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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뜨거운’ 슈즈, 미스치프의 빅 레드 부츠

2023.02.15

by 안건호

    지금 가장 ‘뜨거운’ 슈즈, 미스치프의 빅 레드 부츠

    정식으로 발매되지도 않았는데, 리셀가가 하늘을 날고 있는 부츠가 있습니다. 신드롬 같던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 이후로 이렇게 바이럴한 슈즈가 있었나 싶을 정도죠. ‘아톰 부츠’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미스치프(Mschf)의 ‘빅 레드 부츠’가 그 주인공.

    @mschf

    아톰 부츠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만화 캐릭터, 아톰이 신던 신발을 닮았기 때문이죠. 부츠에 숨어 있는 디테일, 스타일링법에 대한 설명도 무의미합니다. 그저 커다랗고 빨간 고무 부츠니까요.

    @poggytheman

    @oxstreet

    @oxstreet

    @coileray

    @marisatheflores

    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크기 때문에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지만, 빅 레드 부츠는 말 그대로 인스타그램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이 부츠를 신고 모습을 드러낸 인플루언서가 벌써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릴 웨인, 디플로, 아이스 스파이스(Ice Spice) 같은 아티스트 역시 앞다투어 ‘인증 샷’을 남겼죠.

    부츠를 보고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사람들 역시 존재합니다. 비판의 요지는 신발로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고무로 제작되었기에 신고 벗기가 매우 불편하죠. 아무리 잡아당겨도 부츠를 벗을 수 없는 모습이 담긴 ‘이 부츠를 신을 땐 마음을 단단히 먹으세요’라는 틱톡 영상만 봐도 알 수 있어요. CNN은 빅 레드 부츠와 JW 앤더슨의 ‘프로그 클로그’를 예로 들으며 ‘패션계가 유치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40만원(350달러)을 훌쩍 넘는 리테일 가격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목소리 역시 존재하죠.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미스치프 역시 빅 레드 부츠를 ‘신발’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겁니다. 미스치프의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제품 설명 역시 ‘쿨한 3D 세상을 위한 카툰 부츠’라는 문장으로 시작하죠. 만화에서나 보던 신발을 실제로 탄생시킴으로써 일종의 환상을 제공하는 겁니다.

    @kyliejenner

    자연스럽게 몇 주전 카일리 제너가 선보인 스키아파렐리의 ‘사자 드레스’가 떠오릅니다. 물론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몇 날 며칠에 걸쳐 실제 사자 머리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낸 아트 피스를 빅 레드 부츠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겠죠. 하지만 미스치프처럼 스키아파렐리의 다니엘 로즈베리 역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기를 원했습니다. 둘 다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비현실적인 결과물로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죠.

    Getty Images

    어린 시절, 우리는 모두 만화영화를 보며 꿈을 키웠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린 시절에 본 만화는 그때 키운 꿈을 떠올리게 합니다. 최근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이 이를 증명하죠. 미스치프의 빅 레드 부츠도 똑같습니다. 이 부츠의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빅 레드 부츠를 보면 웃음이 터져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어릴 때 아톰을 보며 품은 환상이 떠오르는 것은 덤이고요.

    에디터
    안건호
    포토
    Getty Image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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