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영화인이 기다려온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95th Academy Awards)이 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도 쟁쟁한 작품이 경쟁을 벌이며 설렘을 안겼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특별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통이었던 레드 카펫을 없애고 ‘샴페인 카펫’을 깔아 시상식에 참석하는 영화인을 맞이한 것입니다. 

아카데미 측은 1961년부터 매년 시상식에 참석하는 이들을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아왔는데요, 카펫의 색이 바뀐 건 62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번에 시상식장에 깐 카펫은 은은한 샴페인색으로, 주최 측은 “골든아워 전에 노을이 지는 해변처럼 부드러운 색을 원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펫 컬러 변화를 두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자 지미 키멜은 “레드 카펫이 아닌 샴페인 카펫으로 바꾼 것은 피를 흘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상징과도 같은 카펫 색이 바뀐 것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상식장의 분위기가 우아하게 바뀌어 좋다는 이들도 있지만, 밝은색인 만큼 순식간에 오염되는 카펫이 은근히 골칫거리가 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죠. 

아카데미 측이 카펫 컬러를 다음에도 그대로 유지할지, 또 다른 색의 카펫을 준비할지, 다시 전통의 레드 카펫으로 돌아갈지 궁금해지는데요.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기다릴 이유가 하나 더 생겼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