는 뉴욕에서 요리에 대한 열정을 깨닫고 교토로 돌아와 식당을 열었는데요. 이 식당은 이국적이지만 그렇다고 특정한 나라를 선망하진 않습니다. 시대와 문화, 식습관까지 모두 초월하고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친밀한 공간을 창조했기 때문이죠. 낮에는 차와 함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티 살롱으로, 밤에는 소개받은 손님만 출입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엔데믹 시기부터는 비회원이더라도 사전 예약을 통해 흥미롭고 재기 발랄한 팝업에 참여할 수 있어요. 테이블웨어 브랜드와의 푸드 이벤트, 멕시코 컨셉의 브런치나 피아노 콘서트나 전시, 도쿄 셰프들과의 협업, 다도 체험과 플라워 클래스 등이 바로 그 예죠.

정해진 메뉴는 없습니다. 그 계절, 그날, 그 순간 가장 좋은 현지 식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요리를 선보인다는 철학만은 변함없습니다. 카레와 레몬으로 국물을 만들어 무화과를 올려 먹는 차가운 소바부터 교토 우지에서 나는 적미(붉은 쌀)로 만든 포리지나 오크라꽃이나 사케를 넣어 만든 피클, 루바브와 딸기를 더한 비건 케이크, 발효시킨 청고추 조미료로 맛을 낸 나베까지, 대담한 시도와 유쾌한 변칙으로 완성된 요리를 보면 자연스럽게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릅니다. *구글 맵

#5 무쿠(Muku)

@muku.arashiy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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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를 대표하는 식문화 중 하나인 ‘오반자이’. 이는 교토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해 밥과 국, 반찬으로 내놓는 소담하고 정갈한 한 상 차림으로, 귀한 손님이 왔을 때 가정에서 대접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일 먹는 밥상’이라는 의미를 담아 아담하고 아름다운 접시에 깔끔하게 담아낸 오반자이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바로 무쿠입니다.

아라시야마 야도 호텔에 자리한 무쿠는 자연의 맛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집중합니다. 맑고 따뜻한 국을 시작으로 속을 편하게 다독여주는 계절 채소찜이 이어집니다. 오픈 키친인 주방 카운터에서 오쿠도산 쌀을 활용해 갓 지은 솥 밥과 제철 식재료를 바탕으로 만든 아홉 가지 반찬,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달걀말이가 차례로 등장하죠. 훈연한 참치, 다시마, 된장, 토마토와 버섯, 조개 등을 재료로 온도와 시간, 열 등을 고려하며 아낌없이 정성을 쏟아 완성한 여섯 가지 다시(육수)를 베이스로 완성되는 요리라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드립 형태로 내려 먹을 수 있는 ‘다시 차즈케(Dashi Chazuke)’도 무쿠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인데요. 가다랑어포 위에 따뜻한 다시마 국물을 부어 육수를 우려냅니다. 이 육수를 도미구이가 올라간 밥과 함께 말아 먹으면 식사가 마무리되죠. 커피나 티를 마시듯 깊고 풍부한 다시 국물을 즐길 수도 있고요. 든든하고 건강한 아침 식사를 찾고 있다면 무쿠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구글 맵

#6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스(Stumptown Coffee Ro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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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의 대명사이자 미국 3대 커피(블루보틀, 인텔리젠시아)로 손꼽히는 로스터리인 스텀프타운 커피. 1999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작은 커피숍에서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 커피를 일본 최초로 교토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현지보다는 단출하지만 에스프레소부터 코르타도(에스프레소에 따뜻한 우유를 섞은 커피), 카푸치노와 라테, 콜드 브루를 비롯해 파운드케이크와 쿠키, 페이스트리 등이 마련돼 있어요.

무엇보다 이곳을 방문해야 할 이유는 에이스 호텔의 첫 아시아 지점인 에이스 교토 로비에 자리한다는 점인데요. 1926년에 설립된 교토중앙전화국을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리모델링해 2020년 6월 에이스 호텔이 문을 열었죠. 염색 공예 작가 유노키 사미로가 디자인한 커피포트 텍스타일이 장식된 카페 입구부터 인상적입니다. 높은 층고 덕분에 느껴지는 시원한 개방감과 교토 사찰에서 영감을 얻은 커다란 우드 천장과 조명, 로비를 채운 미드 센추리 스타일의 가구가 모여 근사한 뷰를 만들어내죠. 도시가 지닌 미학을 공간 곳곳에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호텔의 철학 덕분에 레트로하면서도 힙한 무드까지 동시에 만끽할 수 있으니, 스텀프타운 커피를 에이스 호텔 로비에서 맛보길 추천합니다. *구글 맵

포토
소지현, Kissa Fang, Farmoon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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