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피트니스

지금 운동보다 패셔너블한 건 없다. 피트니스 센터나 필라테스 클래스에 갈 때 유행하는 브랜드의 기능성 운동복으로 무장하는 게 패션쇼장에 디자이너 쇼피스를 입고 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졌다.

일상복으로 입어도 좋은 애슬레저 룩. 레몬색과 은색 윈드브레이커는 케이웨이(K-Way), 카무플라주 패턴 브라톱은 빔미아(Vimmia at The Lab 108), 쇼츠는 코오롱 스포츠(Kolon Sport), 양 손목에 착용한 건 핏비트(Fitbit).

일상복으로 입어도 좋은 애슬레저 룩. 레몬색과 은색 윈드브레이커는 케이웨이(K-Way), 카무플라주 패턴 브라톱은 빔미아(Vimmiaat The Lab 108), 쇼츠는 코오롱 스포츠(Kolon Sport), 양 손목에 착용한 건 핏비트(Fitbit).

요즘 직장인들의 달라진 풍경 하나. 예전에는 느지막한 퇴근 후 친구와의 저녁(혹은 술) 약속 장소로 향했다면 요즘엔 하나같이 시계를 흘끔거리다가 벌떡 일어나서 한마디를 남기곤 바람처럼 사라진다. “운동하러 가는 날이라서 그럼 이만.” 이처럼 운동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덩달아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패셔너블한 운동복이다. 목 늘어진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피트니스 센터에 가는 일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는 회원가입을 하러 피트니스로 향하기 전에 트랙 팬츠, 탱크톱, 스포츠 브라, 실내용 스니커즈를 어느 브랜드 제품으로 사야 할지 인터넷을 검색하는 게 먼저다.

 

실제로 요즘 속속 등장하는 운동복 브랜드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같은 스포츠웨어 브랜드와 달리 ‘애슬레저(Athleisure)’ 웨어로 분류되고 있다. 운동과 레저를 합친 조합어로 말 그대로 운동복이면서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다는 뜻. “기능적이면서도 감도 높은 고객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많은 여자들이 운동을 하고 있고, 요가나 발레 클래스가 끝나면 친구들과 곧장 아침 식사를 하러 간다는 걸 알게 됐죠. 운동 직후에도 멋져 보이고 싶은 이들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네타스포터(Net-A Sporter)라는 애슬레저 룩 쇼핑 사이트를 론칭한 네타포르테 대표 앨리슨 로니스의 말처럼 주목받고 있는 애슬레저 브랜드는 대부분 스포츠보다 패션 쪽 전문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것들이 많다.

최근 400달러짜리 레깅스로 회자되고 있는 ‘루카스 휴’의 디자이너 안제 뮬즈는 알렉산더 맥퀸과 마크 제이콥스에서 인턴십을 거친 수영복 디자이너 출신.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에서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트레이닝복도 그녀가 디자인했다(게임이 시작되기 전 훈련 과정에서 입고 있는 검정 신축성 소재 의상). 물론, 애슬레저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가격대는 디자인 값 외에 기술력도 포함한다. “올림픽 공식 수영복을 제작하는 공장에서 동일한 기술로 만든 제품입니다. 자외선 차단, 항균 기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스팽스처럼 안팎으로 몸을 압박해서 입었을 때 스키니진보다 더 늘씬한 실루엣을 연출하죠.”

 

현재 패션 시장에서 애슬레저 웨어는 다른 어떤 의류보다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슬레저 룩이 평상복과 부담 없는 주말 복장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매력적인 부티크 피트니스 문화가 여기에 추진력을 더하기 때문. 이미 뉴욕의 인기 피트니스 스튜디오들은 클래스 안팎에서 입을 수 있는 의류 라인을 론칭하기도 했다. 샵밥에서 판매하는 해골이 그려진 ‘소울사이클(베컴 부자도 등록한 스피닝 클래스)’의 저지 톱, 군복에서 영감을 얻은 블루밍데일의 ‘배리스 부트캠프(아만다 사이프리드와 킴 카다시안이 다니는 피트니스 클럽)’ 톱을 입으면 마치 그 클래스를 수강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 파슨스의 칼레타 크로포드 교수는 애슬레저 유행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여자들은 스피닝을 하거나 매트에서 요가를 할 때도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신경을 씁니다. 자신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거죠.”

확실한 건 프로모션으로 얻은 면 티셔츠를 입었을 때보다 마치 제2의 피부처럼 착 달라붙은 매끈한 소재의 스포츠 브라와 탱크톱을 입고 운동할 때 좀더 몸을 긴장시키고 클래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 영국 <옵저버>지 기자에 의하면 40만원이 넘는 현란한 프리즘 프린트의 루카스 휴 레깅스를 입었을 때의 기분은 “경차에 익숙해져 있다가 람보르기니 운전석에 앉은 느낌” 같다고 한다. 운동하는 동안 람보르기니에 착석한 기분이란! 게다가 그 차림 그대로 나간다면 람보르기니를 탄 것처럼 모두가 나를 쳐다볼 테니 썩 괜찮은 투자 아닌가.

*이 콘텐츠는 2015년 8월호 기사를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