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로렌스가 비밀스럽게 우아해지는 법
제니퍼 로렌스가 ‘시크릿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28일 파리, 제니퍼 로렌스가 머플러를 머리에 두른 채 나타났습니다. 그 모습은 분명 우아하고 고전적이었지만 패션과 결부할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자신을 드러내기 바쁜 패션 위크에서 되레 꽁꽁 감싸다니! 게다가 머플러 사이로 겨우 드러난 얼굴마저 큼지막한 선글라스로 가리고 있었습니다. 파파라치의 카메라 세례를 어떻게든 피하겠다는 의지로만 읽혔죠.
하지만 스타일엔 눈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돋보였어요. 토템의 브라운 울 코트 사이로 비치는 레셋(Leset)의 새빨간 맥시 드레스가 부드럽지만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거든요. 오늘의 주인공은 제니퍼 로렌스가 아니라 옷 자체라고 말하는 듯이요.
머리를 감싸는 것이 제니퍼 로렌스의 새로운 스타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파리의 한 레스토랑을 떠나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구성은 늘 그랬듯 간결했습니다. 질 샌더의 울 셔츠 재킷과 레이(Raey)의 가죽 스커트, 전날에도 선보인 마누 아틀리에의 갈라 백과 토템의 니하이 부츠로 단아한 레이디라이크 실루엣을 완성했어요. 가장 눈에 띈 건 역시 스카프였습니다.
디올의 헤드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것인데요. 전날보다 훨씬 더 의도적이었습니다. 빈티지한 스타일링을 보니 올드 할리우드 스타일을 노렸을 가능성도 높지만요. 반쯤 감싼 머리, 턱 아래 매듭을 묶은 방식은 바부슈카(Babushka) 트렌드를 떠올렸습니다. 2019년 에이셉 라키를 중심으로 퍼진 유행 말이에요. 켄달 제너부터 클로에 세비니, 마크 제이콥스까지, 너도나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문밖으로 나서던 해였죠.
하지만 제니퍼의 스타일은 그때와는 다릅니다. 훨씬 더 고전적이고 본질적이었죠. 클래식하고 얌전한 코트와 셔츠 재킷 좀 보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옷장을 들출 일이 어느 때보다 많은 요즘 흐름에 위화감 없이 녹아들었습니다. 스카프 안으로 숨은 제니퍼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밝아 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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