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직감’을 따를 때 최고의 결정이 이루어질까요?

2026.06.06

왜 ‘직감’을 따를 때 최고의 결정이 이루어질까요?

3만5,000. 무슨 숫자인지 아시나요? 바로 우리가 매일 내리는 결정의 수입니다. 의외로 무척 많죠?

@rafa_consentino

대부분의 결정은 사고와 판단을 거쳐 이뤄집니다. 과거에 비해 고민해야 할 것이 많은 현대 사회, 우리의 뇌는 결정 과정만으로도 혹사당하죠. 그래서 신경과학계는 최근 더 오래되고, 더 조용한 또 다른 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로 동물적 감각, 직감 혹은 직관 말이죠. 말로 설명하기 전에 먼저 떠오르는 확신은 미신이나 비이성적인 무언가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도록 배워온 내면의 신호에 가깝죠.

직관은 명확한 메커니즘에 기반합니다. 몸은 자신의 내부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 즉 ‘내수용 감각(Interoception)’을 바탕으로 작동하거든요. 이 지각의 주요 통로는 미주신경입니다. 자율신경계에서 가장 긴 신경으로, 목을 지나 심장을 스치고 장까지 내려가죠. 중요한 건, 이 신경이 다시 올라온다는 겁니다. 내부 신호의 80%는 뇌에서 몸이 아닌, 몸에서 뇌로 가거든요. 그리고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영역까지 도달하죠.

특정 상황에서 가슴이 조이는 느낌을 받거나, 팔에 소름이 돋고, 목이 막히는 듯한 불편함을 느껴본 적 있나요? 이는 신경계의 변덕으로 벌어진 증상이 아닙니다. 과학적인 데이터죠. 케임브리지 대학의 한 연구는 예상치 못한 맥락에서 이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 가장 잘 대처하는 금융 트레이더들은 몸 내부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의사결정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하나로 꼽히는 심리학자 게르트 기거렌처(Gerd Gigerenzer)는 경험이 쌓일수록 직관은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관이 믿을 만한 것이라면, 왜 우리는 내면의 소리를 듣기 어려운 걸까요?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압박을 받으면 몸을 경계 상태로 만드는 교감신경계가 미주신경보다 우위를 점하거든요. 미주신경이 약해지면 몸이 보내는 신호가 흐릿해집니다. 이런 때 느껴지는 ‘직감’ 비슷한 것들은 진짜 몸의 소리가 아닌, 두려움에서 비롯된 논리일 가능성이 높아요.

“머리가 분석을 시작하면, 결국 미궁 속으로 빠져버리게 돼요. 계속 맴돌고, 비교하고, 의심하게 되죠.” 웰니스 코치 플뢰르 르방탈(Fleur Leventhal)의 말입니다. “결국 우리는 지치거나, 타인의 영향을 받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리게 됩니다. 무엇이 진짜 맞는 건지, 두려움에서 나오는 말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죠.”

직관을 따르려면, 우선 무엇이 진짜 직관이고 아닌지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주 헷갈리죠. 우리는 종종 단순한 불안을 올바른 마음의 소리로 착각합니다. 플뢰르 르방탈은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해선 다섯 가지 신호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rafa_consentino

1. 머리가 아니라 몸에 자리합니다. 배, 가슴, 목구멍에 있죠.
2. 즉각적이고 차분하며 동요가 없습니다.
3. 위협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처럼 다가옵니다.
4.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사라집니다. 집착하지 않습니다.
5.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설명이 아닌 ‘정보’로 전달됩니다.

“반대로 두려움은 끊임없이 논리를 만들어냅니다. 집요하게 반복되고, 상황을 과장하며, 미래를 걱정하게 만들고, 우리의 동의를 구하죠. 있지도 않은 사실로 소설을 한 편 써 내려가면서 말이에요. 직관은 반대입니다. 그저 무언가를 제시하고… 곧 사라지죠.”

직관은 의지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닙니다. 조건이 맞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정보에 가깝죠. 그렇기에 직관을 억지로 찾기보단, 직관이 자유롭게 흐를 수 있게끔 몸 안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르방탈은 신경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 중 하나인 ‘심박 일관성’이라는 호흡법을 활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미주신경을 통해 흐르는 직감의 신호를 묻어버리죠. 심박 일관성 호흡은 반대로 미주신경을 활성화하고, 몸을 차분하고 평안한 부교감신경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등을 곧게 펴고 앉아 한 손은 가슴에, 다른 한 손은 배에 올리세요. 코로 4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6초간 내뱉으세요. 이를 3분에서 5분 정도 반복합니다. 길게 내쉬는 호흡은 미주신경을 직접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한 이 호흡법은 명상이 아니고, 요가도 아니에요. 오히려 ‘생물학’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ourtesy of Fleur Leventhal

플뢰르 르방탈은 아유르베다와 마음챙김 명상, 에너지 실천법 수련 분야에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신경과학과 후성유전학, 긍정심리학을 접목해 자신만의 ‘매니페스테이션(Manifestation, 실현)’ 접근법을 구축했죠. 추상적인 자기 계발 담론과는 거리가 먼, 현실에 뿌리내린 시각임에도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매니페스테이션은 영적 교리나 단순한 ‘끌어당김의 법칙’이 아니에요. 내면의 깊이와 현실의 요구 사이 조화를 이루는 실용적인 방법이죠.” 플뢰르 르방탈은 코칭 활동을 통해 여성들이 두려움과 사회적 조건화, 타인의 시선 속에서 겪는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직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훌륭한 결정 리스트’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어요. 지속 가능하도록 말이에요.” 플뢰르 르방탈의 말처럼, 마음의 소리를 듣다 보면 밤새 고민하는 일이 줄어들고, 지치고 눈치가 보여 억지로 내린 결정이 사라질 겁니다. 대신 더 중요한 것이 자리 잡겠죠. 더 빨리 찾아오는 명확함,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자신감과 확신 등이요.

김현유

김현유

프리랜스 에디터

세상사에 호기심이 많은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패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 분석에 관심이 많습니다. <에스콰이어 코리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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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élanie Defouilloy
사진
Instagram, Courtesy of Fleur Leventhal
출처
www.vogu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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