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밀라노 패션위크 – 보테가 베네타: 화산 분출 – 고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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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성스러움의 고귀함이란! 트위드 코트를 입거나, 니트로 몸을 휘감거나, 팬츠를 입고 걸음을 내딛거나, 또는 가느다란 세 줄의 스트랩이 감긴 하이힐을 신고 관능적으로 몸을 흔들기도 하는 바로 그런 것 말이다.

보테가 베네타가 선보이던 스포티한 의상의 마법이 끝난 후 디자이너 토마스 마이어는 또 다른 길을 선택했다. 여성성을 기념하는 길. 저 멀리 떨어지지도 주저 하지도 않은, 그저 옳은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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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이길 바랬어요.” 일상적이고 매니쉬한 팬츠수트로 시작해 브래지어가 장착된 부드러운 드레스로 쇼를 마친 토마스가 말했다. 남성스러움에서 여성스러움까지, 레오파드 패턴의 송아지가죽코트나 금빛 양가죽 트렌치코트 등과 함께 쇼의 중심 추는 곧고도 정직하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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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라인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컨셉트였다. 대부분 다양한 울의 변신을 통해 딱딱한 옷들이 몸에 녹아 들었다. 뻔한 섹슈얼리티 대신 분명한 부드러움이 함께 했다. 그리고 나서 컬러가 있었다.

무채색과 미색이 처음이었고 그 뒤로 와인색과 보라색이 따랐다. 때론 충격적인 패턴도 등장했다. 맹렬한 화산의 이름을 따 ‘베수비오’라고 불리운 타오르는 오렌지색 스커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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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는 자신의 컬렉션이 보여준 점잖음에 스스로 놀란 양 백스테이지에서 “관능적”이란 말을 세번이나 반복했다. 또한 니팅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울 소재 니트가 어떻게 컬렉션을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느껴지게 만드는지 설명했다.

컬렉션에 등장한 여러 아이템들은 의도적으로 재고된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랑을 받아온 보테가의 핸드백들은 사이즈에 있어서 미묘하게 줄어들었다.

토마스 마이어는 2001년부터 보테가에서 일하면서 장인정신으로 우븐백을 만드는 브랜드 이상으로 보테가를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나는 이번 쇼에서 그가 에르메스에서 일했던 9년 간의 세월을 상기시킨 건 아닌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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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에서는 최상의 소재와 섬세함, 그리고 우아한 차별성이라는 점에서 에르메스의 정신이 느껴졌다. 물론, 다른 훌륭한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마이어는 보테가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여러 실험을 해보고 있다. 나는 특히 레드카펫에 실제로 등장했던 깃털처럼 가볍고 비비드한 컬러를 뽐낸 나일론 드레스를 기억한다. 그 드레스는 놀라웠고 심지어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패션에 있어서 변화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온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 패션계가 혼란한 가운데 이번 보테가 쇼에서 들려온 세련되고 고요한 목소리는 지금으로서는 정말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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